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파시가 초능력이 아니라고?

2019년 10월 28일 업데이트됨

텔레파시, 더 이상 공상이 아니다

투명인간, 순간이동, 염력과 같이 초자연적인 능력들은 모두가 공상영화에서 한 번쯤은 보았을 법한 소재들입니다. 이러한 초능력들은 가지게 된다면 생활에 엄청난 도움을 주는 유용한 능력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초능력에 열광해 왔습니다. 텔레파시 또한 초능력 하면 빠지지 않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 텔레파시는 몸짓이나 표정, 말과 같은 표현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말합니다. 텔레파시는 중국의 무협지에는 ‘전음’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스타워즈와 같이 수많은 영화들에 등장할 정도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초능력들이 그러하듯, 텔레파시는 현실에서는 실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능력이었고, 그 탓에 텔레파시는 그저 상상력의 산물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불가능이란 그저 단어일 뿐이었을까요? 2019년 1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텔레파시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한 편 올라오게 됩니다.


텔레파시: 언어, 몸짓과 같은 표현 없이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
뇌, 인간을 말하다

논문의 저자인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니마 메스가라니 교수는 뇌의 신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었는데요, 그들이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환자들의 뇌 속에 전극을 삽입한 후에 피험자들에게 0부터 9까지의 숫자를 40회 들려주는데, 이 과정에서 꽂는 전극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발작이 어디서 오는지 알기 위해서 뇌에 전극을 꽂는 경우가 많은 뇌전증 환자들이 피험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전극에 연결된 인공지능은 뇌의 신호를 인지하고 음성으로 재현하게 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인공지능이 약 70 퍼센트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만약 피험자가 숫자를 보고 그 숫자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면 10 번중 7번의 확률로 인공지능이 그의 머릿속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향후 단순히 숫자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서 머릿속의 이미지 혹은 영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전극을 연결한 뇌전증 환자의 모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이 진행됨에 있어서 ‘뇌’에 대한 선행연구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는 ‘신경 세포가 하나의 큰 덩어리를 이루고 있으면서 동물의 중추 신경계를 관장하는 기관’으로 정의되지만, 사실 뇌는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에는 턱도 없는, 인간의 신체 부위 중 가장 중요하며 복잡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뇌는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뉴런)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몸의 움직임과 행동을 관장하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시키며 인지, 감정, 기억, 학습기능 모두의 중추이기 때문에 구조적, 기능적으로 매우 복잡하며, 구조적으로 두개골에 싸여 있고, 매우 민감한 뇌의 특성상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매우 어려운 기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에 대한 연구는 현재 매우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뇌와 신경에 관련된 연구는 매우 어렵지만, 그만큼 기대되는 결과가 텔레파시처럼 기존의 상식을 초월하기 때문이죠.


뇌에 대한 연구는 꽤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부시(H.W. Bush) 대통령 시절인 1990년 미국은 ‘Decade of the Brain(뇌연구 10년)’이란 제목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뇌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고, 2013년 4월 2일 미국 백악관에서는 인간 뇌지도 연구프로젝트,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줄여서 브레인(BRAIN)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은 신경망 구조를 매핑(mapping)해 뇌지도인 ‘커넥톰(Connectome)’을 완성하는 학문인 연결체학‘connectomics’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 연구를 통해 사람의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의의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인공 뇌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적인 기업들이 뇌지도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사람의 뇌는 매우 복잡한 기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 뇌가 완성된다면 그 기술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뇌의 구조를 완벽하게 알아낸 것이기 때문에 어떤 신호가 어떤 출력으로 이어지는지, 뇌의 상태가 어떨 때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쉬워지고, 이를 통해 뇌의 신호를 출력 장치로 나타내는 기술, 즉 텔레파시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또, 현재의 의학 기술로는 불가능한 신경세포의 복구와 뇌사 환자의 소생 또한 뇌 연구를 통해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텔레파시, 그 이상의 가능성

