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CAR-T는 현재 혈액암 치료를 위해 점점 더 많이 보급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혈액암의 치료에 쓰이는 이유는 혈액암이 혈류에 존재하는 비고형암이기 때문에 CAR-T의 좋은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개발된 CAR-T 혈액암 치료법의 예로는 2017년 FDA 승인을 받은 CART19 (Kymriah)가 있다. 이 CAR-T 기술은 아동 A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의 치료에 사용되었다.
이제는 CAR-T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고치고 기능을 더하여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의 치료에서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직 기술발달 중인 지금부터 CAR-T가 병원에서 널리 쓰이는 단계까지의 사이에는 크게 네 가지의 장애물이 있으며, 각각에 대한 해결방법이 현재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해결방법 중 창의적이고 중요한 것들을 기사에서 소개해보겠다.
CAR-T의 고형암 항원 인식 문제
첫번째 문제는 정상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으나 특정한 고형암의 모든 암세포에서는 발현되는 완벽한 항원이 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나마 대부분의 암세포에서 발현되면서 정상세포에서는 발현가능성이 낮은 tumor-associated antigens (TAAs)을 찾아야 한다. (예: EGF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그러나 이런 TAA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의 이용은 정상세포의 죽음을 유발할 수 있으니, TAA 선택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TAA 이용 CAR-T 세포가 정상세포를 죽이고 있을 때에 가동시킬 일종의 사멸 프로그램 (어떤 물질/약을 투입하면 CAR-T가 스스로 세포자살하도록 유도하는 등) 을 만들면 더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두번째 문제는 암세포 표면에 나타난 항원이 전체 항원의 1%도 되지 못하여 CAR-T가 인식할 수 있는 항원의 범위가 매우 좁다는 것이다.[2] 암세포의 세포 내 단백질도 항원으로 인식할 수 있는 추가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6년에 Blood 저널에 실린 Patel의 연구에서 이런 장치의 디자인을 볼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NY-ESO-1 항원을 인식하는 CAR-T 세포와 NY-ESO-1 항원을 세포막에 표현하는 T세포를 동시에 이용하니 CAR-T세포가 더 효과적으로 골수 암세포를 죽일 수 있었음을 확인하였다.[4] 이 연구결과의 의의는, 세포 내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T세포의 기능과 세포 외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CAR-T 세포를 같이 이용하면 CAR-T가 세포 내 항원을 인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위의 해결책 외에도 항원 인식과 면역세포의 암 접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아래는 몇 가지 예시이다: 1. CD40 작용제를 통해 몸 자체 T세포가 암세포 주변으로 모이도록 유도 2. 듀얼 (두 개 이상의 항원을 인식하는) CAR-T 세포의 엔지니어링 3. 에피토프 확산을 고려한 CAR-T의 이용 (CAR-T 또는 다른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면 여러가지 항원들이 분리되어 나오고, 그 항원에 대한 2차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음. 실제로 피부암 모델에서 피부암 TAA를 접종 시켰더니 원래 암을 죽이지 않던 T세포들이 암을 공격하기 시작)
면역세포의 고형암 침투 어려움
혈액암의 치료에서는 CAR-T세포를 혈류에 넣기만 하면 이미 세포들이 암 속으로 침투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고형암에서는 생물학적 철갑을 두르고 있는 암 내로 침투하는 것의 어려움이 암세포를 죽이는 일에 큰 장애물이다.
이런 고형암이 면역체계에 대항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패막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고형암 주변에는 많은 CAF (cancer-associated fibroblasts) 들이 존재해 있으며 비정상적인 혈관구조가 엉켜 있다.

