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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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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젊음을 향한 우리의 노력

평생 죽지 않고 사는 것, 불로장생은 가능한 일일까? 이는 먼 옛날부터 현재까지도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제이다. ‘죽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것은 ‘노화를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화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막을 수 있다면 우리는 평생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매초 죽어가고 있다

노화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노화’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노화’란 ‘인간이 태어나서 생명을 유지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신체적, 인지적으로 그 생명이 쇠퇴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말한다. ‘노화’란 이처럼 생명을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생명체는 세포 분열을 통해 성장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더 이상 어떠한 세포에서도 세포 분열이 일어나지 않으면, 생명체의 수명이 다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세포 분열이 일어날 수 있는 횟수는 한정되어 있을까? 세포 분열을 통해 생명체는 DNA를 새로운 세포에게 복제하여 생명 현상이 원활히 일어날 수 있게 한다. DNA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가지므로 복제 과정에서 이상이 생긴다면 우리 몸에는 치명적인 변화가 생긴다.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DNA의 양 끝에는 ‘텔로미어(telomere)’라는 일종의 보호 장치가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탓일까.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DNA를 보호하는 텔로미어라면 손상되지 않고 영원히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맞을 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초에 380만 개의 세포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는데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조금씩 줄어든다. 그리고 어느 순간 텔로미어가 모두 없어지면 세포 분열이 중단되어 결국 개체의 노화로 이어진다.




노화 억제와 질병의 딜레마

사람들은 텔로미어가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 ‘그렇다면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캐럴 그라이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와 그녀의 박사 과정 시절 지도 교수였던 블랙번 교수는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라는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단백질 효소를 발견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텔로머레이즈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당연하게 노화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서 텔로머레이즈가 항상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직 두 종류의 세포에서만 텔로머레이즈가 평소에도 작동하고 있었다. 한 가지는 생식 세포이고 나머지 하나가 우리를 딜레마에 빠뜨리게 되는데 그 세포가 바로 암세포였기 때문이다. 텔로머레이즈는 정상세포에서는 작동하지 않다가 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면 작동하기 시작한다. 암세포는 무한한 증식을 위해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는 텔로머레이즈를 작동시킨다. 때문에 항암 치료에 있어서 텔로머레이즈의 기능을 없애는 것은 하나의 전략이다. 텔로머레이즈가 더 이상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암세포는 소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상세포에서 텔로머레이즈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정상세포가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수명 연장을 위해 텔로머레이즈를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서 활성화시키게 되면 예상하기 힘든 생물학적 결과들을 초래하기 때문에 우리는 함부로 텔로머레이즈를 우리 몸에 적용시킬 수 없다. 즉, 생명체는 암에 걸리고 오래 살 것이냐, 암에 걸리지 않고 적당히 살 것이냐는 선택의 기로에서 후자의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진시황이 찾아 헤매던 불로초는 존재할까?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영생을 위한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다들 한 번씩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먼 여정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불로초는 실제로 존재할까?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에서는 우리가 오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은 생각보다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어떤 특별한 약효를 가진다거나, 정말 구하기 힘든 약초를 성분으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가장 대표적인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불리는 것은 당뇨병 약인 ‘메트포민’이다. 메트포민은 간에서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을 막고 장에서 포도당 흡수를 감소시키며, 체내에서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개선한다.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되면 말초 조직으로 포도당이 흡수, 사용되어 혈당이 감소하게 된다. 즉, 우리 몸의 세포가 에너지를 덜 쓰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세포는 ATP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AMP를 더 많이 만들게 되므로 단백질의 합성이 느려져 잉여 에너지가 생기게 되고 이 에너지가 노화 억제에 사용된다.


메트포민 말고도 두 가지의 약이 더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아카보스’라는 약으로 생쥐 실험에서 수컷과 암컷에게 미치는 영향이 서로 달라 과학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라파마이신’은 면역억제제로 그 효능에 노화 억제가 존재한다는 것이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증명되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면역억제제로써 사용되기 때문에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경우가 있기에 노화억제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왜 우리는 평생 죽지 않을 수 없을까

“나에게 이 약은 기적의 약입니다.” 앞에서 말한 메트포민을 복용한 뒤 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약을 계속 복용하고 있는 59살의 변호사 마이클 캔터가 한 말이다. 메트포민은 한 알에 50원이 조금 넘는 값싼 약이지만 암과 심장병, 치매 등 노인성 질병을 예방하고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해 줄 물질로 재조명을 받는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대학교의 노화 방지 연구팀은 지난 2014년 영국인 18만 명의 의료 기록을 조사한 결과 메트포민을 복용한 당뇨 환자가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보다 평균 15% 정도 더 오래 산다는 사실과 생쥐를 대상으로 메트포민을 투여한 결과 생쥐의 수명이 약 40%까지 늘어나는 것을 알아냈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을 바탕으로 TAME(Targeting Aging with Metformin)이라는 대규모 임상시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데 소비되는 시간은 약 2년, 소비되는 비용은 7천만 달러(한화로 약 750억 원)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 알에 50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약에 선뜻 750억 원을 투자하기란 그게 누구든 꺼려질 것이다.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기와 기름진 음식이 주식이며 흡연율도 높지만 유독 심장병에 걸리지 않아 이를 프렌치 패러독스, 즉 프랑스인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로 과학자들이 꼽은 것은 와인 안에 들어있어 항암과 항산화 작용을 하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물질이다. 이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수명 연장 효과가 확인되었지만 끝내 인간의 경우 수명 연장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사람들에게 잊혔다. 즉, 적당한 음주가 건강을 지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노화를 억제한다”, “수명을 연장한다” 이런 말들은 너무 거창해서 그 비결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명약이 미래에 개발될 수도 있다. 미래에 있을 나노의약의 발전은 노화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는 여러 과정들에 대한 복구를 통해 수명 연장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되며 몇몇 수명 연장 학자들은 치료상의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가 언젠가 환자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와 신체 일부 혹은 전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을 발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극저온의 온도가 신체 조직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오랜 세월 동안 최소화할 수 있다 하여 인체 냉동 보관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과학 기술의 발전과 연구가 이루어짐으로써 수명 연장에 계속해서 다가갈 것이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젊음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건강히 오래도록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김은성 학생기자 | Chemistry & Biology | 에세이


참고자료

[1]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책)

[2] 값싼 당뇨약 메트포민, ‘무병 장수약’으로 뜨나?(기사) https://imnews.imbc.com/

[3] 약학정보원 메트포르민 약리작용(약물백과사전) https://www.health.kr/

[4] 불로장수의 꿈, 인간의 최고 욕망 ‘노화시계’를 늦춰라(기사) https://www.sciencetimes.co.kr/

[5] 우리 몸은 1초에 380만개의 세포를 교체한다(기사) https://www.hani.co.kr/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How to Protect Our Telomeres with Diet (기사) https://nutritionfacts.org/

[2] 약학정보원 의약품 상세정보 https://www.health.kr/

[3] 레드 와인과 레스베라트롤이란? 포도주의 효능 및 주의사항 - 프렌치 패러독스 : 그라디움(효능백과) https://gradi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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