앞에서 언급된 텔레파시 기술은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가 전극을 통해서 구별할 수 있는 정보는 고작 10개의 숫자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전극을 연결해야 알아낼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아무리 뇌를 연구하여 그 비밀을 알아내도 텔레파시 기술을 구현해줄 하드웨어가 그저 뇌에 심는 전극 뿐이라면 텔레파시는 절대 상용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를 해결해줄 기술 또한 연구 중에 있는데요, 페이스북의 전 임원인 메리 루 젭슨은 2016년 의료영상 분야 스타트업, 오픈워터를 설립하여 2025년까지 모자 형태로 착용할 수 있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두뇌 측정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fMRI기기의 휴대성이 좋아진다면 텔레파시의 상용화도 어쩌면 가능한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오픈워터에서 개발 중인 웨어러블 MRI

텔레파시 기술은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에 필요한 것이 뇌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휴대전화가 아닌 뇌로 전화 통화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들 또한 텔레파시를 통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텔레파시에는 더 큰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풀 다이브’ 기술인데요. 풀 다이브 기술은 VR기기 기술의 일종으로 평범한 가상 현실이 아니라 시.청각을 넘어 미각, 촉각, 후각의 오감까지 확장시킨 버전의 가상 현실을 말합니다. 현재 우리가 뇌에 전극을 꽂아서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간단한 숫자 정도의 수준이지만, 그 정보의 수준과 양이 많아진다면 충분히 뇌에서 오감에 관련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풀 다이브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간이 더 이상 거리의 제약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됩니다.


물론 의학적으로도 텔레파시 기술은 많은 진보를 가져올 것입니다. 의사소통의 수단을 잃은 환자들에게 잃어버렸던 대화를 찾게 해 줄 수도 있고, 뇌 신호를 분석하여 환자의 발작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뇌전증 환자와 같은 경우, 환자의 뇌에 전극을 설치하게 되면 발작이 일어나기 수일 전에 뇌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이용해 발작이 오기 전에 그 원인을 해결한다면 발작이 오지 않게 할 수 있게 됩니다.


텔레파시 기술을 이용해 전신 마비 환자들에게 말을 되찾아주는 영상이다.


물론 텔레파시는 아직 초능력입니다.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능력이죠. 하지만 뇌 연구를 거듭해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머지않아 텔레파시가 상용화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날이 오게 된다면, 텔라파시는 초능력이 아닌, 기술이라고 불리지 않을까요?



<참고 자료>

[1] 한겨레 -뇌 신호 해독해 음성 전환 기술 잇단 성과…’꿈의 기술’ 현실로?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881533.html

[2] Nature;scientific reports - Towards reconstructing intelligible speech from the human auditory cortex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18-37359-z

[3] techm - 구글, “사람 뇌지도 완성해 AI 혁신 이룰 것”

http://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id=5104

[4] 위키피디아 – 뇌

https://ko.wikipedia.org/wiki/%EB%87%8C

[5] 로봇신문 - "8년 안에 텔레파시 기술 구현된다“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75

[6] The Science Times - ‘뇌파를 말로 재현하기’ 성공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87%8C%ED%8C%8C%EB%A5%BC-%EB%A7%90%EB%A1%9C-%EC%9E%AC%ED%98%84%ED%95%98%EA%B8%B0-%EC%84%B1%EA%B3%B5

<이미지>

[1] https://byrslf.co/my-amazing-little-experiments-with-telepathy-f8307c3f7b34

[2] https://med.stanford.edu/news/all-news/2009/04/picture-this-unusual-epilepsy-patient-helps-to-create-images-of-seizures.html

[3] https://gooddayswithkids.com/2015/06/23/brain-map/

[4]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75

[5] https://www.resourcetechniques.co.uk/news/social-media/the-future-of-facebook-is-telepathy-101551

<동영상>

[1] https://youtu.be/gfg_gEuy-IU

Bio 학생기자 박용원

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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