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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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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만으로 폐암을 진단하는 전자코

동물은 코에 있는 후각 수용체를 통해서 여러 냄새를 구별해낸다. 이런 후각의 원리를 모방하여 만든 장치가 전자코이다. 이러한 전자코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도록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본 기사에선 전자코와, 특히 M13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전자코의 원리와 쓰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후각의 원리

먼저 동물이 코를 통해서 냄새를 구별하는 원리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우선 후각 세포가 감지할 수 있는 저분자 유기화합물은 300종 정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코의 비강에는 후각 상피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런 후각 상피는 수많은 후각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공간으로 냄새 분자가 들어오면, 후각 세포 중 후신경세포를 통해서 수용체가 활성화되어 화학 신호가 발생한다. 신경 세포를 통해서 이런 화학 신호가 전기 신호로 변환되어 뇌로 전달되고, 우리는 그것을 냄새를 맡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후각의 작동경로를 나타낸 그림

전자코의 구성 요소

앞서 설명한 동물이 냄새를 맡는 원리를 구현하기 위해서 전자코는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가 센서, 그 다음이 마이크로프로세서, 마지막이 소프트웨어이다. 세 가지 구성요소는 동물의 후각에서 각각 수용기, 특징 추출, 패턴 인식에 대입된다.

현재 전자코의 센서로 다양한 것들이 쓰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금속 산화물 반도체(Metal OXide)를 이용한 가스 센서(Metal Oxide Sensor)가 있다. ZnO와 SnO2를 기본으로 하며, 물질이 표면에 접촉했을 때 화학반응의 결과로 전극 사이에 저항이 변화하는 것을 측정한다. 이 센서는 250-400도씨에서만 작동하지만 반응속도가 빠르다. 또한 부식성 가스나 습도에도 유리한 특성을 가진다. 다음으론 수정진동자(Quartz Crystal Microbalance)를 이용한 센서로, 가스 상의 분자의 흡수에 따라서 전류를 가했을 때 진동주파수가 달라지는 것을 측정한다. 전도성 고분자(Conducting Polymer)를 이용한 센서도 있다. 이 센서에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서 고분자 필름을 제작하고, 가스가 이에 흡착하면 생기는 저항 변화를 측정한다. 고분자로는 연구 흐름에 따라 다양한 것들이 쓰인다. MOS와 반대로 상온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온도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전자코의 센서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물질에 동시적으로 반응하며 센서마다 추출하는 특징이 다르다. 따라서 전자코는 센서에 맞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통해서 센서의 출력값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값을 미리 분석하여 만들어둔 소프트웨어에 대입하여 원하는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당뇨 여부를 확인하는 전자코의 경우, 센서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해 얻은 결과값을 분석했을때 아세톤 함량이 높은 것으로 표시된다면, 해당 사람을 당뇨 환자로 결정짓는 것이다.


M13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센서

전자코의 센서로, M13 박테리오파지 자가조립체를 이용한 센서도 쓰이고 있다. M13 박테리오파지가 쓰이는 근거가 있는데, 이는 박테리오파지가 센서 제작에 유리한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파지는 6.6nm의 직경과 880nm의 길이를 가지는 나노입자로, 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다른 입자들과 달리 유전자를 통해서 발현되기에 입자간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해당 파지는 인체에 무해하고 특정 대장균에만 반응하기에 안정성이 좋다. 결정적으로, 파지 디스플레이라는 기술이 존재하는데, 이는 박테리오파지가 유전자에 따라서 표면의 단백질이 달라지는 것을 이용한 것으로, 우리는 이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물질에 반응하는 파지를 선별할 수 있다.

