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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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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고리의 간단한 형성 : 딜스-알더 반응

탄소-탄소 단일 결합을 효율적으로 형성하는 반응들은 노벨상을 많이 받았는데, (1912 Grignard reaction, 1947 Robinson annulation, 1950 diels-alder reaction, 2005 Grubbs catalyst, 2010 Suzuki coupling) 이는 역사적으로 봐서도 탄소-탄소 결합 형성은 중요하였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많은 중요한 분자들과 자연에서 발견되는 천연물들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분자들이 여러 개의 탄소 고리를 구조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림 1. 콜레스테롤(Cholesterol)의 구조식.

그렇기 때문에 만일 전합성을 통하여 복잡한 구조를 가진 분자를 만들고 싶다면, 탄소 고리 형성 반응은 거의 필수적으로 한 단계 이상 반응 경로에 포함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반응인 딜스-알더(Diels-alder)반응은 탄소-탄소 결합을 형성시켜 탄소 고리를 만드는 몇 안되는 아주 중요한 반응입니다. 딜스-알더 반응에는 어떠한 특징들이 있길래 1950년에 노벨상까지 받았는지 알아봅시다.


딜스-알더 반응이란?

딜스-알더 반응은 독일의 오토 딜스와 그의 제가 쿠르트 알더에 의하여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진 반응입니다. 이 반응은 딜스와 알더에게 1950년도 노벨 화학상을 안겨준 만큼 인류의 화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반응입니다. 특히, 다른 많은 반응과는 달리 탄소-탄소 결합 형성으로 인한 고리화가 가능하며 반응성이 상당히 우수하고, 가열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과정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편리해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입체적인 선택성도 어느정도 있다는 것 또한 이 반응의 장점입니다.


그림 2. 딜스-알더 반응의 scheme

딜스-알더 반응은 위 그림과 같이 diene과 dienophile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집니다. Diene은 반응물 중 이중결합 2개가 컨쥬게이션 되어 있는 것에 해당하며 dienophile은 이중 결합이 있는 diene이 아닌 반응물입니다. 반응의 진행은 MO이론과 오비탈의 겹침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림 3. 딜스-알더 반응의 mechanism

그림과 같이 diene과 dienophile의 pi 전자들이 상호 작용하여 기존의 pi bond가 끊기며 새로운 sigma bond가 생긴다.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오비탈의 겹침으로 보통 설명을 합니다. Diene의 HOMO(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가 보통은 Dienophile의 LUMO(Lowest Unoccupied molecular Orbital)보다 에너지가 낮은데, 오비탈의 겹침은 상호작용하는 오비탈들의 에너지 간격이 작으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diene에는 EDG(Electron donating group), dienophile에는 EWG(Electron withdrawing group)이 붙어 있으면 반응이 잘 일어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EDG가 붙어 있으면 전자간 반발 효과로 전체적인 오비탈 에너지가 상승하고, EWG가 붙어있으면 그 반대 효과로 오비탈 에너지가 내려가는 효과로 인하여 위의 경향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런 과정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반응 scheme을 작성할 때 일일이 오비탈의 겹침을 표시하는 것은 불편하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림2에서 그린 것과 같이 유기 화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자 화살표 메커니즘으로 반응을 표현합니다.


딜스-알더 반응의 입체 선택성
그림 4. 딜스-알더 반응의 endo-exo입체 선택성

딜스-알더 반응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입체적 특이성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딜스-알더 반응을 진행하면 위 그림처럼 dienophile의 치환기들이 diene과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diene과 멀리 있는 상태에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우를 각각 endo, exo 라고 구별 지어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endo로의 반응이 더 우세한데, 그 이유는 endo 상태에서는 diene의 오비탈과 dienophile의 치환기의 오비탈이 겹쳐서 추가로 안정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깁스 자유 에너지의 변화를 보면, 확실히 endo로의 반응을 하면 전이 상태의 깁스 자유 에너지가 낮아 결과적으로 활성화 에너지가 낮아져 속도론 적인 관점에서 endo로의 반응이 우세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열역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exo로 반응한 생성물이 입체적으로 더 안정하기 때문에 exo로의 반응이 우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딜스-알더 반응은 열역학적인 요소보단 반응속도론적인 요소가 많이 고려되도록 너무 길지 않은 시간동안 반응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할 때는 endo 생성물이 주 생성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림 5. 딜스-알더 반응의 ortho-para 선택성

