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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면역학적 자아에 관한 이해

최종 수정일: 2020년 10월 19일

우리 몸 안의 면역은 선천적 면역과 후천적 면역 두가지로 나뉘는데, 선천적 면역은 동물들에서 이루어지는 면역으로 특정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표면의 분자를 인식한다. 선천적 면역은 반응이 빠르고 신속하지만, 병원체에 대하여 보편적인 면역반응만을 제공한다. 반면 후천적 면역은 척추동물에서만 존재하는 면역으로 특정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그 병원체의 특이적인 표면의 영역을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도출해 낸다. 이때, 후천적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세포는 바로 림프구(lymphoid)인데, 림프구에는 T세포와 B세포가 있다. 이들의 표면에는 병원체의 표면에 붙어있는 항원을 인식하기 위해서 항체들이 존재하는데, 어떤 종류의 항원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항체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따라서 림프구들은 항원을 인식 한 후에 그 항원에 맞는 항체를 증식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 몸은 다양한 종류의 항체를 미리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무작위로 생성된 항체 중에 우리 몸의 세포를 항원으로 하는 항체가 생겨나면 어떻게 되는걸까? 이때 우리 몸은 우리 몸의 정상세포와 반응하는 항체를 세포 자살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자기관용(self-tolerance)”으로, 몸안에서 만들어진 림프구가 자신 몸 안의 세포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버넷(Burnet)이 자기관용은 배아 발생 시기에 면역 세포가'자기'에 속하는 모든 분자와 세포들의 모양을 기억함으로 확정된다고 주장했고, 메더워(Medawar)가 어미의 자궁에서 발달 중인 쥐의 태아에 외부 세포를 주사하여 쥐가 태어난 후에도 이 외부 세포들이 어떠한 면역학적 공격도 받지 않고 쥐의 몸과 공존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반면 쥐가 태어난 후에 주입된 세포들은 격렬한 면역학적 거부 반응을 일으키며 몸에서 사라졌다. 또한 면역기관을 이식해봄으로써 배아 발생 중에 발달 과정에 있는 면역 기관이 몸에 있는 모든 세포를 그 유전적 차이와 관계없이 '자기'의 일부로 인식한다는 버넷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었다. 1960년, 이 두 사람이 노벨상을 수상 한 이후 면역학에서는 자기관용이 생겨나는 과정으로 그들의 이론이 받아들여져 왔다.


메더워

버넷

그러나 1980년대에 행해진 르 두아랭(Le Douarin)의 실험에 의해 이 이론은 깨지게 되었다. 르 두아랭은 새끼 메추리와 병아리의 배아를 접합하여 탄생과 생장, 생존을 관찰하는 실험을 하였다. 버넷과 메더워의 이론이 옳다면 메추리와 병아리의 배아는 면역체계가 발달하기 전에 접합되었으므로 자기관용이 메추리와 병아리의 조직 모두에 일어나 살아갈 수 있어야 맞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둘의 접합체는 면역체계가 완성되기 전 까지는 살아가다 면역체계가 완성되자 생존하지 못한다. 이렇게 르 두아랭의 실험은 어떠한 기관이나 조직(팔다리, 점액낭, 뇌)의 발달 전 구조는 pre-lymphoid(면역체계 완성 전) 단계에서도 받아들여지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르 두아랭

이렇게 자기관용을 포함한 면역시스템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함으로써 우리의 몸을 수많은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렇다면 면역계에서는 ‘자기’와 ‘비자기’를 어떻게 구별할까? 이는 면역학에서의 주요 질문이기도 하다. 만약 면역계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지 못하면 자기면역질환이 생겨나게 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는 것을 면역학적 자아정체성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선천 면역적 자아정체성과 후천 면역적 자아정체성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선천 면역이 보는 자아정체성은 외부 생명체와 내부 생명체를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모든 병원균들은 어떠한 패턴을 가지고 있고, 이들은 우리 몸에서 가지고 있지 않은 것 들이다. 이러한 패턴을 우리 몸에서 인식할 수 있다면 이것은 ‘비자기’가 된다. 또한 우리 몸의 세포가 감염되어 죽었을 때는 원래 세포 안에 있었어야 하는 분자가 밖으로 나온 것을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원래 우리의 세포가 표면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분자를 잃었을 경우에도 이를 ‘비자기’로 인식하여 자연살생세포를 이용하여 죽이게 된다. 후천 면역은 B세포와 T세포에서 일어난다. B세포 수용체는 항체의 막단백질 형체로 항원을 인식하고, T세포 수용체는 감염된 우리 몸의 세포에 전시된 항원을 인식하거나 전시 세포에 전시된 항원을 인식하여 세포독성 T세포나 B세포를 활성함으로써 우리 몸의 ‘비자기’ 물질을 제거한다. 후천 면역이 보는 자아정체성은 대략적으로 항체가 항원을 인식함으로써 오는 셈이다.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는 ‘자아정체성’과는 다를 지라도, 이렇게 면역학적인 측면에서도 ‘자아정체성’은 존재한다. 뇌가 생각하는 ‘나’와는 많이 다르지만, 우리 몸도 나름의 방법을 통하여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고 ‘나’를 위하여 나머지를 제거하려고 힘쓴다. 그렇다면 과연 ‘나’라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정의 내려야 옳을까? 뇌가생각하는 ‘나’가 진짜 나일까, 아니면 면역계가 인식하는 ’나’가 진짜 나일까? 이는 사람의 뇌를 이식하였을 때의 문제와 일치시킬 수 있다. 뇌는 자신이 ‘나’라고 생각하겠지만, 뇌가 이식된 몸은 그 뇌는 외부의 물질이고, 면역계가 있는 그 몸이 ‘나’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것이 진짜 ‘나’인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두 가지 모두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작성자: 17-060 설예은

분야: 면역학Immunology

여러 생물체의 면역계에 대해 연구하는 생물의학(biomedical)의 한 분야이다.


<참고자료>

http://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98369

http://www.ibric.org/vod/vod_detail.php?nNum=16960&szSearchKey=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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