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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더하기] 푸른 종소리? 붉은 울음?

최종 수정일: 2020년 10월 16일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향료를 뿌린 듯 곱다란 노을...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위의 시구들이 익숙한가? 이는 순서대로 김광균 시인의 외인촌, 데생, 그리고 서정주 시인의 문둥이라는 시에서 인용한 문장이다. 우리는 이를 공감각적 심상이라고 부른다. 이는 하나의 감각, 즉 이미지를 전혀 다른 감각에서 비롯된 이미지와 연관 지어 복합적으로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 시간에 흔히 접했듯, 이러한 예시는 위의 세 가지 이외에도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이러한 문장은 꼭 시 속에서만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조금 특별한 일상’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감각이란?

공감각이라는 단어는 ‘공감각적 심상’이라는 문구의 중간에서도 볼 수 있다. 모두의 추측과 같이 – 혹은 놀랍게도 - 공감각이란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이 연관되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는 ‘synesthesia’라고 하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 언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함께라는 뜻을 가진 ‘syn-’과 감각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aisthēsis’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여기서 잠깐, 어쩌면 벌써 한 가지 의문이 들었을 수 있다. 우리 몸에 다섯 가지밖에 존재하지 않는, 심지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자극을 받아들이는 기관들이 함께 느껴지다니. 그런 현상이 가능한 걸까? 그러나 이는 분명 과학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이다. 다만 드물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잘 모를 뿐이다.


전체 인구의 2~4% 정도의 비율로 존재한다고 알려진 ‘공감각자’는 그 종류부터 다양하다. 우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감각의 종류는 몇 가지인지 먼저 알아보자. 색을 받아들이는 시각, 소리를 듣는 청각, 냄새를 맡는 후각, 맛을 느끼는 미각, 접촉을 느끼는 촉각, 총 5가지이다. 이로부터 판단하자면 아마도 색에서 맛을 느끼는 공감각, 냄새에서 소리를 느끼는 공감각 등 총 20가지 공감각이 이 세상에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공감각은 총 60가지에 달한다. 소리가 맛과 접촉 두 가지의 감각을 유발하는 경우와 같이 세 개 이상의 감각이 연합하는 경우, 그리고 음정이, 혹은 음색이 색으로 나타나는 등 세부 특징과 감각이 연합하는 경우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감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공감각에 대한 원인은 아직 명백히 밝혀진 바가 없다. 과학자들은 뉴런의 과도한 연결, 감각 신호의 뇌 영역 이동, 특정 유전자에 의한 발현 등 다양한 이유를 제시했으나, 연구는 그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이는 한때 공감각이 과학의 영역이 아닌 예술과 상상의 영역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이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신경학자 리처드 사이토뤽이 공감각과 신경생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1980년대 이후이다. 일련의 연구를 통해 공감각은 원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여느 감각처럼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감각자는 가족 또한 공감각자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 그 근거가 될 수 있다.


공감각의 대표적인 종류

1) 색-자소 공감각


색-자소 공감각이란 글씨에서 색을 느끼는 공감각을 의미하며, 이는 가장 흔한 공감각의 종류이기도 하다. 위의 그림을 보자. 왼쪽의 그림을 보고서 2가 어디 있는지, 또 몇 개 있는지를 단번에 말할 수 있겠는가? 아마 일반적으로 힘들 것이다. 당장 숫자가 어디 있는지도 바로 찾을 수 없으며, 2를 찾아도 자신이 찾은 것이 전부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5와 2를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 색-자소 공감각자라면 이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혼자서 다른 색을 띄고 있는 숫자가 총 몇 개인지만 확인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2) 움직임에서 소리를 듣는 공감각


움직임에서 소리를 듣는 시각-청각 공감각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 공감각에 대해 들으면 어쩌면 놀랄 수도 있다. 움직임과 소리라는 두 가지는 연결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영상을 보자.



이 공감각이 발견된 것은 미국의 코크 교수 때문이다. 자신의 컴퓨터 화면보호기를 보고서는 소리가 난다고 대답한 자신의 방문객에게 흥미를 느껴 동일한 현상을 느낀 사람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3명의 공감각자를 더 찾아낼 수 있었다. 이런 단순한 영상에서 소리를 느낀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3) 소리를 색으로 느끼는 공감각


색청이라고 불리는 이 공감각은 작곡가나 음악가 등 예술가에서 더 높은 빈도로 찾아볼 수 있는 공감각이기도 하다. 과거 한 라디오 채널에 등장한 사연으로 크게 알려졌는데, 이 사연자의 경우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색이 어지럽게 섞여 앞을 보기 힘들어지는 등 다양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바라던 바이오 2019 여름호

작성자: 18-101 정예진

분야: 뇌과학

참고문헌:

[1] 사이언스온 - '푸른' 종소리를 '보는' 공감각자들에 비친 세상은

http://scienceon.hani.co.kr/133809

[2] 동아사이언스 - [강석기의 과학카페]'푸른' 종소리 '보는' 공감각의 비밀 풀렸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1730

[3] The Science Times - 공감각의 수수께끼 풀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3%B5%EA%B0%90%EA%B0%81%EC%9D%98-%EC%88%98%EC%88%98%EA%BB%98%EB%81%BC%EB%A5%BC-%ED%92%80%EB%8B%A4

이미지: (-> Bold 꼭꼭!)

[1] pixabay

[2] http://scienceon.hani.co.kr/133809

동영상: (-> Bold 꼭꼭!)

[1] http://scienceon.hani.co.kr/13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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