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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에 대한 모든 것

최종 수정일: 2020년 9월 12일



우리는 매일 수십 가지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합니다. 이는 스스로 음식을 생산해서 만들어 먹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먹는 여러 가지 식품첨가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설사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식품첨가물의 유해성과 같은 부정적인 말만 들어 무조건적으로 식품첨가물에 반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식품첨가물은 인류의 음식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어찌 보면 소금과 후추 같은, 역사적으로 굉장히 오래된 향신료들도 식품첨가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요. 현대에는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과학의 힘을 빌려 음식의 맛을 향상시키고자 하였고, 여기에서 나온 것이 바로 지금의 MSG나 사카린 같은 식품첨가물입니다. 몇몇은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기도 하고, 설탕의 효과적인 대체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보존제나 산도조절제와 같이 음식이 상하지 않고 더 오래 가도록 하는 식품첨가물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공식품에는 이러한 식품첨가물이 필수적으로 들어가게 되고, 현대 사회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식품첨가물이 무엇인지, 어떤 작용을 통해 식품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고, 식품첨가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화학적으로 합성된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다며 ‘천연’이라는 단어로 홍보하는 상품들도 생겨났습니다. 물론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이 기사에서 식품첨가물이 뒤집어쓴 오명에 대해서도 다룰 것입니다.


그래서 식품첨가물이 뭐죠?

식품첨가물이란 말 그대로 식품에 첨가하는 물질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식품을 제조하고, 가공하고, 보존할 때,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상품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기호성을 증진시키며, 보존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도 비타민이나 유산균처럼 영양을 강화하고, 풍미와 외관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식품첨가물이 첨가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식품첨가물의 사용 목적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식품첨가물의 종류는 그 역할에 따라 굉장히 많습니다. 흔히 조미료라 불리는 향미증진제나 사카린과 같이 단맛을 내는 감미료, 천연색을 보완하는 착색료, 색을 선명하게 하는 발색제, 색소를 파괴하여 희게 만들거나 착색이 잘 되게 하는 표백제, 방향의 역할을 하는 착향료 등은 식품의 풍미와 기호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미생물의 증식을 막거나 사멸시키는 보존료와 살균제, 식품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산도조절제, 식품의 변색을 막는 산화방지제 등은 식품의 변질을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고, 조직이 적당한 형태를 갖추도록 하는 팽창제나 응고제, 점도를 높이는 증점제는 식품에 조직감을 부여합니다. 이외에도 혼합되지 않는 두 액체를 혼합할 때 쓰이는 유화제와 이를 돕는 호료, 물에 잘 녹지 않는 식품첨가물을 흡착시키기 위한 용제처럼 다른 식품첨가물의 작용을 돕는 식품첨가물도 있고, 제조공정 중 거품을 제거하는 소포제나 껌이 적당한 탄력성과 점성을 갖게 하는 껌기초제와 같이 식품의 제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식품첨가물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비타민 D가 보충된 우유, 비타민 C가 첨가된 과일 주스 같은 식품들의 경우에도 강화제라는 식품첨가물에 속합니다.


식품첨가물의 대표 주자, MSG와 사카린

식품첨가물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의 식생활과 함께 해 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후추나 소금, 설탕과 같은 향신료와 조미료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국물의 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 표고, 사골, 멸치 등을 이용하여 육수를 내었고, 음식에는 다진 마늘, 고춧가루, 소금, 설탕 등의 조미료로 맛을 돋우었습니다. 서양에서는 후추나 육두구 같은 향신료들이 매우 비싸게 취급받아 귀족이나 상류층들만 사용할 수 있기도 했고, 강황이나 계피, 각종 허브들을 이용해 강한 맛을 지닌 음식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향신료를 두고 나라 간의 무역 다툼도 일어났었고, 심지어 향신료가 전쟁이 발발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역사에서 식품첨가물, 특히 조미료와 향신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쓰였던 각종 향신료와 허브들. 대항해 시대였던 15~17세기에는 당시 매우 귀했던 향신료의 생산지를 점유하고자 강대국들이 서로 무역 경쟁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재료들을 만들려면 여러 손질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그래서 바로 등장한 것이 화학적인 공정을 통해 합성되는 식품첨가물이었습니다.


