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2017 노벨 생리 의학상의 주인공 서캐디안 리듬

생물은 밖에서 시간을 알려주지 않아도 하루 주기를 유지한다. 그 시계가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밝혀졌다.

편집부 · 2025년 9월 1일 · 읽는 데 2분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공간에 들어가도 사람은 대략 하루 주기로 자고 깬다. 밖에서 신호가 오지 않아도 유지되는 이 주기를 일주기 리듬이라 한다.

18세기에 한 식물학자가 미모사를 어두운 곳에 두어도 잎이 시간에 맞춰 열리고 닫힌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생물 안에 시계가 있다는 관찰이었으나, 그 시계의 실체는 오래 알려지지 않았다.

초파리에서 찾다

1970년대 초파리 연구에서 주기가 어긋난 돌연변이들이 발견됐다. 주기가 짧아진 개체, 길어진 개체, 아예 리듬이 사라진 개체가 있었고, 모두 같은 유전자에 이상이 있었다. 이 유전자는 period라 이름 붙었다.

1984년 홀과 로스배시, 영이 이 유전자를 분리해 냈다. 이후 이들은 이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의 양이 하루를 주기로 오르내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스스로를 끄는 고리

작동 방식은 되먹임 구조였다.

밤이 되면 period 유전자가 켜져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 단백질은 세포질에 쌓이다가 일정량이 넘으면 핵 안으로 들어간다. 핵에 들어간 단백질은 자기 자신을 만드는 유전자의 작동을 막는다. 생산이 멈추면 단백질이 서서히 분해되고, 양이 줄면 억제가 풀려 다시 생산이 시작된다.

이 과정 한 바퀴가 약 24시간이다. 시계추 대신 단백질의 양이 오르내리는 셈이다.

영은 이 주기를 조절하는 다른 유전자도 찾아냈다. 단백질이 핵으로 들어가는 시점을 늦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기의 길이를 맞추는 데 관여한다.

빛으로 맞춘다

이 시계의 주기는 정확히 24시간이 아니다. 사람의 경우 평균적으로 24시간보다 조금 길다. 그대로 두면 날마다 조금씩 밀린다.

그래서 매일 다시 맞춰야 한다. 그 신호가 빛이다. 눈의 망막에는 물체를 보는 데 관여하지 않고 밝기만 감지하는 세포가 따로 있다. 이 세포가 뇌의 시교차상핵으로 신호를 보내 시계를 조정한다.

시교차상핵은 몸 전체의 시계를 통솔한다. 간, 신장, 심장의 세포에도 각자의 시계가 있는데, 이들의 박자를 맞추는 역할을 한다.

어긋날 때

시차증은 몸의 시계와 바깥 시간이 어긋난 상태다. 교대 근무도 같은 상황을 만든다.

교대 근무자에게서 대사 질환과 일부 질환의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여러 건 보고됐다. 다만 근무 형태 외의 생활 요인이 함께 작용하므로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약물의 효과가 투여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간에서 약을 분해하는 효소의 양이 시간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실제 처방에 반영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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