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배아의 유전자를 고쳐도 되는가, 생식세포 편집 논쟁

환자 한 사람의 병을 고치는 유전자 편집과, 자손에게 대물림되는 배아 편집은 무게가 전혀 다르다. 2018년의 사건 이후 이 경계를 둘러싼 논쟁을 정리한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10일 · 읽는 데 4분

현미경으로 본 초기 배아 세포
현미경으로 본 초기 배아 세포

유전자 편집의 윤리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경계는 '그 변화가 자손에게 대물림되는가'다. 이미 태어난 환자의 혈액이나 간세포를 고치는 체세포 편집은 그 사람 한 명에게만 영향을 준다. 반면 정자, 난자, 수정란 같은 생식세포를 고치면 그 변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체세포 편집은 연구와 치료를 허용하면서도, 임신으로 이어지는 생식세포 편집은 법으로 금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한다.

체세포 편집과 생식세포 편집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 몸의 세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피부, 혈액, 간처럼 몸을 이루는 체세포와, 다음 세대를 만드는 생식세포다. 체세포의 유전자를 고치면 그 효과는 그 사람의 몸 안에서 끝난다. 그 사람이 낳는 아이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

생식세포나 수정 직후의 배아를 편집하면 사정이 다르다. 배아가 자라면서 몸의 모든 세포가 편집된 유전자를 갖게 되고, 그 아이가 자라 아이를 낳으면 편집된 유전자가 다시 전해진다. 한 번의 편집이 인류 유전자 풀에 영구적으로 남는 것이다.

구분 체세포 편집 생식세포·배아 편집
영향을 받는 사람 치료받는 환자 본인 본인과 그 후손
동의 환자가 직접 동의 가능 미래 세대는 동의할 수 없음
되돌리기 영향이 한 사람에 그침 세대를 넘어 퍼짐
현재 상황 일부 치료제 승인, 임상 진행 임신 목적은 대부분 금지

여러 세대로 이어지는 가계도를 그린 도식

2018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2018년 중국의 한 연구자가 유전자를 편집한 배아로 쌍둥이가 태어났다고 발표했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가는 데 쓰는 유전자를 망가뜨려, 아이들이 감염에 저항하도록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세계 과학계는 즉각 거세게 비판했다.

비판의 이유는 여러 겹이었다. 쌍둥이는 그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지 않았고, 감염을 막는 다른 안전한 방법이 이미 있었다. 편집이 의도대로 정확히 이루어졌는지도 불분명했고, 의도하지 않은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부모가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이 연구자는 이후 중국 법원에서 불법 의료 행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기술이 가능해진 것과 그것을 해도 되는 것 사이의 거리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왜 많은 과학자가 신중론을 펴나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안전성이다. 배아 편집은 아직 원하는 위치만 정확히 고치는지, 다른 곳을 건드리지 않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없다. 편집이 배아의 일부 세포에서만 일어나 몸 안에 편집된 세포와 안 된 세포가 섞이는 문제도 있다. 문제가 생겨도 이미 태어난 아이에게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

둘째는 동의의 문제다. 편집의 결과를 평생 안고 살아갈 아이와 그 후손은 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 셋째는 치료와 강화의 경계다. 심각한 유전 질환을 막는 것과, 키나 지능처럼 원하는 형질을 고르는 것 사이의 선을 어디에 그을지 사회적 합의가 없다. 강화가 허용되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유전자 수준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회의장에서 과학자들이 토론하는 장면

찬성하는 쪽은 무엇을 근거로 드나

생식세포 편집을 무조건 막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모 양쪽이 모두 심각한 유전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건강한 아이를 낳을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이런 가족에게 배아 편집은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세대에서 영구히 없앨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입장은 기술이 충분히 안전해지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엄격한 조건 아래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본다.

아직 결론 나지 않은 것

국제 과학계는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원칙을 논의했지만, 생식세포 편집을 영구히 금지할지, 안전성이 확보되면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나라마다 법과 규제도 다르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사회적 합의는 천천히 이루어진다는 간격이 이 논쟁의 핵심이다.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막을지는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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