딜스-알더 반응의 또 다른 입체 선택성은 diene과 dienophile에 각각 치환기가 붙어 있을 때 나타납니다. 이런 조건의 반응물이 딜스-알더 반응을 하여 생성물을 만들게 된다면, 경우에 따라 치환기들이 1,2 위치(이 경우에서 편의상 ortho라고 표현) 1,3 위치(편의상 meta라고 표현) 1,4 위치(이 경우에서 편의상 para라고 표현)에 있도록 생성물이 나올 수 있는데, 실제로 반응을 하면 ortho 혹은 para로 치환기들이 위치한 생성물만 생성이 되고 meta로 치환기들이 위치한 생성물은 생성이 잘 안됩니다. 이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하자면, 우선 치환기가 붙어 있는 위치에 따라 diene과 dienophile의 반응에 참여하는 말단의 오비탈들의 전하 밀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치환기가 붙어 있는 벤젠의 반응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diene과 dienophile의 말단의 반응에 참여하는 오비탈들의 전하 밀도가 달라지게 되면, 전하 밀도가 큰 오비탈과 diene의 전하 밀도가 작은 오비탈이 짝지어서 결합이 되는 것이 정전기적 인력에 의하여 잘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배치로 반응이 일어나도록 반응물들을 반응시키면 ortho와 para의 생성물만이 나오게 됩니다. 구체적인 설명은 복잡하고 저도 글로써 설명하기 힘들며 제가 정확히 알고 있는지에 대하여 불확실해서 여기서 하지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향성은 실험적으로 이미 많은 경우에 대하여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산 촉매를 이용하여 endo-exo 선택성을 조절할 수도 있으며 거대 고리 분자를 사용하여 입체 선택성을 조절하는 것도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반응이 실제로 사용된 예시

딜스와 알더는 1928년에 발견한 딜스-알더 반응을 발견한 뒤 반응을 실제 전합성에 이용하려 하기보다는 반응의 메커니즘과 특성들을 찾아내는데 더 힘을 썼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We explicitly reserve for ourselves the application of the reaction developed by us to the solution of such problems.”라는 경고를 하였기 때문에 노벨상을 수상하기 전인 1950년 전까지는 딜스-알더 반응이 사용된 전합성이 거의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또한 딜스-알더 반응의 사용을 억제하였을 것입니다. 1950년 노벨상을 받은 후부터 딜스-알더 반응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1951년 진통제인 모르핀(Morphine)의 첫 합성과 1952년 cholesterol의 합성이 있습니다.


그림 6. Gates교수님의 딜스-알더 반응을 이용한 Morphine 전합성
그림 7. Woodward교수님의 딜스-알더 반응을 이용한 cortisone 및 cholesterol의 전합성

달스-알더 반응은 지금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에 비하면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반응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일 딜스-알더 반응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의약품과 천연물 등등의 유기 물질이 합성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탄소-탄소 고리화 반응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들을 던져봤을 때 답은 ‘아니요’입니다. 딜스-알더 반응은 유기화학의 발전에 밑바탕이 되었고, 이를 통하여 다양한 고리화 반응들이 발견되고 발전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지금도 유기 화학 분야의 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딜스-알더 반응은 유기 화학 분야에서 잊혀지면 안되는 중요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민준 | Chemistry & Biology | 지식더하기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https://en.wikipedia.org/wiki/Cholesterol

[2] https://en.wikipedia.org/wiki/Diels-Alder_reaction

[3] https://doi.org/10.1039/C8PY01216D

[4] https://en.chem-station.com/reactions-2/2014/03/diels-alder-reaction.html

[5] https://en.wikipedia.org/wiki/Total_synthesis_of_morphine_and_related_alkaloids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1521-3773(20020517)41:103.0.CO;2-Z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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