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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더하기] 왜 ATP가 에너지 화폐가 되었을까?

최종 수정일: 2019년 3월 30일


 

Introduction


여러분이 연구차 브라질 아마존에 방문했다고 하자. 연구하던 도중, 접하게 된 아마존 전통 부족에게 원(₩)을 주면서 “당신들이 먹는 바나나 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의사소통된다고 가정할 때, 신기하다며 받을 수도 있지만, 종잇조각 따위를 왜 주냐고 코웃음을 치며 카카오와 같은 열매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즉 상황과 대상에 따라 화폐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달러를 쓰고, 한국에서는 원을 쓰며, 중국에서는 위안을 쓴다.

페루 지역 아마존의 야구아 족. 이들은 현대 문명 대신 자연과 어울리는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페루의 솔이라는 화폐 대신 식량을 통해 마을 내 상업 거래를 진행한다. 즉 페루의 화폐는 이 부족한테는 종이에 불과하다.

그럼 우리를 비롯한 여러 생물의 화폐라고 할 수 있는 물질은 과연 무엇일까? 분명 KSA 학생이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ATP (Adenosine triphosphate)!”라고 답변할 것이다. (최소한 기자는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왜 하필 ATP가 생명체의 화폐로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이와 굉장히 유사한 GTP (Guanosine triphosphate)나 CTP (Cytidine triphosphate)와 같은 다른 NTP (Nitrogenous triphosphate)는 왜 에너지 화폐로 사용되지 않는 것일까? 실제로 ATP를 제외한 NTP가 에너지 화폐로 쓰이는 경우는 없을까?지금부터 ATP와 다른 NTP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답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ATP, 넌 누구냐?


독일의 화학자 Karl Lohmann에 의해 1929년 처음 세상에 알려진 ATP. Adenosine-5’-triphosphate라는 이름 그대로 자연계에서 핵산의 정보를 결정짓는 5가지 핵 염기(A, T, G, C, U) 중 퓨린 계열 염기인 아데닌과 리보스라는 5탄당으로 구성된 아데노신과 3개의 인산이 결합한 분자이다.

Adenosine-5`-triphosphate는 위의 그림에서 보이다시피 좌측부터 3개의 인산과 리보스, 아데닌으로 구성된 분자이다. 이와 같이 핵염기와 리보스, 3개의 인산으로 구성된 분자를 NTP라고 명명하며 구조는 염기를 제외하고 ATP와 정확히 일치한다. 위에서 3개의 인산의 하이드록시기 (OH)가 존재하나 일반적으로는 양성자가 빠진 형태로 존재함을 알아두자.

ATP가 이용되는 거의 모든 물질대사에서 아데닌과 리보스는 변화가 없이 3인산 구조만 변화하여 이 과정을 통해 저장된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때 인산기를 당에 가까운 순으로 α, β, γ 인산기라고 명명하는데,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각각 γ와 β, γ를 잃으며 ADP (Adenosine diphosphate)와 AMP (Adenosine monophosphate)가 된다. 흔히들 ATP는 7.3kcal/mol만큼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ATP가 ADP와 정인산 (Ortophosphoric acid)으로 분해될 때 평균적으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즉 ATP가 전달하는 에너지는 흔히들 고에너지 인산 결합이라고 말하는 인산 수소 결합 (Phosphoanhydride bond)에 저장된다고 말할 수 있다. (보통의 공유결합이 3~4kcal/mol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데 반해 엄청난 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 수십 년 동안 연구가 진행되며 캘빈 회로, TCA 회로, Na-K 펌프 등 ATP가 합성되는 여러 신체 반응이 연구되어 왔다.


생물은 ADP와 인산을 결합시켜 ATP를 만듦으로써 인산 사이의 고에너지 결합에 생물체가 사용하게 될 에너지를 잠시 보관한다.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면 ATP의 인산기 하나가 떨어져 나옴에 따라 에너지를 방출하고 우리는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물질 대사를 진행한다. 이때 보통 생물에서 세포 호흡을 통해 ATP가 생성됨을 알아두자.

 

ATP, 넌 뭐가 다르냐?


