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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 초능력자는 심각한 수전증 환자?

10월 8 업데이트됨

마법의 소멸과 초능력의 등장

여러분들은 초능력에 대해 긍정적인가요, 아니면 부정적인가요? 흔히 초능력이라 하면 평범한 인간이 발휘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초능력의 역사는 초능력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한정하느냐에 따라 여러 이견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만 보통 현대의 초능력이라 하면 19세기 중반부터 생겨난 개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19세기 중반부터는 적어도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의 발달과 시대의 변화로 암흑시대 동안 믿어왔던 마법, 마술, 요괴 같은 비과학적인 상상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흔히 마법이라 불리던 것들은 세분되고 구체화하며 초능력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미국과 영국에는 강신술사라고 불리는 사기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자신이 선천적으로 남들과 다른 초자연적인 힘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주장합니다.


초능력 중에서도 특히 손을 대지 않고도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염력이 유럽에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이 자신이 염력을 쓸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1846년 프랑스에서 전기 소녀로 알려진 안젤리크 코틴과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가 전기적인 무형의 힘을 사용해 원격으로 가구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870년대 프랑스의 에두아르 부게 역시 의자를 염력으로 들어 올리는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1900년대에는 어떤 폴란드의 초능력자가 유리병을 염력으로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을 하자 영국의 마술사 윌리엄 매리어트가 이 속임수를 밝혀내기도 합니다.


「Rochas, Eugene A. A. L'Exteriorisation de la Motricité. 1896. Reprint, N.p., 1899.」 에 따르면 안젤리크 코틴은 자그마치 60파운드(약 27kg)의 탁자를 공중으로 띄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세기 중반, 대대적으로 유행하게 된 뉴에이지에 의해 초능력이 재발굴되기 시작했으며, 초능력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심지어 냉전과도 맞물려서 소련과 미국은 초능력을 군사적으로까지 이용하려 시도했습니다. 아직도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초능력이 단골 주제로 쓰이며, 많은 사람이 초능력을 얻기를 선망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초능력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물론 특정 물체와 특정 조건에 한해서는 물체를 공중부양시키는 것, 일종의 염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합니다. 자기 부상 기술이나 초전도체가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띄우려는 물체가 강한 자성을 가지고 있거나 초전도체여야 합니다.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여러분들은 실제로 염력과 같은 기술이 실현되어있다는 사실을 믿으시겠습니까?

기본적인 음향 공중부양 장치

공중에 물체를 띄우는 방법 자체는 간단합니다. 중력이란 생각보다 약한 힘이기 때문에 물체 주변에 적당히 높은 압력을 만들어주기만 한다면 베르누이의 원리에 의해 물체에 힘이 작용하게 되어 중력을 충분히 이겨내고, 공중에 떠 있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물체 주변에만 높은 압력을 만들고 그 압력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한 공간 내에 높은 압력과 낮은 압력이 공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파동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파동은 매질을 통해 운동이나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이며, 높낮이가 교차하는 가장 대표적이면서 단순한 예입니다. 이 파동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여러분이 듣고 계시는 소리입니다. 소리는 다른 말로 음의 파동, 음파라고도 불립니다. 높은 도는 공기 압력의 빠른 변화, 낮은 도는 공기 압력의 느린 변화로 발생하는 음파입니다.

이를 일찍이 알아봤던 독일의 과학자, 아우구스트 쿤트(August Kunt)는 1866년, 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쿤트관이라는 실험 장비를 개발합니다. 한쪽이 막혀있는 투명한 관 안에 가루를 넣고, 열려 있는 쪽에서 순음을 넣고 관의 길이를 잘 조정하면 관 내부에서 정상파가 생기는데, 이때 관 안의 가루가 반복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리가 공기의 주기적인 압력 변화로 이루어진 파동이라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였죠. 그는 이를 통해 소리의 속도를 파악하고자 실험 장치를 개발했지만, 이 안에서 소리라는 파동이 만든 공명은 우리에게 강한 공기의 주기적인 압력 변화를 만들며 가루들이 압력이 낮은 영역으로 쏠려 올라가는 현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쿤트관을 통해 소리가 공기 압력의 주기적인 변화로 생긴 파동임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인 1933년, 쿤트관을 통해 음파를 사용한 공중부양 실험의 가능성을 눈치챈 독일의 과학자 칼 뷕스와 한스 뮬러는 「Über einige Beobachtungen an schwingenden Piezoquarzen und ihrem Schallfeld (진동하는 피에조 수정과 음장에 대한 몇 가지 관찰 정보)」 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소리를 이용한 액체의 공중부양 실험이 발표되었으며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작은 알코올 방울이 중력을 무시하고 공중에 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자석도 아니고, 초전도체도 아닌, 그저 작은 알코올 한 방울이 말입니다.

