2015년 우리나라를 덮친 질병 메르스
한 사람이 여러 병원을 거치는 동안 감염이 퍼졌다. 병원체의 성질만큼이나 전파 경로의 구조가 결과를 갈랐다.
편집부 · 2023년 6월 12일 · 읽는 데 2분
메르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줄임말이다. 원인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한 종류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확인됐다.
낙타에서 사람으로
이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는 박쥐로 추정된다. 사람에게 오는 중간 단계에는 단봉낙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중동 지역 낙타에서 항체가 널리 검출됐고, 사람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거의 같은 바이러스가 낙타에서 나왔다.
사람 사이의 전파는 일어나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대부분의 감염자는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았다.
소수가 다수를 감염시킨다
2015년 한국에서의 확산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전파가 고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감염자는 아무에게도 옮기지 않았고, 소수의 감염자가 많은 사람에게 옮겼다. 이런 양상을 과분산이라 한다. 평균값만으로는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다.
왜 어떤 사람이 많은 사람에게 옮기는지는 여러 요인이 겹친다. 체내 바이러스 양, 증상의 종류, 머문 공간의 크기와 환기 상태, 접촉한 사람의 수가 함께 작용한다.
병원이라는 조건
이 유행의 전파는 대부분 의료기관 안에서 일어났다.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겹쳤다.
초기에 이 병을 의심하지 않아 격리가 늦어졌다. 증상이 다른 호흡기 질환과 비슷해 구분이 어려웠고, 중동 여행력이 확인되기 전까지 일반 환자로 다뤄졌다.
환자가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는 관행도 작용했다. 한 병원에서 진단이 명확하지 않자 다른 병원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노출 범위가 넓어졌다.
응급실과 다인 병실의 구조, 보호자와 문병객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환경도 전파 조건이 됐다.
남은 교훈
이 유행 이후 제도가 바뀌었다. 감염병 환자를 초기에 분리하는 선별 진료 체계가 도입됐고, 병문안 제한과 응급실 출입 관리가 강화됐다.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 인력 기준도 조정됐다.
역학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때 시작됐다. 어느 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했는지를 알리지 않아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후 정보 공개 기준이 마련됐다.
아직 남은 물음
메르스는 여전히 중동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치명률은 보고에 따라 30% 안팎으로 높은 편이지만, 사람 사이 전파력이 낮아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승인된 백신은 아직 없다. 발생 규모가 작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이 개발이 더딘 이유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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