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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발사! 뒷마당에서 로켓 만들기

최종 수정일: 2020년 9월 12일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두 명의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인 버즈 올드린의 모습.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로켓을 타고 우주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한때 어이없는 망상에 불과하던 우주 개발은, 기술의 개발에 힘입어 수십 년 전부터 급격히 진전되고 있습니다.


1969년 7월 20일, 무려 7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류 1만 년 역사상 최초로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발을 내디딘 이후, 인류의 우주를 향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폴로 11호 51주년이던 지난 2020년 5월 31일, 전 세계에 발사 장면이 생중계되는 가운데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인 스페이스X 사의 ‘크루 드래건’호가 저 너머를 향해 날아오르며 우리의 우주를 향한 꿈은 아직 식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로켓을 만드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아폴로 탐사에서 사용된 새턴 V 로켓 한 대에는 극도로 민감한 600만 개의 부품이 사용되었고, 그 중 단 한 개라도 오작동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두 번의 시도 끝에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 로켓의 경우 176톤에 달하는 액체 연료를 탑재한 1단 탱크의 두께는 고작 2mm에 불과했으며,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 1호의 경우 그 원인이 오로지 부품 하나의 오작동(페어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로켓은 마치 무거운 쇳덩이를 잔뜩 실은 얇은 유리그릇처럼 정교하고 민감한 존재입니다.

나... 불렀니? 인공위성 등의 발사에 쓰이는 대형 로켓은 마치 ‘유리멘탈의 대명사’라고 일컬어지는 개복치처럼 굉장히 민감한 존재랍니다.

그런데 혹시 그 어떤 고급 기술이나 장비도 없는,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마음만 먹으면 뒷마당에서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로켓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로켓 캔디: 달콤한 설탕의 발칙한 묘기

우리는 ‘설탕’이라고 하면 굉장히 부드럽고 단 이미지, 또는 굉장히 칼로리가 높고 몸에 좋지 않은 느낌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사실 설탕은 이런 달콤하거나 뚱뚱한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로켓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추력을 얻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사용되는 로켓의 추진제는 기본적으로 연료, 연료의 연소를 돕는 산화제, 그리고 첨가물로 나뉩니다. 이 중 우리가 집중할 것은 바로 연료입니다. 앞서 말했듯 설탕과 포도당 등을 필두로 하는 당류는 열량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 이는 곧 태우거나 폭발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더 많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당류는 훌륭한 로켓 추진제의 연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죠!


로켓 캔디는 이 간단한 두 가지 사실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3, 2, 1.... 발사! 작은 로켓 캔디를 장착한 소형 아마추어 로켓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로켓을... 직접 만들겠다고?

로켓 캔디는 당류 계열의 물질과 산화제를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아주 간단한 구조와 작동 원리를 가진 로켓 연료입니다. 이러한 로켓 캔디를 만드는 방법은 로켓 추진제에 가해질 첨가물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설탕을 연료로 이용해 제작하는 ‘KNSU’ (질산 칼륨 설탕) 방식과, 소르비톨을 연료로 사용해 만드는 ‘KNSB’ (질산 칼륨 소르비톨)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중 제조 결과물의 안정성이 높아 주로 실험 목적과 아마추어 애호가들의 활동에 쓰이는, ‘KNSB’ 방식 로켓 캔디의 경우 제조 방법이 매우 간단합니다.


먼저 반응에서 산화제 역할을 하게 될 질산칼륨과 연료 소르비톨을 약 13 : 7의 비율로 조합한 후 가열해 녹여 틀에 따라준 뒤, 반응을 시작시킬 도선 역할을 할 도선을 넣어 준 후에 앞서 만든 혼합물이 전부 굳을 때까지 기다린 후 꺼내기만 하면, 로켓 캔디 완성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한 방법을 거쳐 탄생한 로켓 캔디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설탕이 어떻게 그렇게 큰 힘을 내겠냐고요? 하지만 단순히 외관만 보고 초등학교 과학 경진 대회에서 보던 물로켓을 떠올리면 오산입니다.

미국의 어느 아마추어 애호가가 만든 로켓 캔디의 발사 영상.

설명에 따르면 무려 45 kg에 달하는 페이로드를 가진다고 합니다.

위의 영상처럼, 넉넉한 재료를 사용해 진지하게 제작한 로켓 캔디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접하는 설탕에 어떤 힘이 숨어 있기에 이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요?

더 빠르게 더 높이: 연소 반응과 산화제

방금 소개한 로켓 캔디를 포함해, 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는 모든 로켓 (화학 추진 로켓)은 공통적으로 추력을 얻기 위해 연소 반응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연소 반응은 사실 고요한 방 안의 촛불부터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엔진까지, 발사 중인 로켓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양초를 들어다 막대기 아래에 붙여 로켓을 만들 수 없고, 지나가던 버스가 갑자기 폭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로켓이 다른 연소 반응들과는 달리 격렬한 속도로 연료를 태우며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로켓에 사용되는, 다른 물질의 산화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산화제 덕분입니다.

KNSB 방식의 로켓 캔디 연소 과정을 나타낸 화학 반응식

연소 반응은 사실 산화 반응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물질의 산화 반응을 돕는 산화제를 첨가하면, 자연스레 연소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도 빨라지게 됩니다. 일반 로켓에서는 액화 산소 등이 산화제로 애용되며, 위의 로켓 캔디 화학 반응식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질산 칼륨 (KNO3) 이 쓰인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질산 칼륨은 연소 반응을 가속시킴으로써 연료에 화학 결합의 형태로 저장된 에너지를 빠른 속도로 방출시켜, 로켓이 날아오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합니다.

주의사항: 절대 집에서는 따라하지 마세요.

이렇게 우리가 늘 먹는 재료인 설탕과, 학교 과학실 구석에서 찾을 법한 물질인 질산 칼륨, 이렇게 두 가지의 물질을 섞어 만든 로켓 캔디 실험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로켓 캔디는 그 비교적 단순한 제작 과정을 통해, 과학이 꼭 한번에 수백, 수천억 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거대 프로젝트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하지만 로켓 캔디의 위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점은 어두운 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팔레스타인 등지에서는 실제로 반군이 로켓 캔디를 베이스로 한 폭발물을 조합해 전투에 사용하며 많은 사상자를 만들어내고 있고, 국내에서도 행사 진행 도중 한 고등학생이 직접 만든 로켓 캔디를 투척해, 구속 영장까지 발부된 바 있습니다. 물론 집에서 보호 장구도 없이 무작정 실험을 진행해서는 안 되겠지만, 이렇게 안전 수칙을 잘 지킨다면 우리 손으로도 진행해볼 수 있는 실험이, 어딘가에서는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지만 강력한 도구인 과학을 악용할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작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기도 합니다.

로켓 캔디와 같은 원리로 만들어져 사상자를 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까삼 로켓’.

 

참고자료

[1] https://en.wikipedia.org/ - Rocket Candy

[2] 네이버 블로그 ‘전자의 발버둥 –Mr. 조-’

[3] https://www.instructables.com/ - How to make rocket candy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pixabay.com/

[2] 네이버 블로그 ‘전자의 발버둥 –Mr. 조-’

[3] http://2.bp.blogspot.com/


첨부 동영상 링크

[1] https://youtu.be/34SxKwBP18E

 

KOSMOS CHEMISTRY 지식더하기

작성자│김정호

발행호│2020년 여름호

키워드#우주선 #우주 #로켓 #폭발 #우주_개발 #로켓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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