M13 박테리오파지를 제외하고도 자가조립공정 자체가 가지는 장점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자가조립의 뜻 그대로 자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작이 필요하지 않고, 이는 과정의 단순화와 공정비용의 절감으로 연결된다. 또한 단위부피당 단위체의 수가 크기 때문에 물질 검출에 유리하다. 일부 규칙적인 자가조립체는 구조색이 나타나거나 표면 플라즈몬 공명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는 경우에 따라서 굉장한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가조립체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는 자연적인 과정이기에 매우 간단하다. 파지가 담긴 용액에 기판을 담궜다가 천천히 당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공기-파지-기판 순으로 배열되는데, 공기와 맞닿은데다가 기판과 마찰력이 작용해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증발이 굉장히 빨리 일어나면서 기판 위에 파지구조체가 만들어지게 된다. 파지 용액의 농도에 따라 기판에 생기는 구조체의 양과 모양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기에 용도에 따라 농도를 선택하면 된다.

자가조립공정을 나타낸 그림

농도에 따른 여러가지 기판 모양

M13 박테리오파지 센서의 적용 분야

M13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센서는 특유의 장점을 통해서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고,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이 쓰이는 대표적인 분야에 대해서 소개해보자면 폭발물 감지 센서나 폐암 감지 센서가 있다. 폭발물 감지 센서는 파지 컬러 필름을 이용한 센서이다. TNT를 감지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발현시킨 센서로, 습도에 따라서 색이 변화하게 된다. 습도가 증가하면 파지 다발이 팽창하면서 반사되는 파장이 길어지게 되고, 습도가 감소할 경우 반대로 나타난다.

대조군(왼쪽)과 다르게 나타나는 비교군들(오른쪽)

다음으로 폐암 감지 센서이다. 이 센서의 경우 뉴스에도 몇 번 나올 정도로 나름 화제가 되었었다. 해당 영상을 한 번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폐암의 경우 모든 암과 비슷하겠지만 조기 발견이 높은 회복확률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더 의미있는 연구였다. 이 연구의 경우 폐암(정확히는 소세포폐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만 나타나는 9가지 희귀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존재한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해당 화합물을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모든 포유류의 후각 세포의 반응성을 결정하는 유전자들을 활용하여 20개의 파지를 만들어 기판을 제작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실험 대상의 호흡을 체취하고, 그 결과값을 장치를 통해 RGB 값으로 변환하여 소프트웨어에 대입하는 형태이다. 실제 환자들과 비환자들을 통해서 실험한 결과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의 호흡(왼쪽)과 폐암 환자의 호흡(오른쪽)의 결과 차이

기존 정확도는 75%쯤이었지만 다양한 딥러닝 방법과 모델을 적용시켜 87%까지 정확도를 높였다고 한다. 실험 대상이 31명으로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좋은 정확도로, 실험 대상을 늘린다면 더욱 높은 정확도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194 (2021)에 기고된 <A DNA-derived phage nose using machine learning and artificial neural processing for diagnosing lung cancer>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구별하는 전자코도 개발된만큼, 전자코 연구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더욱더 많은 분야에 적용되어 유용한 기술이 생기길 바란다.


 

양희수 학생기자 | Chemistry & Biolog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M13 박테리오파지 자가 조립체의 이해와 응용, 고분자 과학과 기술, 2014년 8월, 제 25권 4호

[2] A DNA-derived phage nose using machine learning and artificial neural processing for diagnosing lung cancer, Jong-Min Lee 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194, 2021

[3]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Report.do?cn=KAR2006022816&dbt=RESEAT

[4] https://ko.jf-parede.pt/how-does-an-electronic-nose-work

[5] https://youtu.be/I6vJL4yPAAs

[6] 전자코 시스템을 위한 IEEE 1451.4 TEDS의 새로운 표준화 방안

[7] Biomimetic self-templating supramolecular structures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doopedia.co.kr/

[2] Biomimetic self-templating supramolecular structures

[3] Biomimetic self-templating supramolecular structures

[4] M13 박테리오파지 자가 조립체의 이해와 응용

첨부 동영상 링크

[1] https://www.youtube.com/watch?v=JT87SE9yBFw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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