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지식더하기 추출에서 생산으로 전합성

희귀한 주목나무 껍질에서 항암제를 쥐어짜던 시대에서 벗어나, 실험실에서 탄소 원자를 레고처럼 조립해 100% 똑같은 '택솔'을 뚝딱 만들어내는 '전합성(Total Synthesis)' 화학의 마법을 다룬다.

편집부 · 2023년 10월 16일 · 읽는 데 4분

유기 화학, 빛나는 유기 화학 실험실의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념적 이미지로, 원시 탄소 원자가 원유에서 맹렬하게 떠올라 복잡하고 빛나는 녹색 의료 분자(Taxol)로 완벽하게 뭉쳐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기 화학, 빛나는 유기 화학 실험실의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념적 이미지로, 원시 탄소 원자가 원유에서 맹렬하게 떠올라 복잡하고 빛나는 녹색 의료 분자(Taxol)로 완벽하게 뭉쳐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1960년대, 과학자들이 태평양 주목(Yew Tree) 나무껍질에서 유방암을 완벽하게 때려잡는 기적의 항암 물질 '택솔(Taxol)'을 발견했다. 전 세계 암 환자들이 환호했지만, 기쁨도 잠시 끔찍한 비극이 닥쳤다. 환자 1명을 치료하려면 100년 된 주목나무 6그루를 껍질을 벗겨 처참하게 죽여야 했기 때문이다. 나무를 갈아 쥐어짜는 식(추출)으로는 전 세계의 모든 주목나무를 다 베어내도 환자들을 살릴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유기 화학자들이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자연에서 못 구하면, 우리가 실험실에서 석유 찌꺼기를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서 100% 똑같이 만들어버리면 되잖아?" 생명체가 만들어낸 기가 막힌 분자 구조를 텅 빈 비커 속에서 원자 단위로 똑같이 빚어내는 궁극의 연금술, '전합성(Total Synthesis)'의 화학적 기적을 파헤쳐 보자.

자연을 표절하다, 유기 화학의 설계도

전합성(Total Synthesis)이란, 흔하고 값싼 단순한 화학 물질(탄소, 수소 등)을 지지고 볶아서, 자연에 존재하는 미치도록 복잡한 천연 물질(약초의 성분 등)을 0에서부터 100까지 완벽하게 합성해 내는 학문이다. 거대한 레고 성(천연 물질)을 짓기 위해, 설명서도 없이 완성된 성을 분자 단위로 다 박살 내어 분석한 뒤, 가장 밑바닥 기초 블록부터 화학 반응을 이용해 차근차근 똑같이 층을 쌓아 올리는(역합성 분석) 지독한 설계 과정이다. 이 기술 덕분에 인류는 버드나무 껍질을 끓여 먹는 대신 비커에서 '아스피린'을 뚝딱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입체의 저주, 오른손과 왼손(카이랄성)

전합성에서 가장 끔찍한 장벽은 '카이랄성(입체 이성질체)'이다. 우리 양손을 보면 똑같이 생겼지만 겹쳐지지는 않는다. 분자들도 마찬가지여서 성분은 100% 똑같은데 3D 공간에서 방향만 반대(거울상)로 뒤집힌 분자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른손 방향 분자(택솔)는 기적의 항암제인데, 방향이 잘못 꼬인 왼손 방향 분자가 섞여 들어가면 끔찍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맹독이 되어버린다(탈리도마이드 사건). 화학자들은 이 저주를 피하기 위해, 특정 촉매(마법의 열쇠)를 써서 내가 원하는 방향(오른손)으로만 분자가 딱딱 꺾여서 조립되도록 강제하는 미친 정밀 공정(비대칭 합성)을 개발해 내야만 했다. 왼쪽에는 수백 그루의 죽은 주목나무가 알약 한 알을 위해 잘려 나가는 환경 파괴를, 오른쪽에는 마법처럼 정확히 같은 알약을 생산하는 깨끗하고 빛나는 화학 비커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

에베레스트 정복, 택솔 전합성의 성공

택솔은 탄소 고리가 미로처럼 얽혀있고 산소와 질소가 기괴하게 붙어있는, 유기화학자들에게는 에베레스트산과 같은 최악의 난이도였다. 1994년, 화학계의 전설 로버트 홀턴과 K.C. 니콜라우 교수가 마침내 40단계가 넘는 미친 화학 반응을 릴레이로 거치며 비커 속에서 완벽한 100% 인공 택솔 분자를 조립해 내는 데 성공한다. 단 1%의 수율(성공률)이라도 중간 단계에서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끓여야 하는 수십 년의 피 말리는 사투 끝에, 자연이 수억 년간 진화시킨 분자 건축물을 인간이 똑같이 베껴 짓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반합성의 타협, 주목나무 잎사귀

홀턴의 전합성은 위대한 과학적 성취였지만,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기에는 과정이 너무 비싸고 복잡했다. 결국 과학자들은 꼼수를 냈다(반합성). 주목나무를 베어 죽이는 대신, 금방금방 자라는 '주목나무 잎사귀'에서 택솔의 뼈대가 되는 반제품(10-DAB)을 추출한 뒤, 화학 공장에서 나뭇가지 몇 개만 더 갖다 붙여서 택솔을 완성하는 기막힌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덕분에 나무도 살리고 항암제 가격도 기적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빛나는 파란색 분자 퍼즐 조각이 분자 열쇠(효소 및 촉매)를 사용하여 정확하게 잠겨 거대하고 빛나는 약물 분자를 형성하는 것을 보여주는 전합성 반응의 미세한 청사진](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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