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원자시계를 넘어 광시계로!

측정이란?

측정이란 기준에 따른 양을 얻어내는 것이고 그 기준이 ‘단위’이다. 단위를 이용하면 자의 눈금과 같은 눈금으로 원하는 양을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단위는 과학 기술로 정확하게 구현가능해야 하며 불변성을 지녀야 한다. 눈금 중에서도 시간에 해당하는 눈금은 ‘초’이다. 1초 동안에 일어나는 주기적인 운동의 개수를 ‘진동수’ 또는 ‘주파수’라고 하며 그 단위는 ‘Hz’이다. 1960년 이전에는 cycles per second를 줄여 cps를 단위로 썼었는데 1960년 이후부터 독일의 과학자 하인리히 헤르츠의 이름을 붙여 Hz로 바뀌게 되었다. 국제단위계 SI에서 ‘초’는 세슘주파수의 값을 Hz 단위로 나타내었을 때 9,192,631,770 Hz으로 고정하여 정의한다. 이때의 세슘주파수는 Cs-133 (원자량 133의 세슘을 의미) 의 섭동이 없는 바닥 상태의 초미세구조 사이의 전이주파수를 의미한다.


원자시계의 등장

‘일’은 해가 머리 위로 다시 뜰 때까지의 시간 간격, ‘달’은 달의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 간격, ‘해(년)’는 계절을 변화시키며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 간격을 나타낸 것이다. 천체의 운동을 통해 일, 달, 해의 개념을 만들었지만 그보다 더 작은 단위인 시, 분, 초의 눈금을 단순히 등분시켜서 나타내기에는 하루의 길이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조화진동자를 이용해야 한다. 좋은 진동자사 되기 위해서는 진동수가 높으면서 그 진동이 줄어드는 폭이 작아야 하며 이를 진동자의 Q 인자라고 하며 그 값이 클수록 좋은 진동자에 해당된다. 조화진동자의 대표적인 예는 진자이다. 진자는 물체의 질량이나, 진폭에 의존하지 않고 진자의 길이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눈금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실제 시계로 구현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과학자 호이겐스였다. 1920년대에 수정결정에 전기장을 가했을 때 생기는 주기적인 운동을 이용한 수정진동자가 처음 등장하였고 Q 값은 진자에 비해 100배 이상 높았다. 일정한 진동자를 이용하여 시간 눈금을 만드는 장치를 통칭하여 ‘시계’라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계는 내부에 일정하면서 높은 진동수로 진동하는 진동자와 시, 분, 초를 만들어 내는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시계에 사용되는 진동자의 대표적인 예가 앞에서 언급한 수정진동자인데 진동수가 온도나 습도와 같은 주변 환경에 따라 값이 바뀌기 때문에 수정진동자의 진동수가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는 ‘주파수 기준’이 필요했다. 1879년 영국의 윌리엄 톰슨은 “Elements of Natural Philosophy”라는 잡지에 처음으로 원자를 주파수 기준으로 삼는 원자시계를 고안했다.


[그림1] 스트론튬 원자시계, 3000억년에 1초의 오차가 난다.

[그림2] 세슘원자시계 / 잭 페리 Jack Parry(좌), 루이스 에센 Louis Essen(우)

194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암모니아를 사용한 시계를 통해 원자시계의 초기 형태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1955년 영국 NPL의 Essen과 Parry가 세슘원자를 이용한 원자시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초의 정의 - 세슘원자의 주파수

세슘은 1족 6주기의 원소다. 여러 동위원소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원자량 133인 세슘을 초의 정의에 사용한다. Cs-133은 양성자 55개, 중성자 78개, 전자 55개를 가지고 있다. 그 중 54개는 매우 안정적인 위치에 있고, 가장 바깥의 1개의 최외각 전자는 전자기파를 흡수하여 여러 높은 에너지 층을 오갈 수 있다. 전자는 에너지 층에 머물게 되는데 전자가 가장 낮은 에너지 층을 채우고 있을 때를 바닥 상태라고 하고 높은 에너지 준위로 전자가 이동한 상태를 들뜬 상태라고 한다. 이때, 전자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에너지 준위는 연속적이지 않고 양자화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그림3] 세슘의 에너지 준위

바닥 상태도 원자핵의 영향으로 두 개의 층으로 다시 나뉘게 되는데 이것을 초미세구조라고 부른다. 둘 중 하나가 실제로 에너지 준위가 높지만 둘 다 기본적으로 바닥 상태에 있기 때문에, 거의 영원히 머물 수 있는 안정한 위치이다. 때문에, 이 둘 사이의 에너지 차이는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값이 9,192,631,770 Hz다. 섭동이 없는 바닥 상태란, 주위에 어떤 영향도 없는 상황에서의 에너지 차이 값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요소들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1초의 구현 - 원자시계

9,192,631,770 Hz 신호를 만든 다음 이를 원자에 조사하여, 전자가 들뜬 상태로 가는지 살펴 보며 그 주파수를 조정하면 되고, 1초는 이 주파수를 9,192,631,770으로 나누면 얻어지는 값이다.


