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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신경이 망가지는 질환 ‘파킨슨병’

최종 수정일: 2020년 11월 9일

요즘과 같은 고령화 시대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질병은 정신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매,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중 소개하고 싶은 것은 바로 파킨슨 증후군 입니다. 파킨슨 증후군이 나타날 경우 느린 운동, 정지시 떨림, 근육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와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매년 환자가 8%씩 증가하고 있으며 아직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만큼 전세계적으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파킨슨 증후군은 신경퇴행성 질환들과 2차성 질환으로 나뉩니다. 신경퇴행성 질환들은 주로 이상 단백이 신경세포에 쌓여서 신경세포가 괴사하여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파킨슨병, 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 치매, 피질기저하 변성과 같은 병들이 포함됩니다. 이 중에 가장 흔한 것은 파킨슨병 입니다. 파킨슨병을 제외한 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루이소체 치매, 피질 기저하 변성과 같은 병은 파킨슨 증상 외에도 치매, 자율신경계 장애, 눈 움직임의 장애 등 다른 추가 증상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외에 다른 종류들을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2차성 파킨슨 증후군은 이상 단백의 침착이 아닌 다른 이유로 파킨슨 증상이 생기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여기에는 뇌졸중, 일산화탄소 중독, 일본뇌염, 약물 중독, 외상 등이 포함된다. 파킨슨 증상을 야기하는 약물들로는 신경이완제인 크롤프로마진 (chlorpromazine), 하로페리돌 (haloperidol), 퍼르페나진 (perphenazine) 등이 있습니다. 다만 뇌졸중의 경우 뇌졸중이 한 번 생겼다고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예는 적으며, 보통 여러 번 반복된 다음에 발생합니다. 또, 머리에 강한 충격을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경우 파킨슨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외상으로 인한 뇌 좌상 때문입니다.


파킨슨 증후군이 왜 나타나는지는 정확히 규명된 바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알파 시뉴클레인이라는 이상 단백이 뇌세포에 쌓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아냈는데, 정작 이 이상 단백이 왜 쌓이는지는 아직 가설만 많고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았습니다. 파킨슨병의 경우 알파 시뉴클레인은 뇌와 몸통을 이어주는 뇌간에 먼저 쌓이기 시작해서 점점 분포를 넓혀갑니다. 뇌간의 아래 쪽에서 쌓이기 시작해서 중뇌피개의 흑색질까지 이르러서, 흑색질의 뇌세포가 50% - 70% 이상 파괴되면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 생깁니다. 약물 중독으로 흑색질이 파괴된 경우에도 급성 파킨슨병이 생깁니다.


흑색질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산하는 공장 같은 곳인데, 도파민은 뇌를 자극하여 동작을 정확하게 만들고 성취감과 같은 보상작용에 관여합니다. 파킨슨병의 경우 주로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의 뇌세포가 손상되어 손떨림, 느린 동작, 경직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알파 시뉴클레인이 뇌의 모든 영역에 퍼져나가게 된다. 대뇌 피질까지 퍼져 나가는 경우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알파 시뉴클레인은 뇌세포 안에서 뭉쳐져서 유리질봉입체인 루이소체를 만들게 된다. 알파 시뉴클레인 침착이 아직 뇌의 아래쪽에만 있을 때에는 위에 적은 대로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청반과 그 주변의 손상으로 인해서 렘 수면 장애 를 보일 수 있고, 후각 피질의 손상으로 냄새를 잘 못 맡는 경우가 있다. 렘 수면 장애가 생기면 자고 있을 때 꿈의 행동을 실제로 팔 다리를 움직여가며 하게 되어서, 가족들은 환자가 과격하게 잠꼬대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증상들이 파킨슨병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 있다고 해서 파킨슨병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냄새를 잘 못 맡을 수도 있는 것이고, 렘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이 흑색질까지 도달해서 도파민 생산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파킨슨 증상이라고 부르는 운동 증상이 생긴다. 초기에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동작들, 젓가락질, 글씨 쓰기와 같은 작은 도구를 쓰는 운동이나, 단추 잠그기 같은 동작들이 잘 되지 않는다. 흑색질의 도파민은 기저핵에서 분비되고, 기저핵은 대뇌 피질의 조정이 필요 없는 작업, 즉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별 생각 없이 하는 동작들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초기 증상 중에 대표적인 것은 걷는 속도의 감소, 걷는 중에 팔을 잘 흔들지 않는 것 등이다.


파킨슨병 하면 대체로 휴식성 손 떨림을 떠올리지만 손 떨림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거의 항상 나타나는 증상은 느리고 폭이 작은 동작 (서동증)이다. 참고로 손떨림이 질병의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 서동증이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비해 예후가 더 좋다고 한다. 도파민의 부족으로 운동피질이 제대로 자극되지 않아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동작은 대부분 폭이 줄어든다. 걸을 때 보폭이 줄어들고, 글씨도 계속 쓰다보면 처음에 비해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얼굴의 근육들도 덜 움직이게 되어 표정이 무표정해진다.


