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초음파를 만들어내는 현실 세계의 여의봉

전기를 주면 돌멩이(수정)가 스스로 커졌다 작아지며 미친 듯이 진동하여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를 뿜어내는 마법,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를 다룬다.

편집부 · 2025년 5월 6일 · 읽는 데 5분

피에조 효과, 전기에 맞으면서 빛나는 파란색 석영 결정이 격렬하게 줄어들고 확장되며 강력한 보이지 않는 음파(초음파)를 주변 공기로 보내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물리학 그림
피에조 효과, 전기에 맞으면서 빛나는 파란색 석영 결정이 격렬하게 줄어들고 확장되며 강력한 보이지 않는 음파(초음파)를 주변 공기로 보내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물리학 그림

병원에 가서 배에 젤을 바르고 매끄러운 막대기(탐촉자)를 문지르면, 임산부 뱃속의 아기 얼굴이나 간에 생긴 종양이 모니터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X-레이처럼 방사선을 쏘는 것도 아닌데, 이 플라스틱 막대기는 도대체 어떻게 우리 몸속을 꿰뚫어 보는 걸까? 비밀은 막대기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미세한 소리, '초음파'에 있다. 그렇다면 스피커도 없는 이 매끈한 막대기는 도대체 어떻게 1초에 수백만 번이나 미친 듯이 진동하며 초음파를 만들어내는 걸까? 힌트는 이 기계 속에 들어있는 '작은 돌멩이(수정, Quartz)'에 있다. 전기를 먹이면 덩치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요동치는 현실 세계의 여의봉,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의 물리학을 뜯어보자.

돌멩이를 쥐어짜면 전기가 나온다, 압전 효과

1880년, 피에르 퀴리(마리 퀴리의 남편)와 그의 형은 아주 기괴한 물리 현상을 발견했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특정 돌멩이(석영, 수정)를 망치로 쾅! 때리거나 꾹 쥐어짰더니, 돌멩이 표면에서 찌릿하고 '전기(스파크)'가 튀어나온 것이다! 돌멩이 안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원자들은 평소에 완벽한 균형을 잡고 있는데,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 돌을 찌그러뜨리면 이 균형이 깨지면서 전기가 밖으로 밀려 나오는 현상이다. 누르면 전기가 나온다고 해서 이를 누를 압(壓) 자를 써서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라고 부른다. 우리가 매일 누르는 '가스라이터'의 똑딱이 버튼이 바로 이 돌멩이를 때려 스파크를 튀기는 압전 효과다.

거꾸로 전기를 주면 돌멩이가 진동한다 (역압전 효과)

더 미친 마법은 이 과정을 180도 거꾸로 뒤집었을 때(역압전 효과)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쥐어짜서 전기를 빼내는 대신, 반대로 가만히 있는 돌멩이(압전 소자)에 외부에서 '전기'를 흘려보내 보았다. 그러자 돌멩이 내부의 플러스 마이너스 원자들이 전기에 밀려나며 돌멩이 전체의 덩치가 팽창했다! 전기를 끊으면 다시 쪼그라들었다. 즉, 건전지에 전기를 '플러스-마이너스-플러스-마이너스(교류)'로 미친 듯이 빠르게 번갈아 쏴주면, 돌멩이는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며 심장처럼 미친 듯이 펄떡거리며 '진동'하게 된다. 왼쪽에는 조율용 포크를 두드려 정상적인 소리를 내는 사람을, 오른쪽에는 임산부의 배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빛나는 진동하는 결정을 사용하는 하이테크 의료용 초음파봉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1초에 1,000만 번 진동하는 여의봉, 초음파의 탄생

병원의 초음파 기계(막대기) 속에는 바로 이 수십 개의 돌멩이(압전 소자)들이 박혀있다. 의사가 스위치를 켜면 전기가 들어가면서 돌멩이가 1초에 1,000만 번(10MHz)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돌이 1초에 1,000만 번을 공기(또는 몸)를 때리며 진동하니, 인간의 귀에는 절대 들리지 않는 초고주파의 소리(초음파)가 뱃속으로 콰쾅! 쏘아져 들어가는 것이다.

메아리를 듣고 그림을 그리다

뱃속으로 발사된 초음파는 아기의 뼈나 장기에 부딪힌 뒤 '메아리(반사파)'가 되어 다시 막대기로 튕겨 돌아온다. 돌아온 메아리가 막대기 끝의 돌멩이를 '탁!' 하고 때리면(다시 원래의 압전 효과), 돌멩이가 찌그러지며 전기를 만들어내고 컴퓨터는 그 전기의 강도를 계산하여 화면에 아기의 얼굴(이미지)을 픽셀로 그려내는 것이다. 소리를 쏘고, 반사된 소리를 다시 전기로 바꿔 읽어내는 완벽한 티키타카다. 결정의 내부 원자가 함께 쥐어짜져 전기를 방출하고 결정의 물리적 형태를 쥐어짜고 늘리기 위해 전기가 공급되는 것을 보여주는 '압전 효과'의 미세한 다이어그램

남은 과제

압전 효과는 초음파를 넘어 미래의 친환경 발전기로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 밟는 도로 밑에 이 압전 소자를 깔아두면, 사람들이 밟는 압력(발구름)을 모조리 전기로 바꿔 가로등을 켜는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이 현재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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