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좋아하는 고기! 고기는 구워 먹어도, 삶아 먹어도, 튀겨 먹어도, 그냥 생으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생으로 먹는 것은 크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2010 12월 한 남성이 얼굴이 퉁퉁 붓고 근육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는 지난 달 회사 사람들과 맷돼지 파티를 벌였고, 맷돼지 육회를 먹었습니다. 이 남성을 아프게 한 것은 바로 맷돼지 생고기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맷괘지 생고기 속에 사는 선모충입니다.

선모충, 그래서 누군데?
선모충, Trichinella spiralis는 선형동물문 유침목 선모충과의 기생충으로 수컷은 1.4 ~ 1.6mm, 암컷은 3 ~ 4mm입니다. 선모충은 돼지, 쥐, 고양이, 사람 등의 소장에 기생합니다. 이 남성은 맷돼지 회와 함께 엄창난 양의 선모충 유충(3기)을 먹었습니다. 선모충 유충(3기)는 이틀만에 성충으로 자라 소장에서 순식간에 번식을 해버리고 1기 유충을 무수히 많이 낳습니다. 이 유충들은 혈관을 타고 몸 전체로 퍼집니다. 근섬유에 자리를 잡은 유충들은 3기 유충으로 자란 뒤 새로운 숙주를 기다립니다. 선모충의 유충은 사람 몸에서 4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이 남성이 얼굴이 부었던 이유는 선모충 유충이 얼굴로 몰려가 염증을 일으켰기 때문이었고, 근육통은 근섬유에 선모충이 파고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는 치료가 되었지만, 모든 선모충 환자가 건강하게 치료되지는 않습니다. 환자의 5 ~ 20% 정도는 유충이 심장을 침범해 염증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유충이 뇌에 들어간 경우에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선모충 발병례가 7번 밖에 없다는 것이고, 안타까운 점은 제대로 진단을 못해서 보고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는 점입니다.
선모충, 사람
선모충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3,000여년 전 미라에서도 선모충이 발견되었습니다. 과거 사람들도 선모충에게 많은 시달림이 있었고, 그 원인이 돼지고기였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 성경책에 쓰인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구절과, 모하메드가 돼지고기를 금지한 것 등등이 선모충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라는 학자들의 추측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선모충 발병례는 총 7번이 있습니다.
1997년 12월, 지리산에서 잡은 오소리를 먹고 30대 남자 네 명이 걸렸습니다.
2001년 2월, 강원도 인제군에서 다섯 명이 맷돼지를 먹고 걸렸습니다. 맷돼지를 먹고 선모충에 걸린 우리나라 첫 사례입니다.
2002년 2월, 강원도에 살던 40대 남자가 아내, 장인, 장모와 멧돼지를 먹고, 네 명 모두 선모충에 걸렸습니다.
2003년 3월, 강원도 인제군의 주민 13명이 트럭에서 파는 멧돼지 육회를 나눠먹은 뒤 모두 선모충에 걸렸습니다.
2010년 11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잡은 멧돼지를 회사 사람들끼리 먹었고, 육회를 먹은 10 명이 선모충에 걸렸습니다.
2010년 12월, 강원도에서 사냥해 온 멧돼지를 마을주민 20여명이 나누어 먹었고, 육회를 먹은 12명만 선모충에 걸렸습니다.
2012년 8월, 충북의 한 식당에서 자라회를 먹고 여섯명이 감염되었습니다. 파충류를 먹고 선모충에 걸린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사례입니다.

사실 회와 생고기를 즐겨 먹는 우리나라 사람 치고는 생각보다 적은 수치입니다. 그렇지만 이게 선모충의 절대적 수가 적은것인지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는것인지는 모릅니다.
맺으며
선모충은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기생충이지만, 예방하는 방법은 매우 쉽습니다. 그저 돼지고기를 구워 먹기만 하면 뒤는 것입니다. 모두 돼지는 구워 먹어서 선모충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합시다.
바라던 바이오 2019 봄호
작성자: 19-046 박준혁
분야: 기생충학
참고문헌:
[1] 네이버 캐스트 - 선모충, 멧돼지를 날로 먹지 마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6244&cid=58943&categoryId=58962
이미지:
[1] The fifth outbreak of trichinosis in Korea. Rhee JY, Hong ST, Lee HJ, Seo M, Kim SB. Korean J Parasitol. 2011 Dec
[2] https://www.uv.es/imeval/IMV_hist/triquinosis.html
[3] Richard Bartz, Munich Makro Freak
[4]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408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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