알파 시뉴클레인에 의한 신경 퇴행이 지속되면서 모든 증상은 시간이 갈 수록 나빠진다. 처음에는 한 손에만 증상이 있다가 반대편 손에도 증상이 생기고, 걸음이 단순히 느린 것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걷고 있으면 몸은 앞으로 계속 가는데 발이 쫓아가질 못해서 종종걸음을 치다가 넘어지는 일이 생긴다. 말기에는 극단적인 운동장애 때문에 침상에서만 누워서 생활하게 되기도 한다. 운동증상 뿐 아니라, 대뇌 피질까지 손상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인지 기능 저하, 환시, 자율신경계 장애 등과 같은 증상도 발생한다. 특히 인지 기능 장애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그 빈도가 현저히 높으며, 치매가 생기는 환자로 범위를 제한해도 그 발생율은 정상인의 2배를 넘는다.


안타깝지만, 파킨슨병은 현재 의학 기술로 완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치료 방법으로는 도파민의 전구체인 레보도파(levodopa)를 합성하였고, 말초에서 분해되지 않게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도 개발하게 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레보도파를 이용한 도파민 투약은 파킨슨병 치료의 뼈대가 된다. 이 약물을 통하여 파킨슨병 환자들의 수명은 길어지게 되었고,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은 사장되었다. 도파민을 염두에 둔 다른 약들도 개발되었는데,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 도파민 효현제나 분해를 억제하는 MAO 억제제, 아만타딘, 콤탄 등이 연달아 개발되었다. 그러나 어떤 것도 레보도파와 같은 극적인 효과를 얻지는 못했다.


레보도파는 칼비도파라는 약물과 함께 투여하게 된다. 칼비도파는 L-DOPA를 도파민으로 촉진시키는 DOPA decarboxylase라는 효소의 억제제인데, 레보도파가 이 효소에 의해 뇌가 아닌 다른 신체에서 도파민으로 촉진되어 레보도파가 뇌에 전달되지 못하는 현상을 예방해, 레보도파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병의 원인을 완전히 해결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또, 레보도파를 사용하면서, 약을 복용한지 5년 정도 지나면 약효가 듣지 않거나 레보도파로 인한 이상 운동증이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운동 동요가 왜 생기는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레보도파의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외 구토, 식욕부진, 환각 및 고혈압 등이 부작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도파민 효현제를 쓰면 운동동요는 더 늦게 발생하지만, 레보도파보다 효과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을 무렵에, 뇌심부 자극술이 개발된다. 뇌에 전극을 꽂아서 전류를 흐르게 하여, 전극이 꽂혀 있는 자리를 마비시키는 것인데, 과거 파킨슨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잘라내었던 기저핵의 일부(창백핵)나 시상을 실제로는 잘라내지 않고 기능만 마비시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창백핵이나 시상하핵에 뇌심부 자극술이 시도되었고, 이는 파킨슨 증상을 호전시켜줄 뿐 아니라 운동 동요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 효과가 전류로 뇌의 일부를 마비시켰기 때문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도파민 효현제는 주로 pramipexole 및 bromocriptine 등이 이용된다. 위에 서술된 것처럼 레보도파보다 확실히 효과가 못하나, 레보도파의 부작용인 이상 운동증을 지연시키는 목적으로 레보도파 투여 전 최대한 효현제로 버티기도 하거나, 파킨슨병이 진단되는 즉시 바로 투여하기도 한다. 특히 급작스럽게 부동성이 나타나게 될 경우 효현제 계열의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파민 효현제의 부작용은 충동조절 장애, 성욕 과다증 그리고 신경정신질환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여러 가지 약물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MAO 억제제나 글루타민 대사를 이용한 이상운동증 억제제 등이 개발되고 있다. Selegiline은 MAO B 효소의 활동을 억제시켜 레보도파의 대사를 줄이고 도파민의 활동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로 질병 초기에 쓰이게 되며,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 질병 말기에 레보도파를 대체하는 약으로도 쓰인다 그러나 효과는 레보도파와 도파민 효현제보다 떨어진다. 부작용으로는 기립성 저혈압, 두통, 불면증, 구역질, 구토, 발진 등이 알려져 있다. 그 외, 아만타딘이란 약물은 가벼운 파킨슨병의 치료제로 쓰이게 되며, 주로 이상운동증의 치료로 쓰인다.


비약물적인 방법으로,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많이 걷기를 권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단순히 걷기보다는 하체에 근육을 만들 수 있는 운동을 더 권하는 편이다. 중심을 잡는데 집중해야 하는 태극권 같은 운동도 효과가 있다.


그리고 백혈병 치료제인 타시그나의 주요성분인 닐로티닙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약물은 도파민을 생산하는 흑색질의 뇌세포가 변성되지 않게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

을 장기복용하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태아의 줄기세포를 이식해서 파괴된 흑색질을 복원하려는 치료법이 개발중인데, 만약 이것이 성공한다면 증상발전을 지연시킬 뿐인 레보도파 치료법보다 항구적인 근본 치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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