ATP는 pH6.8~7.4 사이의 중성 수용액에서 안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ATP의 인산기가 중성 수용액에서 이온화되어 안정한 ATP4- (ATP 4가 음이온)와 ATP3- (ATP 3가 음이온)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ATP가 사용되는 많은 경우, 양성자 농도 기울기의 차이가 존재하여 ATP가 ADP로 가수분해가 되는 것이다. 이때 일어나는 ATP의 가수분해 반응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더욱 자세히 화학 구조, 전하량의 변화와 함께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이때 만약에 ATP가 방출하는 에너지가 크다든지, 화학적인 안정성이 적절해 너무 쉽게 인산 결합이 끊기지도, 너무 안정해 인산 결합이 안 끊기지도 않지 않다든지, 화학적 구조가 생성되기 더욱 쉽다든지, 차이가 존재한다면 NTP에 비해 ATP가 생명체에서 에너지 화폐로 자연선택되는 이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위 과정에서 화학 반응은 NTP에서 R만이 각자의 핵 염기로 바뀐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같이 진행된다. 또한, ATP의 중성 수용액에서의 안정성은 아데노신이 아닌 3인산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NTP 역시 이에 대해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외 다른 특성인 친수성과 소수성, 극성 정도, 방향족 고리의 유무 등 여러 요소를 따져봐도 다른 NTP들이 이와 같거나 유사한 성질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즉 단순한 화학적, 물리적 성질의 차이만으로는 ATP가 타 NTP에 비해 생존에 유리한 성질을 지녔다고 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몇몇 개체에서는 ATP의 양이 부족할 때, GTP를 ATP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ATP의 선택 이유를 단순하게 반응의 자발성이나 방출 열량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만약 NTP가 ATP와의 차이가 컸다면 GTP가 ATP의 대용으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부 생명체에서 GTP가 ATP가 사용될 수 없는 몇몇 물질대사에 단독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GTP, 넌 왜 ATP처럼 쓰이냐?

앞서 언급했던 생물체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효모이다. 효모에서 과당 인산화 키네이스 (Phosphofructokinase, PFK)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다.

PFK는 효모에서는 다음과 같은 독특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효모만의 특이성을 만드는데 이바지한다.

하나는 octamer (8개의 단백질로 구성된 단백질 복합체)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에 따라 박테리아나 포유류에 존재하는 PFK의 homotetramer (4개의 단백질로 구성된 단백질 복합체. 이때 단백질 간의 연결에는 공유 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조와 성질과 유사하지만, 구조적 차이로 인해 효모만의 상당히 독특한 특성을 보여준다. 기존 PFK는 해당과정 (Glycolysis)에서 Fructose 6-phosphate를 Fructose 1,6-biphosphate로 인산화시켜주는데, 이 반응 중 효소의 allosteric site에 ATP가 결합해서 입체성 조절 (allosteric inhibition, 활성물질이 효소나 다른 단백질의 활성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와 결합하여 효소의 활성도를 줄이는 조절)을 일으킨다. 즉 이때 PFK가 활성 부위가 불활성되었다가 allosteric activator에 의해 다시 활성화 상태로 변화하며 ADP와 fructose 1,6-biphosphate를 형성한다. 이때 allosteric activator가 cAMP인 동물과 달리 효모는 GTP와 그 외 부산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 논쟁이 존재한다. GTP가 ATP의 경쟁적 저해제로 활용되는지 아니면 ATP 자체가 이 반응에 사용되지 않고 GTP만 사용되는 것인지 여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자는 현재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내용을 발췌하여 GTP가 ATP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음에만 이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해당 과정과 TCA 회로의 부분 반응이 일어나고 이는 GTP가 ATP와 같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증거이다. 다음은 그 반응 예시이다.

위에서 아래 반응은 위 반응의 역반응은 아니지만 succinate tiokinase가 기존 물질의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GTP를 합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다세포 생물 중에서도 Rattus norvegicus는 cyclohydrolase에 GTP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ATP와 유사한 형태로 반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의 결과는 ATP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GTP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왜 ATP가 전반적인 생명체에서 자연선택된 것일까? 이에 관한 연구는 그렇게 깊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 학계에서 논문에 언급되거나 서술하고, 일부 논쟁한 결과를 살펴보면 크게 2가지 정도의 견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우연에, 우연이 겹쳐 만들어진, 우연에 의한 산물이지! BY-Chance Theory


