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금지화목토. 지구를 비롯한 7개의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세월은 몇 백 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천왕성과 해왕성이 그 대열에 합류하고, 그 외 수많은 소행성과 왜소행성, 혜성, 운석들이 함께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역시 고작해야 몇 십년입니다. 이들의 공전 궤도를 분석하기 위해서 아직도 전세계 곳곳에서 연구가 되고 있는데,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 궤도들이 태양계의 생성 이후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것 사실 역시 밝혀졌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최근 연구에 의해 목성은 원래 현재보다 4배 멀리 존재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행성들의 궤도–대체로 궤도 장반경-가 달라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행성 이동 이론(Planetary Migration Theory), 혹은 행성 이주 이론이 도입되었습니다.
외계 행성의 발견과 행성 이동 이론(Planetary Migration Theory)의 등장
행성 이동 이론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태양계 바깥의 외계 행성들이 발견된 이후입니다. 태양과 같은 주계열성 주위를 돌고 있는 외계 행성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1995년 제네바 대학의 미셸 마이어(Michel Mayor)와 디디에 쿠엘료(Didier Queloz)였습니다. 이들은 페가수스자리의 51번 별 주위를 돌고 있는 페가수스 51b를 분광사진으로 발견했습니다. (최초로 발견된 외계행성은 처녀자리에 위치한 중성자별 PSR B1257+12였다.) 페가수스 51b는 질량이 크고 모항성과의 거리가 가까워 쉽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이러한 특징은 기존의 행성 탄생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잠시만 눈을 돌려 우리의 태양계를 살펴봅시다.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8개의 행성들을 두 가지로 분류하면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4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준에서 비교가 가능하지만 크게 질량이 작고 태양과 가까운 암석형 행성들을 지구형 행성, 질량이 크고 태양과 멀리 떨어져있는 가스형 행성들을 목성형 행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둘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들이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당연히 태양계가 아닌 다른 항성계에서도 행성이 저 두가지 종류 중 하나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처음 발견한 외계 행성부터 우리 태양계의 기준에서 벗어났던 것입니다. 당시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이렇듯 목성과 비슷한, 혹은 그보다 무거운 가스형 행성들이 모항성 가까이에서 공전하고 있을 때 이들을 ‘뜨거운 목성’들이라 부릅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3296개의 외계 행성 중 이러한 ‘뜨거운 목성’들이 상당수 존재하면서 과학자들은 이를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이 필요했습니다. (2019년 3월 21일 기준) 그 과정에서 행성들의 공전 궤도가 변화한다는 행성 이동 이론이 등장했습니다. ‘뜨거운 목성’이라는 괴상한 존재 역시 생성 초기에는 행성계 바깥쪽에 위치해 있었다가 이후 안쪽으로 이동한 것이라는 설명을 가능하게 해준 이론이기도 합니다.
행성 이동의 원동력과 우리 태양계에서의 행성 이동
행성의 궤도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은 행성에 작용하는 힘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합니다. 행성계의 진화 과정에서 생성된 가스 원반이 궤도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질량이 큰 천체가 하나 지나가면서 주위의 다른 천체들의 궤도를 흩뜨려놓기도 합니다. 가스 원반으로 인한 이동의 경우 천체의 질량과 그 과정에 의해 다시 Type I, Type II, Type III로 나뉘는데 이곳에서 그를 깊게 다루기보다는, 아래의 참고문헌 [2]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궤도가 안정된 이후에도 조석력이나, 다른 천체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튕겨지기도 합니다.
태양계의 행성들 역시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지금과 같은 위치에서 공전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질량이 큰 목성형 행성들의 경우 가스 원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고, 지구와 같이 질량이 작은 행성들은 가스와 함께 주위의 미행성체들의 영향까지 받게 됩니다. 목성의 경우에 앞에서도 말했지만 현재 궤도의 4배 이상 멀리 위치해있던 적도 있고, 한 때는 현재의 화성만큼이나 가까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연구에서 목성 주위의 트로이 소행성들의 궤도를 분석한 결과 이 주장의 신빙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태양계 너머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의혹들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은 우주에서 흔하지 흔한 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른 항성계과 끊임없이 비교당할 것입니다. 오늘 살펴본 행성 이동이론만 해도 외계행성계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가, 태양계의 행성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용되기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앞으로 더 밝혀질 행성계들의 비밀들,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필요한 피직스 2019 봄호
작성자: 17-005 강희수
분야: 천문학
참고문헌
[1] NASA Exoplanet Archive https://exoplanetarchive.ipac.caltech.edu/ (Retrieved March 29, 2019)
[2] Lubow, S. H., Ida, S. (2011). "Planet Migration". In S. Seager. Exoplanets. University of Arizona Press, Tucson, AZ. pp. 347–371
[3] NASA-Jupiter’s Youthful Travels Redefined Solar System
https://www.nasa.gov/topics/solarsystem/features/young-jupiter.html#backtoTop
[4] Pirani, S., Johansen, A., Bitsch, B., Mustill, A.J. and Turrini, D. (2019) “Consequences of planetaru migration on the minor bodies of the early solar system”, Astronomy & Astrophysics, v.623 (2019) arXiv preprint arXiv:1902.04591 (2019).
이미지
[1] 커버 이미지, Protoplanetary Disk
NASA; http://origins.jpl.nasa.gov/stars-planets/ra4.html
[2] 51 Pegasi b v3
Debivort [CC BY-SA 3.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3]Solar System
NASA
ⓒ KOSMOS Needed Phys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