1908년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는 다시마가 육수를 낼 수 있는 원인이 글루탐산임을 알아내고, 다시마에서 이 성분을 추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굉장히 많은 양의 다시마가 필요했기 때문에 비효율적이었고, 그래서 그는 글루탐산을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들어내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하였습니다. 기쿠나에는 합성된 글루탐산을 물에 녹이기 용이하도록 나트륨과 결합시켰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글루탐산 나트륨, 우리가 줄여서 MSG(Mono Sodium Glutamate)라 부르는 것입니다.


MSG 이전에도 인공적으로 합성된 식품첨가물은 존재했었는데, 대표적으로 19세기 말에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사카린(saccharin)이 있습니다. 사카린은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같은 양의 설탕에 비해 300배 이상의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카린은 매우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낼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열량도 없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다만, 사카린은 제조 과정에서 부반응이 많고 원재료인 톨루엔과 중간 반응물, 부산물들이 매우 치명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정제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고, 설탕과는 달리 풍미가 있는 단맛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탕을 먹기 힘든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들에게 사카린은 설탕의 대체재로 각광받으며, 음식점에서 깍두기나 무김치에 사카린을 소량 첨가하기도 하는 등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카린을 만드는 과정. 그림에서 소개하는 제법은 Remsen-Fahlberg 법으로, 톨루엔에서 시작해 chlorosulfonation 반응, 아민화 반응을 통해 사카린으로 만든다.


사카린 이외에도 아스파탐(aspartame)이라는 감미료도 있는데, 설탕보다 200배 단맛에 사카린보다 가격도 비쌉니다. 그러나 사카린보다는 단맛의 질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많은 음료수에서 사카린 대신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아스파탐의 경우 페닐알라닌이라는 아미노산이 기본 구성 물질이기 때문에, 페닐알라닌을 분해하지 못하는 유전병인 페닐케톤뇨증 환자가 섭취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오해들

식품첨가물이 인류에 끼친 영향은 이처럼 수도 없이 많지만, 현대에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첨가물은 억울한 누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식품첨가물은 유해한 물질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어떤 물질이 식품첨가물로 지정받고 사용되기 위해서는 해당 물질의 기능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빙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여러 번의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사용되고 있는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식품첨가물로 허용받기 위해서는 단독투여 독성시험, 반복투여 독성시험, 생식/발생 독성시험, 면역독성시험, 발암성 시험 등의 안전성 평가 절차를 모두 통과해야만 합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확인되어 허용된 식품첨가물이라도 1일섭취허용량을 설정하여, 최소량의 원칙에 따라 그보다 훨씬 적은 양이 사용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이 식품에 첨가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으나, 우리는 애초에 천연과 합성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루탐산, 혹은 MSG를 예로 들자면, 고기에 들어있는 글루탐산이든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글루탐산이든 분자 구조가 똑같기 때문에 똑같은 감칠맛을 맛을 내는 글루탐산입니다. 본질적으로 식품첨가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식품은 자연식품이라도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식품첨가물은 그 수많은 물질 중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안전성을 평가한 뒤, 다양한 가공식품 제조에 사용하는 것일 뿐입니다. 식품첨가물로 사용되고 있다는 말은 이미 안전성이 확인된 물질이라는 뜻이기 떄문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MSG와 같은 식품첨가물은 현재 과도하게 사용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굳이 비싼 재료 들이지 않고 첨가물을 사용하면 이득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인데, 이는 음식마다의 개성이 사라지고 재료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신선하지 못한 재료들을 사용하고 식품첨가물로 소비자를 속이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분명히 이러한 점들은 현대 사회에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고, 사람들도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로 인해 애꿎은 식품첨가물이 누명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앞으로도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1] 「과학이라는 헛소리」, 박재용 지음, MID(엠아이디), 2018

[2] Wikipedia, Food additive, https://en.wikipedia.org, 2020

[3] 「2019 식품첨가물 위해평가보고서」, 식품의약품안전처, www.nifds.go.kr

[4] 「식품첨가물 바르게 알기 리플렛(전문가용)」,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www.nifds.go.kr

[5] 식품음료신문, “[하상도 칼럼(107)]식품첨가물①-역사와 규제”,

https://www.thinkfood.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808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www.yakup.com/news

[2] https://www.pngwing.com/ko

[3] https://www.wikiwand.com/en/Saccharin

[4] www.nifds.go.kr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KOSMOS BIOLOGY 지식더하기

작성자 | 경규한

발행호 | 2020년 여름호

키워드 | #식품첨가물 #MSG #사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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