1975년 미국의 과학자 위 마크(R.R.Whymark)는 「Acoustic Field Positioning for Containerless Processing」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우주 실험을 위한 음향 공중부양 장치의 개발을 알립니다. 그가 개발한 장치는 전력 100W 미만으로 액체와 고체를 공중부양시킬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우주와 비슷한 수준의 미세중력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장치는 고온과 저온 모두 문제없이 작동했기 때문에 벽면에 대한 오염 없는 융해 및 응고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몇몇 실험들 이후, 이러한 장치들의 가능성에 대해 확인한 NASA는 NTRS(NASA Technical Report Server)에 따르면 1983년부터 1992년까지 음향 공중부양 장치에 관한 연구들을 다수 진행하였으며,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과학자들은 더 다양한 환경에서, 더 단순한 장비를 사용하여 다양한 물체들을 안정적으로 공중에 띄우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더 무거운 물체를 공중에 띄우려는 연구를 이어나갔고 2001년 중국의 과학자 Xie와 Wei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음향 공중부양 장치를 더욱더 정교하게 설계했으며 이를 통해 고밀도의 텅스텐 공을 띄우는 데 성공합니다. 계속 연구를 이어나간 Xie는 2006년 음향 공중부양 장치를 이용하여 곤충을 공중에 띄우는 실험에 성공합니다.


각각 a, b는 개미, c, d는 무당벌레, e, f는 작은 물고기를 공중에 띄운 실험입니다.

음향 공중부양의 원리

소리를 사용하여 물체를 띄운다는 초능력처럼 보이는 이 실험들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실험 장치는 스피커와 반사판이라는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실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두 장치 간의 거리입니다. 스피커와 반사판 사이를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음파의 반 파장의 배수만큼의 거리를 유지한다면 진행 파동과 반사 파동이 서로 간섭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중첩된 음파는 진동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크게 변화하는 파동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파동이 제자리에 유지되는 공기의 강한 압력을 형성하며 물체의 종류와 상관없이 파동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면 대부분 공중에 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장치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스피커와 반사판 사이의 거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물체를 띄울 수 있는 위치도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음향 공중부양 장치는 아직 여러 가지 부분에서 염력보다 훨씬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향 공중부양 기술의 발달

한계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제 과학적으로 소리를 이용해 물체를 공중에 띄우는 기술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물체를 띄우는 음파를 적절히 조정하면 공중에서 물체를 움직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2013년 유명 저널 중 하나인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SA) 에는 「Acoustophoretic contactless transport and handling of matter in air」이라는 제목의 초음파 공중부양에 대한 재미있는 논문이 올라옵니다. 이 연구는 초음파 공중부양 기술로 띄운 여러 개의 액체 방울들을 공중에서 움직이고, 혼합시키는 장치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이 연구는 뒤이어 일본의 연구진들이 이어받습니다. 2014년 일본 도쿄대의 오키아이 요이치(Yoichi Ochiai)는 4면으로 둘러싸인 초음파 스피커를 이용해 0.6~2mm 정도 크기의 폴리스티렌 공들을 공중에서 3차원으로 조종하는 시연에 성공합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기술을 통해 작은 부품이나 액체도 문제없이 원하는 위치에 3차원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음향 공중부양 장치는 스피커와 반사판의 두 장치가 기본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매우 예민하고, 공중부양의 범위의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2015년 영국의 브리스톨 대학과 서섹스 대학의 연구진들은 이 공중부양의 한계를 깨는 데 성공합니다. 그들은 손바닥만한 스피커 어레이를 이용하여 그 위에 물체를 띄우고 다양한 방향으로 회전, 이동시킬 수 있는 소닉 트렉터 빔(Sonic tractor beam) 이라고 불리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존의 음향 공중부양 장치에서 반사판을 제거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반사판을 제거하고 40kHz로 작동하는 64개의 단일 스피커 어레이를 사용하였습니다. 스피커 각각이 만들어내는 음파의 개별적인 위상 특성을 조정함으로써 영국의 연구진들은 공가 중에 물체를 띄울 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회전시키거나 움직일 수 있는 초음파 공중부양 기술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영국 서섹스 대학의 interact 연구실은 2018년 Soundbender이라는 장치를 개발합니다. 이 장치는 음향 메타물질과 256개 스피커의 대형 어레이를 결합하여 장애물 주변으로 소리를 구부리고 장애물과 관계없이 물체를 공중부양시킬 수 있는 장치입니다. 연구진들은 이 장치를 이용하여 작은 공을 레고 피규어 위에서 공중부양하고 조정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뒤이어 브리스톨 대학의 연구진들은 256개의 스피커로 이루어진 대형의 어레이 두 개를 사용하여 25개의 폴리스티렌 공들을 공중부양시키고 동시에 독립적으로 조종할 수 있는 초음파 공중부양 소자를 발표합니다. 여러 개의 음파 트랩들을 만들고 독립적으로 조정하는 능력이 현실화되면서 어느새 염력이라는 능력이 우리 눈앞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공상과학 영화에서 염력을 쓰는 히어로들은 영화에서의 리얼리티를 추가하기 위해 40kHz의 음파를 발생시키는 엄청난 수전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신연재 학생기자│Physics│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aip.scitation.org/doi/full/10.1063/1.4989995

[2] https://link.springer.com/article/

[3] https://www.pnas.org/content/110/31/12549

[4] http://www.sussex.ac.uk/broadcast/read/46415

[5] https://www.bristol.ac.uk/news/2018/december/sound-waves.html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pinterest.co.kr/pin/

[2] 「Acoustic method for levitation of small living animals」, W. J. Xie

[3] https://science.howstuffworks.com/


첨부 동영상 링크

[1] https://www.youtube.com/watch?v=3MXVSdXZzpc

[2] https://www.youtube.com/watch?v=odJxJRAxdFU&feature=emb_logo

[3] https://www.youtube.com/watch?v=fk5I62PPMH4

[4]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2&v=zixzyeF25SY&feature=emb_l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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