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청바지가 환경을 망친다 1

전 세계인이 즐겨 입는 청바지 한 벌이 만들어질 때마다 강물이 독성 염료로 썩어 들어가고,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를 덮치는 끔찍한 환경 파괴의 화학적 진실을 고발한다.

편집부 · 2023년 7월 25일 · 읽는 데 4분

환경 과학, 죽어가는 물고기로 가득 찬 오염되지 않은 녹색 강을 오염시키며 어두운 파란색 화학 염료의 독성 폭포로 변하는 빛나는 파란색 데님 청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환경 일러스트레이션
환경 과학, 죽어가는 물고기로 가득 찬 오염되지 않은 녹색 강을 오염시키며 어두운 파란색 화학 염료의 독성 폭포로 변하는 빛나는 파란색 데님 청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환경 일러스트레이션

옷장에 청바지가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튼튼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이 푸른색 면바지는 전 세계 패션의 상징이자 자유의 아이콘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40억 벌 이상의 청바지가 생산되고 팔려 나간다. 하지만 이 '쿨한' 파란 바지가 만들어지는 공장의 뒷골목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끔찍하고 더러운 화학적 재앙의 현장이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해 호수 하나가 통째로 말라버리고, 강물이 새파란 독극물로 변하며,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수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다. 지구를 파랗게 질리게 만드는 패스트 패션의 재앙, 청바지의 섬뜩한 생태 학살극을 파헤쳐 보자.

면화 재배의 저주, 메말라가는 호수

청바지의 원료는 목화(면화)다. 문제는 목화가 물을 미친 듯이 빨아먹는 '물 먹는 하마'라는 점이다. 청바지 딱 한 벌에 들어갈 목화를 키우려면 무려 7,000리터에서 1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한 사람이 1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는 과거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였지만, 소련이 억지로 목화밭을 만들며 강물을 다 끌어다 쓰는 바람에 현재는 바닥을 드러내고 소금 먼지만 흩날리는 죽음의 사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청바지를 입기 위해 호수 하나를 통째로 증발시켜 버린 것이다.

죽음의 파란색, 합성 인디고(Indigo) 염료

청바지의 매력은 특유의 짙은 파란색(데님 블루)이다. 과거에는 식물에서 천연 염료를 짰지만, 40억 벌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현대의 공장들은 석유 찌꺼기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같은 맹독성 화학 물질을 섞어 '합성 인디고 염료'를 만들어낸다. 게다가 청바지 특유의 빈티지한 '워싱(물빠짐)' 효과를 내기 위해 공장 노동자들은 옷감에 엄청난 양의 표백제와 유독성 화학 약품을 들이붓고 씻어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시퍼런 독성 폐수는 아무런 정화 없이 강으로 버려진다. 세계 최대의 청바지 공장 지대인 중국 신탕시의 강물은 잉크처럼 파랗게 변해버렸고, 강에는 물고기 대신 중금속 중독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신음만 남았다. 왼쪽에는 값싼 청바지가 쌓여 있는 트렌디한 패션 매장을, 오른쪽에는 그 청바지를 위한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호수 전체가 배수된 아시아의 거대한 건조한 황무지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

미세 플라스틱의 숨은 폭격기

청바지는 100% 면화로 만들면 너무 뻣뻣해서 불편하다. 그래서 옷이 쫙쫙 늘어나도록 스판덱스(폴리우레탄)나 폴리에스터 같은 '플라스틱 합성 섬유'를 섞어서 짜낸다. 우리가 땀에 젖은 청바지를 세탁기에 넣고 돌릴 때마다, 바지에서 떨어져 나온 수만 개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 실오라기들이 하수구를 타고 콸콸 빠져나간다. 정수장의 필터조차 통과해 버린 이 미세 플라스틱 섬유들은 바다로 흘러가 플랑크톤과 물고기의 배를 채우고, 결국 우리 식탁에 오르는 생선회를 통해 우리 혈관 속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싸게 입고 쉽게 버리는 패스트 패션

과거에 청바지는 구멍이 날 때까지 10년을 입는 튼튼한 옷이었다. 하지만 SPA 브랜드(자라, H&M 등)가 이끄는 '패스트 패션' 열풍 때문에, 사람들은 3만 원짜리 청바지를 몇 달 입다가 유행이 지나면 쓰레기통에 냅다 던져버린다. 썩지도 않는 화학 염료와 미세 플라스틱으로 범벅이 된 청바지 쓰레기 산이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이나 아프리카의 해변에 거대하게 쌓여가며 지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파란색 데님 원단이 서서히 수천 개의 빛나는 파란색 미세 플라스틱 실을 세탁기 물에 흘려 빛나는 해양 생태계로 직접 흘러 들어가는 미세한 모습

남은 과제

유독성 염료 대신 미생물을 이용해 색을 입히거나(바이오 염색),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을 녹여 실을 뽑아내어 재활용 청바지를 만드는 '착한 패션'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옷을 꺼내 입고, 싸구려 옷을 함부로 사지 않는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 없이는 환경 파괴의 속도를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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