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지식 더하기 ips가 걸어온 길 걸어갈 길

다 자란 성인의 피부 세포에 4개의 유전자 스위치를 조작하여 배아 상태의 만능 줄기세포로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iPS 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의 기적을 분석한다.

편집부 · 2022년 11월 15일 · 읽는 데 4분

생명공학, 늙고 주름진 인간 피부 세포가 마법처럼 변형되고 유전자 시계를 재설정하여 빛나고 매끄럽고 젊은 다능성 줄기 세포가 되는 미세하고 빛나는 시각화
생명공학, 늙고 주름진 인간 피부 세포가 마법처럼 변형되고 유전자 시계를 재설정하여 빛나고 매끄럽고 젊은 다능성 줄기 세포가 되는 미세하고 빛나는 시각화

인간의 몸이 질병으로 망가지면 부품을 갈아 끼울 수 있을까? 심장이 망가지면 심장을, 간이 굳으면 간을 새로 만들어서 이식할 수 있다면 인류는 영생에 가까운 삶을 얻게 될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과학자들은 어떤 신체 기관으로든 자라날 수 있는 마법의 씨앗, '배아줄기세포'에 매달렸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를 얻으려면 하나의 생명으로 자라날 수 있는 '수정란(인간 배아)'을 반드시 파괴해야만 했고, 이로 인해 생명 윤리라는 거대한 종교적, 도덕적 장벽에 부딪혀 연구가 멈춰버렸다. 바로 그때, 2006년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세상을 발칵 뒤집는 마법의 치트키를 들고 나타났다. 굳이 인간 배아를 죽일 필요 없이, 다 자란 어른의 '피부 세포'를 떼어내어 4개의 마법 유전자를 집어넣으면 세포의 시간이 거꾸로 흘러 완벽한 줄기세포로 되돌아가는 기적,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의 혁명적인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운명을 거스르는 연금술, 리프로그래밍

세포생물학의 절대 불문율이 있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난 하나의 '수정란(만능 세포)'은 분열하면서 심장, 뇌, 뼈, 피부 등으로 운명이 결정(분화)되는데, 한 번 직업이 정해진 피부 세포는 죽을 때까지 피부 세포로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이 산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듯, 세포의 운명은 절대 거꾸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야마나카 교수는 이 상식을 깨고 폭포수를 거꾸로 거슬러 오르게 만들었다. 그는 배아줄기세포 속에 들어있는 수천 개의 유전자 중에서 세포를 '젊고 백지상태'로 유지하게 만드는 핵심 유전자(스위치)를 찾기 위해 미친 듯한 실험을 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단 '4개의 유전자(Oct4, Sox2, c-Myc, Klf4)'만 있으면 다 자란 피부 세포의 시계를 0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야마나카 인자'라고 부른다.

환자 맞춤형 치료의 완벽한 재료

이 4개의 유전자를 바이러스(운반체)에 실어 어른의 늙은 피부 세포나 머리카락 세포에 찔러 넣으면, 피부 세포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태초의 수정란 상태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완벽하게 초기화(리프로그래밍)된다. iPS 세포의 등장은 배아를 죽인다는 윤리적 비난을 한 방에 없애버렸다. 더 기가 막힌 점은 '환자 본인의 피부'로 만든 줄기세포이기 때문에, 이 세포로 심장이나 간을 만들어서 환자에게 이식하면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어? 이거 내 원래 세포네?" 하고 공격하지 않아 이식 거부 반응이 '제로(0)'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완벽한 환자 맞춤형 장기 공장이 열린 셈이다. 잠긴 DNA 가닥의 무거운 사슬을 푸는 네 개의 빛나는 황금 열쇠(야마나카 인자)를 보여주어, 인체의 어떤 세포로든 변할 수 있게 하는 시각적 은유

신약 개발의 미니 실험실(오가노이드)

현재 iPS 기술이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신약 개발' 분야다. 치매 환자나 파킨슨병 환자의 뇌세포를 얻기 위해 환자의 머리를 쪼갤 수는 없다. 대신 환자의 팔뚝에서 피부를 떼어내어 iPS 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한 뒤, 이를 샬레(배양 접시) 위에서 '환자의 뇌세포'로 다시 자라게 유도한다(오가노이드). 과학자들은 이 미니 뇌세포에 수만 가지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마구 부어보면서 부작용과 효과를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다. 살아있는 쥐나 원숭이 대신, 환자 본인의 유전자가 고스란히 담긴 미니 장기를 실험실에서 끝없이 찍어내어 테스트하는 궁극의 정밀 의료가 실현된 것이다.

양날의 검, 암이라는 끔찍한 부작용

그렇다면 왜 당장 병원에서 iPS 세포로 장기를 만들어 주지 않는 걸까? iPS 세포를 만들 때 집어넣는 4개의 유전자(야마나카 인자) 중 하나인 'c-Myc'가 치명적인 '암 유발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세포의 시계를 억지로 되돌려 미친 듯이 분열(증식)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조금만 통제를 벗어나면 iPS 세포는 이식된 환자의 몸속에서 무한 증식하는 끔찍한 괴물 종양(기형종, 테라토마)으로 돌변해 버린다. ![왼쪽에는 논란이 많은 인간 배아를, 오른쪽에는 정확히 같은 의학적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무해한 긁힌 성인 피부 세포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https://image.pollinations.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