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COVID-19에 대해 팬데믹을 선포했는데요, 그로부터 약 8달이 지난 현재 우리 인류는 이 사태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COVID-19사태를 일으킨 원인인 SARS-CoV-2은 어떻게 우리 몸을 공격할까요?
SARS-CoV-2란
이번 COVID-19 사태를 일으킨 주범은 바로 SARS-CoV-2라는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의 준말로 우리말로는 제2형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라고도 불립니다. 보통 2019 novel coronavirus(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이 흔하게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분류학적으로는, 볼티모어의 바이러스 분류학 기준으로 IV형 positive-sense single-stranded RNA virus입니다. 다들 RNA에 대해서는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RNA는 RiboNucleic Acid의 준말로, 원핵생물의 세포 내에서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DNA와 달리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핵산을 말합니다. RNA 바이러스는 이러한 RNA를 유전 물질, 즉 핵산으로 가지는 바이러스인데요. Positive-sense single-stranded RNA는 mRNA처럼 숙주세포 안에서 곧바로 번역이 가능한 RNA를 칭합니다.
몇 년 전에 일어났었던 SARS, 사스 사태의 원인인 SARSr-CoV의 변종이기도 하지요.

SARS-CoV-2의 공격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는 대체 어떻게 사람을 공격하기에 우리가 이토록 당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대기 중에 떠다니던 SARS-CoV-2 바이러스 입자는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서 새로운 숙주를 찾습니다. 이렇게 감염된 숙주는 미각이나 후각의 상실이 약하게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위쪽의 바이러스 그림을 살펴봅시다. 특이한 점이 보이나요? 네, 이 바이러스는 spike protein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백질은 ACE2라는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합니다.
다시 원래 흐름으로 돌아가서, 바이러스는 숙주 내에서 이 ACE2 단백질이 붙어 있는 세포를 찾아 나섭니다. SARS-CoV-2는 이 세포 표면의 ACE2 단백질에 결합하여 공격을 시작합니다. ACE2 단백질에 결합된 바이러스는 세포가 가진 단백질가위(protease)를 활용해 자신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일부 잘라내어 바이러스막과 세포막을 융합시킵니다.
이때, 바이러스 막 속의 RNA(positive-sense single-stranded RNA)가 숙주세포 안으로 침투하여 본격적인 증식활동을 벌입니다. 방출된 RNA와 숙주세포의 단백질 합성경로를 활용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위해 “pp1a”와 ”pp1ab”라고 불리는 필수적인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이지요. 바이러스는 이 생산된 단백질을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단백질 가위를 이용하여 Nsp (Non structural protein·비구조단백질)으로 분해합니다. 이 Nsp들은 전사인자나 RNA polymerase (RNA 중합효소)역할을 하여 바이러스가 새로운 RNA 전사체를 합성할 수 있게끔 돕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RNA 전사체들은 숙주세포의 리보솜을 활용하여 스파이크단백질을 비롯하여 외피단백질(E), 막단백질(M), 뉴클리오캡시드 단백질(N)들을 만들어냅니다. 복제된 유전체 RNA들은 이러한 단백질과 합체하여 비로소 완성체인 바이러스 입자가 되고, 이후 세포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방출된 바이러스들은 다른 숙주세포를 또 찾아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우리 몸은 어떻게 방어할까?
자, 이제 우리의 세포에 바이러스가 감염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세포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요?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번식 활동을 진행할 때, 우리 인체도 특유의 면역 체계를 발동합니다. 먼저 바이러스를 잡아먹은 항원제시세포가 MHC 2 분자에 항원을 제시합니다. 이에 T helper cell이 CD4라는 보조 단백질의 도움으로 이 분자에 결합합니다. 그러면 항원제시세포에서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T helper cell의 활성을 촉진해 여러 클론을 만들어 내게 되지요. 이 세포들도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는 B세포와 cytotoxic T cell의 활성을 촉진합니다.
이렇게 활성화된 cytotoxic T cell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MHC 1 분자에 항원을 제시한 세포에 결합하는데요, 이제 cytotoxic T cell은 감염된 세포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는 퍼포린 분자와 단백질분해효소인 그랜자임을 분비하여 결합되어 있는 세포의 아폽토시스, 즉 자기소화작용을 유도합니다. 또 바이러스를 순환 항체에 노출시켜 최종적으로 제거될 수 있게끔 합니다.

치료 전략: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바이러스의 감염 기작을 이렇게 자세하게 조사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옛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 말처럼, 우리가 지금 개발하고자 하는 바이러스의 감염 방법을 상세히 알아야,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치료제를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에도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SARS-CoV-2 바이러스만을 콕 집어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긴급 상황이지요. 그리고 신약 개발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 대신 기존에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던 다른 바이러스 치료약물이나 개발하고 있던 신약 후보물질 중 SARS-CoV-2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을 빠르게 찾는 시도(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SARS-CoV-2 바이러스와 비슷한 RNA 바이러스인 에이즈바이러스, 에볼라바이러스, 독감바이러스 등의 치료제 중 바이러스의 단백질 가위나 RNA 중합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약물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몇 가지에 대해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 중에 있으며, 그 중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에서 희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길리어드사가 에볼라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렘데시비르(Remdesivir, GS-5734)는 ATP 핵산과 모양이 비슷하여 RNA 중합효소에 의한 바이러스 RNA 합성을 봉쇄하는데요. 특히 올해 3월, 급성 폐렴이 진행되고 있던 미국의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에 약물 투여 후 하루 만에 증세가 급격히 호전되고, 며칠 후 최종 완치되는 희망을 안겨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렘데시비르는 대규모 임상3상실험 연구에 도입되어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지난 10월 22일 미국 규제 당국(FDA)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사용을 정식 승인했다고 합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반응은 사뭇 달랐는데, 임상실험을 진행하였던 4가지 약물 모두 환자들의 사망률이나 입원 기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COVID-19는 끝나지 않았고 끊임없이 신규 확진자가 생겨나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그리고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행한다면 향후 또 다시 출현할 수 있는 신종 바이러스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입니다.
김규리 학생기자│Biolog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ww.ibs.re.kr/cop/bbs/
[2]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magazine/2020/11/
[3] https://www.bbc.com/
[4] https://ko.wikipedia.org
[5] 캠벨 생명과학 11판 47장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ibs.re.kr/cop/bbs/
[2]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magazine/2020/11/
[3] https://www.bb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