이름 그대로 우연에 의해서 자연선택되었다는 설이다. 이 논리는 진화의 5대 원인 중 유전적 부동 (Genetic drift)의 병목 효과 (Bottleneck effect)에서 기초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전적 부동 중 병목 효과에 해당하는 설명이다. 우연치 않은 사건을 계기로 개체군의 대립유전자 빈도가 변화함을 알 수 있다. By-chance theory에서는 이 과정 중 정말 우연하게도 ATP 기반 생물만 살아남았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시생이언 (Archean Eon) 때, 다양한 NTP를 이용하여 RNA와 DNA를 조성하는 생물이 등장했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그 과정 중 생물 종에 따라 에너지를 저장하는 형태가 ATP, TTP, GTP, CTP, UTP로 다양하게 존재했다고 설명하는데, 이때 22억년 전 쯤 휴로니안 빙기 (Huronian glaciation)가 시작되어 적도 부근까지 빙하가 확장되었다. 이때 정말 우연하게도 TTP, GTP, CTP, UTP 중 ATP 기반 생물만 많이 생존했다고 가정한다. 이런 과정이 원생이언 (Proterozoic Era)에서 캄브리아기, 고생대에 걸쳐 일어나며 육상생물 중에서 ATP 기반 생물만 대부분 살아남아 육상을 위주로 ATP 기반 생물이 퍼져나갔다고 가정하는 이론이다. 여기서 ATP 기반 생물이 하필 육상으로부터 번성했다고 가정하는 이유는 그 전까지의 멸종으로는 ATP의 극단적 보편성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최소 고생대까지의 멸종 과정이 필요하기에, 육상 생물을 ATP 기반 생물 확산 및 번성 주체로 생각했다. 이들은 유기물이 규소가 아닌 탄소 기반인 점 등 일부 문제에 관한 답을 설명할 수 없다며 이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상생물에서의 ATP 기반 생물의 보편성을 규명하지 못하고, 전반적 생물 종 전체에서 ATP만 자연선택된 이유로 타 염기 기반 생물의 멸종이라 규정함의 확률이 극악하다는 이유로 이 이론은 현재 반려된 상태이다. 그러나 ATP 기반 생물의 확산 과정을 대륙이 아닌 해양에서 시작하는 등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이론이 아직까지도 몇몇 사설에서 등장하는 것만을 가끔 볼 수 있다.


 

산소 농도가 아데닌의 농도를 결정했다, Oxygen Concentration Theory


산소의 등장과도 관련된 이론 또한 존재한다. NTP의 경우, 앞서 말했든 염기와 당, 3인산 부분으로 크게 구분된다. 이 중 염기를 형성할 때, 각 NTP 별 산소 요구량이 다르다. 이때 유일하게 산소가 필요하지 않은 염기가 바로 아데닌이다. 즉 이 측면에서 산소와 반응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데닌이 가장 자연스럽게 초기 생물에서 많이 선택되었고, 그에 따라 그 파생종한테도 ATP가 중심 에너지 기반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가설이다. 다만, 초기 지구 대기와 관련된 이론인 환원성 대기 또는 심해열수구에서 충분히 염기들의 생성 비율이 유사할 수 있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즉 산소 기체의 양에 관계 없이 산소를 포함하고 있는 분자를 토대로 충분히 다른 염기 생성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추가적 실험이 필요한 상태로 교착되어 있다.


지구의 원시 대기는 환원성 대기라고 흔히들 말한다. 이 환원성 대기의 구성 성분이 염기 생성을 동등하게 하는지, 차이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ATP, 어쨋든 너무나 중요한 에너지 화폐


아직까지 확실한 정론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ATP의 기원에 도달하는 게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실만은 분명하다. ATP는 분명 우리의 에너지 화폐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매초마다 무수히 많은 ATP가 생성되고 ADP로 분해되고 있다는 사실말이다. 또한 ATP의 기원을 찾는 과정이 ATP에 대한, 생명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사실말이다. 아직 연구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계속된 연구를 통해 관련된 사실이 밝혀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바라던 바이오 2019 봄호


작성자: 19-077 이준하

분야: 분자생물학 및 지질학


참고문헌:

[1] Oxygen in the Animal Organism: Proceedings of a Symposium Held Under the Joint Auspices of the International Union of Biochemistry and the 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London, 1963

저자: Frank Dickens, Eric Neil

[2] Brenda- Information on EC 3.5.4.16 - GTP cyclohydrolase I and Organism(s) Rattus norvegicus and UniProt Accession P22288

https://www.brenda-enzymes.org/enzyme.php?ecno=3.5.4.16&UniProtAcc=P22288&OrganismID=5301#SYNONYMS

[3] Role of GTP hydrolysis in microtubule dynamics: information from a slowly hydrolyzable analogue, GMPCPP

저자: A.A. Hyman, S. Salser, D.N. Drechsel, N. Unwin, T.J Mitchison


이미지:

[1] 123RF

https://kr.123rf.com/photo_13272282_%EB%B2%88%EB%93%A4-%EB%8F%88-%EB%B0%B0%EA%B2%BD-%ED%81%B0-%EA%B7%B8%EB%A3%B9.html

[2] 한국 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5121345501

[3] BiologyWise

https://biologywise.com/what-is-atp

[4] ATP-ADP cycle by Mr. McRae

http://images.pcmac.org/SiSFiles/Schools/SC/ColletonCounty/ColletonCountyHigh/Uploads/DocumentsCategories/Documents/ATP_-_ADP_Cycle.pdf

[5] Cathleen Stanley

https://slideplayer.com/slide/6090676/

[6] 고등 셀파

http://study.zum.com/book/11937

[7] helloimsa423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elloimsa423&logNo=70171557259&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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