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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정원 속의 바이오스피어

10월 19일 업데이트됨

부산에 살고, 미술을 사랑하는 교양이 넘치는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지난 6월 개장한 부산현대미술관이다.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이라면 모두 다녀왔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하지는 앟겠다. 다만, 건물 자체를 휘감고 있는 작품인 패트릭 블랑의 수직 정원은 조경학적, 생태학적으로도 그 가치가 큰 작품이라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을 듯 하다.





수직 정원은 건축물의 사방 외벽을 지역의 자생식물들로 뒤엎은 영구적인 작품으로서 미술관이 마치 풀꽃으로 뒤덮인 것과 같은 구도를 취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수직 정원이 태양빛만 받고 자랄 수 있도록 건물 내의 수로 설치가 매우 환경 친화적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물의 공급과 일조량만 보장될 경우에 영구적으로 그 초록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작품을 보고 내가 느꼈던 것은 해당 작품이 바이오스피어 2와 유사성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오스피어 2는 1991년 애리조나 사막에 건설된 일종의 폐쇄 생태계로서 콘크리트와 유리 등으로 외부와 차단하여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의 내부는 5개의 서로 다른 환경 구역으로 나눠졌고, 각각의 구역은 지구의 여러 환경을 미니어처화해 구현했다. 그에 따라 아마존 등 각종 지방에 있는 식물과, 300종에 이르는 동물을 골고루 넣어서 그야말로 생태계를 축소시킨 상태를 재현했다. 바이오스피어 2는 2000억원에 달하는 재산이 투입된 굉장히 대규모의 폐쇄 생태계였는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실패하게 된다.


우선 바이오스피어 내부의 공기들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었는데, 특히 이사놔탄소의 감소량이 심각하였다. 과학자들은 1년여가 지난 뒤에야 콘크리트로 만든 산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또한 대기 중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 감소로 인해 다양한 곤충들이 사라지게 되자 천적이 없었던 개미들이 대량으로 득세하게 되어서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결국에는 기를 수 있는 작물이 고구마와 옥수수 정도ㅁ바께 남지 않게 되어서 모두들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며, 예정되었던 100년은 커녕 2년도 채 보내지 못하게 실험 지원자들이 바이오스피어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이 외에도 여러 실패 원인이 존재하였는데, 나열하자면 우선 온대, 열대, 사막, 해양 기후를 모두 돔 안에 재현하려 했다. 다양한 생태 환경은 좋지만, 바이오스피어 2는 이 로망에 집착해서 불필요할 정도로 광범위한 생태계와 생물군을 갖췄다. 물론 내부 전체가 목초지라면 심심하기 짝이 없긴 하겠지만, 열대나 사막 같은 기후까지 재현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바이오스피어 2는 2년 동안 외부와 교류를 완벽히 차단하지도 않았다. 실험 중 공기 공급, 실험 초기의 응급 상황으로 대원 한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그리고 외부로부터 맥주도 몰래 들여갔다고 한다. 특히 이 부분은 진짜 실험 실패라기보다는 꿈은 원대한데 목표는 불분명한 실험 설계의 문제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심한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전문적인 의료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한된 자원밖에 사용할 수 없는 소수의 참여 인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에 사전 조치를 깔끔하게 했었어야 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바이오스피어가 존재한다. 영화 설국 열차에는 아주 작은 수족관이 존재한다. 그 수족관 속에는 각각의 생물종 간의 균형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십년이 넘는 열차 운행 동안 그 안에서 많은 물고기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 그 수족관보다 더 작은 생태계를 찾자면 씨몽키를 페트병 안에 기르는 경우도 바이오스피어의 예시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ㅓ한 폐쇄 생태계의 연구는 열린 생태계에서 하나의 생물종이 가지는 역할에 대해서 알게 해 줄 뿐 아니라 비생물적 요소들이 생물의 생존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시켜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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