[그림4] 세슘원자시계 동작의 개념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자시계는 크게 국부발진기와 물리부 그리고 1초를 만들어내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부발진기는 원자시계를 동작시키는데 필요한 주파수가 만들어지는 부분이다. 9,192,631,770Hz에 해당하는 진동수를 직접 만들지 않고 10MHz (1MHz= Hz) 신호로부터 주파수 합성기를 통해 해당 주파수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 10MHz 신호를 으로 나누게 되면 1초가 만들어 지게 된다. 세슘 원자의 주파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연속적인 측정이 어렵기에 측정과 측정 사이에 10MHz 신호의 주파수가 많이 벗어나서는 안 된다. 물리부는 실제로 세슘원자가 위치하여, 국부발진기에서 만들어진 주파수를 측정하는 부분이다. 상온에서 고체 상태의 세슘만을 모으기 위해서 매우 깨끗한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기체 성분들을 진공펌프로 제거한다. 여전히 남아 있는 성분까지 모두 제거하기 위해서 진공 챔버를 고온으로 구워 달 표면에서의 진공 정도에 해당하는 초고진공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슘 원자들은 가열되어 초속 수백미터의 속력으로 각양각색 운동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원자들마다 공진주파수에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는 1997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레이저와 자기장을 이용한 광자기 냉각 및 포획 기술로 해결된다. 원자가 냉각되어 초속 cm 수준까지 속력이 줄어들고, 공간상의 한 점으로 모이게 되면서 주파수 측정을 할 조건이 형성된다. 그다음, 세슘 원자로부터 공진주파수를 정확하게 측정해내야 한다. 모았던 원자들의 전자를 모두 [그림3]의 상태 1에 있도록 만든다. 국부발진기에서 만들어진 주파수와 원자의 공진주파수가 정확히 일치하면, 상태1에 있던 전자들이 모두 상태2로 가게 되는데 주파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전자 중 일부만 상태2로 가게 된다. 상태2로 간 전자들을 들뜨게 만들면 이후 자발적으로 빛을 방출하며 다시 상태2로 오게 된다. 이 빛의 세기를 측정하면 상태2에 있는 전자들의 개수를 알 수 있고 국부발진기에서 만들어진 주파수와 원자의 공진주파수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도 알 수 있다. 공진주파수와 국부발진기 주파수의 차이가 매우 작을 경우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두 신호의 위상의 차이를 이용하여 알 수 있다. 세슘 원자를 분수처럼 위로 날려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세슘분수시계는 정확도가 더 높다.

원자시계를 넘어서 - 광주파수 시계

앞서 얘기한 세슘분수시계는 초의 정의를 가장 정확하게 구현하는 원자시계다. 하지만 현재 기술적인 한계에 다다랐으며, 불확도는 10^-16 수준이다. 더 높은 정확도를 위해서는 공진주파수를 키워야 한다. 광주파수 시계(광시계)는 세슘의 공진주파수보다 1만배 이상 높은 광주파수 대역인 수백 THz (1THz = 10^12 Hz) 공진주파수를 가진 원자를 사용한다.


[그림5] 광시계 동작의 개념도

우리 나라의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공진주파수가 약 520THz인 이터븀이라는 원자를 사용한 광시계를 개발하고 있다. 세슘원자시계가 1Hz의 불확도 (예측의 불확실한 정도) 를 가진다고 가정했을 때 이터븀에 해당하는 공진주파수는 불확도가 10^-15 정도밖에 안 된다. 광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더 정확하고 세밀한 눈금으로 주파수 변화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정밀한 시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림에 묘사된 광주파수 시계의 구성은 세슘원자시계와 비슷하지만, 국부발진기가 진동자가 아니라 레이저가 사용된다. 세슘원자시계와 마찬가지로 원자를 이용하여 연속적으로 주파수를 측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측정하지 않는 시간 동안 주파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높은 안정도의 레이저를 사용하게 된다. 1초 동안의 상대 주파수 안정도가 세슘원자시계보다 최대 100배 정도까지 더 좋다. 500THz의 광주파수를 세거나 나눌 수 있는 전자장비가 없기 때문에, 광주파수로부터 1초를 만들기 위해 ‘광주파수 빗’이라는 장치를 사용하여 매우 일정한 간격의 레이저 모드를 통해 매우 정확한 주파수를 알아낼 수 있어 광주파수를 정확하게 셀 수 있다.


나가며

시간 측정의 역사는 자연현상의 주기를 이용하여 시간을 쟀던 먼 옛날부터 원자시계를 거쳐 광주파수 시계까지 발전해왔다. 현재 가장 정확한 시계는 가장 초반에 보았던 [그림1]의 시계로 3000억 년에 1초의 오차를 가지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10^-18 수준의 정확도를 가진 시계를 지구상에서 1cm만 들어 올려도, 일반 상대론에 의해서 예측된 중력에 의한 시간의 빨라짐을 관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에서 사용되는 여러 상수가 원자의 공진주파수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기에 고정된 값이었다고 생각했던 상수값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극한의 정확도를 가진 광시계는 새로운 시공간 측정도구로서 활용되어, 우리가 이때까지 측정해내지 못한 것들을 측정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광시계가 가져올 과학 혁명에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남윤우 학생기자 | Chemistr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horizon.kias.re.kr/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horizon.kias.re.kr/

[2] https://www.wikimedia.org/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조회수 186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