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플라스틱과 환경문제 너가 해결해줄래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아 지구를 질식시키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옥수수나 흙 속의 미생물이 만들어내고 분해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을 다룬다.

편집부 · 2022년 10월 1일 · 읽는 데 4분

친환경, 흙에 박혀 수백 년 동안 썩기를 거부하는 전통적인 플라스틱 병을 보여주는 반면 옆에 있는 빛나는 녹색 '바이오 플라스틱' 병은 빛나는 토양 미생물에 의해 행복하게 먹히고 부서지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환경 화학 그림
친환경, 흙에 박혀 수백 년 동안 썩기를 거부하는 전통적인 플라스틱 병을 보여주는 반면 옆에 있는 빛나는 녹색 '바이오 플라스틱' 병은 빛나는 토양 미생물에 의해 행복하게 먹히고 부서지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환경 화학 그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렸던 '플라스틱'은 이제 지구 생태계의 숨통을 조이는 최악의 골칫덩어리가 되었다. 가볍고, 튼튼하고, 절대 썩지 않는다는 완벽한 장점이 역설적으로 '500년 동안 썩지 않고 바다를 떠도는 좀비 쓰레기'라는 재앙을 불러온 것이다. 비닐봉지에 목이 졸린 거북이와 뱃속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 찬 고래의 죽음 앞에서 인간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 플라스틱의 저주를 풀기 위해 화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이 손을 잡았다. 원유(석유) 대신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플라스틱을 만들고, 다 쓴 뒤에는 흙 속의 미생물이 밥처럼 뜯어 먹어 흔적 없이 분해해 버리는 기적의 소재, '바이오 플라스틱'의 반격을 살펴보자.

썩지 않는 기적에서 썩지 않는 재앙으로

기존의 플라스틱(페트병, 비닐)은 땅속에서 파낸 석유(원유)를 끓여 화학적으로 원자들을 억지로 강하게 묶어놓은 인공 화합물(고분자)이다. 자연계에는 이런 억지스러운 화학 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흙 속에 사는 박테리아나 곰팡이 같은 분해자(미생물)들은 플라스틱을 보고 "이게 도대체 뭐지? 내가 먹고 소화할 수 있는 밥(먹이)이 아니네?"라며 그냥 지나쳐 버린다. 분해자가 먹어 치워 주지 않으니 플라스틱은 흙 속에서 500년이 넘도록 원형 그대로 썩지 않고 버티는 것이다.

옥수수로 만든 컵, PLA 플라스틱

그래서 과학자들은 식물에서 답을 찾았다. 가장 대표적인 바이오 플라스틱은 옥수수 전분에서 뽑아낸 젖산(Lactic Acid)을 엮어서 만든 'PLA(폴리락트산)' 플라스틱이다. 겉보기에는 일반 투명한 일회용 아이스커피 컵과 완전히 똑같이 생겼고 단단하다. 하지만 버려진 뒤 퇴비장(특정 온도와 습도)에 묻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플라스틱의 뼈대는 자연(식물)에서 온 성분이기 때문에, 흙 속의 미생물들이 "어? 이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밥이네!" 하고 군침을 흘리며 달라붙어 플라스틱을 우적우적 갉아먹는다. 결국 수개월 안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벽하게 썩어 분해된다. 왼쪽에는 플라스틱을 위한 독성 검은 원유를 생산하는 대규모 오염 정유 공장을, 오른쪽에는 과학자들이 생분해성 녹색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깨끗한 식물 전분을 추출하는 밝고 햇볕이 잘 드는 옥수수 밭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미생물이 몸속에 플라스틱을 저장한다 (PHA)

PLA보다 한 차원 더 진화한 기술은 아예 미생물에게 플라스틱 공장을 맡기는 것이다(PHA 플라스틱). 흙이나 바다에 사는 특정 박테리아들에게 먹이를 잔뜩 주고 스트레스를 주면, 이 녀석들은 뱃살에 지방을 찌우듯이 몸속에 '생분해성 고분자(플라스틱 성분)'를 하얗게 축적한다. 이 미생물들의 배를 갈라 하얀 가루를 꺼내 뭉치면 완벽한 플라스틱 비닐과 용기가 탄생한다. 이 플라스틱은 바다에 버려져도 해양 미생물들이 몇 달 만에 싹 다 갉아먹어 치워 버리기 때문에 바다 쓰레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궁극의 친환경 소재로 꼽힌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현실적인 한계

그렇다면 왜 당장 세상의 모든 플라스틱을 이걸로 바꾸지 못할까? 가장 큰 문제는 '가격'과 '강도'다. 기존 석유 플라스틱보다 2~3배나 비싸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컵이 찌그러지거나 잘 깨지는 등 내구성이 떨어진다. 또한 '생분해(썩음)'가 되려면 섭씨 60도가 넘고 미생물이 득실거리는 '전문 퇴비화 시설'에 묻혀야만 제대로 썩지, 그냥 길거리나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려두면 일반 플라스틱처럼 몇 년 동안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는 치명적인 모순도 안고 있다. ![옥수수 전분으로 시작하여 투명한 플라스틱 컵으로 변한 다음 먼지에 묻혀 박테리아가 빠르게 다시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PLA'(폴리락트산) 플라스틱의 수명 주기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https://image.pollinations.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