그래서 T세포 등 면역세포의 침투가 어려워진다. CAF의 존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CAF의 FAP (fibroblast activating proteins) 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FAP는 췌장암, 특정 폐암 등의 고형암에서 나타나는 EndMT (endothelial to mesenchymal transition, 암의 발생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세포의 성질변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는 단백질으로, 정상세포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는다. FAP를 표적으로 하여 CAF를 제거하는 것은 CAR-T는 물론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에 접근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거나 엉켜진 혈관들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혈관생성에 관여하는 VEGF, CD276 등의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도 CAR-T 세포 치료와 함께 병행할 시 암 치료 효과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요즘은 CAR-T를 직접 고형암에 주입하여 암세포를 죽이게 하는 방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한 phase 0 임상실험 (NCT01837602) 에서는 고형암 내로 주입된 mRNA C-Met CAR-T세포가 유방암 환자에서 암을 제거하는 데에 성공했다. 한편,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rmored CAR-T cell’ 연구에서는 CAR-T가 항상 사이토카인 (T세포 자극 물질) 을 분비하게 하여 고형암 주변의 T세포의 exhaustion을 막음으로써 암 침투력을 강화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고형암 주위의 TME- 면역세포의 생존율 저조
이미 암 속으로 침투한 CAR-T 생존율 저조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이 기술을 활용한 많은 암 치료 시도가 CAR-T세포가 오래 생존하지 못하여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T세포의 장기간 생존이 가장 어려운 환경 중 하나가 고형암 주변의 TME (tumor microenvironment) 인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다방면의 기술과 방안이 필요하다.
TME의 첫 번째 문제는 고형암 주변에 원래 effector T세포가 대사에 필요로 하는 포도당의 농도가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이 환경은 산성을 띄고 있으며 산소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다. ROS (reactive oxygen species)의 농도는 반대로 높기 때문에 근처 면역세포의 산화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한다. 이런 환경은 T세포가 암 근처에서 쉽게 기능을 잃도록 유도한다. 해결책은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현재 몇 가지 중요한 것이 이미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Kawalekar의 연구팀은 2016년에 FAO (fatty acid oxidation, 포도당을 이용하지 않는 대사)를 통한 대사가 활발한 BB제타 CAR-T 세포를 발견하였다.[6] 이런 세포는 포도당을 이용한 대사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TME에 의한 영향이 작으며,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가 고형암 치료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또한 ROS가 조성하는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CAR-T에서 자체적으로 카탈라아제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것이 있다. 카탈라아제는 주요 ROS인 과산화수소를 물 분자와 산소 분자로 분해하는 단백질으로, TME에서의 산화스트레스를 줄임으로써 T세포의 분열을 촉진할 수 있다. 2017년 Nature Sci-Rep에 개제된 Juillerat et al.의 어떤 창의적인 연구에서는 TME의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는 대신 이를 이용하여 CAR-T 세포의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안전 스위치를 만들기도 했다. 산소농도가 낮은 곳에서만 활성화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7]
TME가 가진 면역세포 제거 시스템의 또 다른 부분은 체크포인트의 발현이다. 고형암의 표면에는 PD-L1과 Galectin-9등 CAR-T의 수용체 또는 리간드에 결합하였을 때 CAR-T의 사멸을 유발하는 단백질 (체크포인트) 이 많이 발현되어 있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당연한 방법은 이런 단백질의 길항제 (checkpoint inhibitor)를 CAR-T세포와 함께 투여하는 것이다. 실제로 PD-1 (PD-L1의 수용체) 의 길항제와 CAR-T 세포 투여를 병행하는 것이 FDA에서 말기 폐암 치료법으로 승인된 바 있다. 체크포인트 발현에 대한 또 다른 방어수단은 CAR-T가 처음부터 체크포인트에 결합하는 분자 또는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한 연구에서는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하여 CD133 표적 CAR-T 세포가 PD-1을 생성하지 않도록 그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녹아웃 (불활성화 또는 제거) 했더니 악성 뇌종양에 대한 CAR-T 치료 후 종양의 크기가 유지되거나 줄어드는 반응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체크포인트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방안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BiTE를 CAR-T 세포와 같이 투입하는 것이다. BiTE는 Bispecific T-Cell Engagers의 약자로, 고형암에 붙어 있는 체크포인트에 결합하는 단백질과 T세포를 ‘부르는’ anti-CD3 단백질이 결합된 분자이다. 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크포인트에 의한 T세포 기능 손실을 기능 향상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아래 동영상에서는 BiTE가 작동하는 원리를 자세히 보여준다:
또 하나의 문제해결방안은 CAR-T가 switch 수용체를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특별한 수용체는 일반적인 체크포인트 수용체의 ligand-binding domain과 T세포의 활동증진을 일으키는 분자의 intracellular signaling domain이 결합한 새로운 수용체로, 체크포인트 리간드가 결합하면 CAR-T 세포가 죽는 대신 오히려 기능이 활발해진다. 이런 방법으로 TME를 이로운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낮은 접근성과 높은 비용 (그리고 유전공학이 제공하는 해결책)
이런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나서도 CAR-T 기술이 많은 고형암 환자를 위해 이용되는 것에는 근본적인 장애물이 하나 더 남아 있다. CAR-T 치료법의 접근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의 이유 중 하나는 비용 문제이다. 미국의 National Cancer Institute 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가장 저렴했던 CAR-T 치료의 가격조차도 $450,000를 넘겼다.[5]접근성이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어떤 환자들은 긴 암 투병으로 인한 T세포 부족으로 CAR-T 세포 생성을 위한 T세포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 가지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T세포를 직접 변형해서 CAR-T 세포를 만드는 것 대신에 TAA만 정하면 모든 암 환자들에게 바로 투여할 수 있는 universal CAR-T를 만드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다. 현재 많은 연구팀이 정밀한 유전자가위 CRISPR-Cas9을 이용한 triple-knockout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TCR와 HLA, 그리고 체크포인트에 결합하는 Inhibitory Receptor 녹아웃)을 통해 효과적이고 안전한 universal CAR-T 세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3]
결론 – CAR-T의 새로운 도약
결론적으로, CAR-T 세포 기술은 비록 아직 고형암 환자를 치료하는 1차적인 방법의 대열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universal CAR-T 와 checkpoint inhibiting 등의 전략이 발전하면서 보다 더 안정적인 치료법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CRISPR-Cas9 기술과 함께 성장하여 TALEN과 ZFN (과거의 Cas9과 비슷한 유전자가위 기술) 이 사용되었을 때보다 한층 더 정밀하게 튜닝할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 기술의 보급이 원활해져 고형암 환자들이 전통적인 항암치료보다 덜 고통스러우면서 더 효과적인 치료를 받기를 기대한다.
김단희 학생기자 | Chemistry & Biolog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ww.synthego.com/
[2] 『CAR T Cells for Solid Tumors: New Strategies for Finding, Infiltrating, and Surviving in the Tumor Microenvironment』 (2019), Marina Martinez and Edmund Kyung Moon, Frontiers in Immunology
[3] 『Applications and explorations of CRISPR/Cas9 in CAR T-cell therapy』 (2020), Yu Hu et al., Briefings in Functional Genomics (Oxford Academic)
[4] 『Combination Immunotherapy with NY-ESO-1-Specific CAR+ T Cells with T-Cell Vaccine Improves Anti-Myeloma Effect』 (2016), Laurence J.N. Cooper et al., Blood (Ash Publications)
[5] https://www.cancer.gov/
[6] 『Distinct signaling of coreceptors regulates specific metabolism pathways and impacts memory development in CAR T cells』 (2016), Kawalekar et al., Immunity (Elsevier)
[7] 『An oxygen sensitive self-decision making engineered CAR T-cell』 (2017), Juillerat et al., Sci-Rep (Nature)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cancer.gov/
[2] 『Defining the role of the tumor vasculature in antitumor immunity and immunotherapy』 (2018), Schaff et al., Cell Death & Disease (Nature)
[3] 『Bioactivity and safety of chimeric switch receptor T cells in glioblastoma patients』 (2019), Guo et al., Front. In Biosci (Landmark Ed) (IMR Press)
첨부 동영상 링크
[1] https://www.youtube.com/ (Amgen Nord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