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물은 용존산소량이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그 내부의 종속영양생물들을 시작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물이 망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늪은 악취가 나며 생물이 살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산소를 많이 접하는 폭포는 항상 생기가 넘칩니다. 하지만, 늪에서 악취를 생성시키는 바로 그 세균들이 하수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고, 심지어는 에너지를 만든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그 세균들은 놀랍게도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살아갑니다. 지금부터, 그들에 대한 UNIST의 응용환경생명공학 연구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개해보려 합니다.
혐기성 소화
혐기성 소화는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의 소화를 통해 유기 중합체를 이화시켜 다른 물질들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최종 반응물에 메탄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바이오가스를 얻는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기 중합체가 필요한데, 그것은 생물체를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하수에서의 슬러지(부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혐기성 소화를 통해서라면 하수에 포함된 유기물들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면서, 부수적인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 사용되는 혐기성 고세균이 바로 메탄생성균입니다.

이창수 교수님의 연구실에서는 그 재료를 해조류에서 찾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 온난화와 부영양화의 결과로 대형 조류가 번성하고 있는데, 이들은 높은 유기물 함량을 가지면서도, 식량 자원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효과적인 재료입니다. 또한, 보통의 바이오매스 산업을 어렵게 하는 단단한 화합물인 ‘리그닌’ 역시도 목질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더 적게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조류의 경우에는 세포벽을 구성하는 주요 물질인 ‘얼반’에 황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 함유량이 높을 경우 혐기성 환경에서 황환원세균이 번성하기 쉽고, 황환원세균과 메탄생성균은 동일한 기질을 이용하기에 황의 양이 많을 경우 메탄 발생 효율이 감소합니다. 또 황환원세균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황화수소는 유출될 경우 큰 위험이 있기도 하며, 그 자체로도 바이오가스의 오염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즉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해조류 기반 혐기성 소화의 큰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가지의 반응조
이런 혐기성 소화의 방법은 기존엔 CSTR이라는 반응조를 사용했습니다. CSTR 반응조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바이오매스가 계속 유입되며 완전교반 상태로 운전되지만 반대로 미생물 유출 역시 꾸준히 되기에 완전한 처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새롭게 제시된 SBR을 사용할 경우에는 4단계로 반응의 시간을 달리함으로써 미생물을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SBR이 CSTR에 비해 어떤 이득을 가지는지에 대해 알아봅니다.


SBR 반응조의 단계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Fill, React, Settle, Decant가 그것으로, 이들은 시간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Fill은 기질과 미생물을 채우는 과정, React는 교반을 통해 이들을 반응시키는 과정, Settle은 이들을 침전시켜 유기물들을 아래에 고정시키는 과정, Decant는 처리수들을 흘려보내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로부터 볼 수 있듯이 CSTR의 단점이었던 미생물의 유출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SBR 공법은 반대로 말하면 메탄생성균만이 아니라 황환원세균 역시 반응조 내에 잔류시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황 비율이 높은 대형조류를 혐기성 소화시킬 때, 과연 SBR이 긍정적인지에 대해 알아봅니다.
CSTR vs. SBR. 그 승자는?
이 논문에서는 그것을 정량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미생물 분석부터 공정인자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알아보았습니다. 무려 1년 이상이나, 수작업으로 SBR을 구성하고, 매일매일 분석하는 과정은 매우 힘들었음이 분명합니다. 제가 딱 하루만 조금 체험해보았는데도 정말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도, 교수님의 연구실에는 자동 반응조와 함께, 이러한 분석들을 어느 정도는 자동으로 해주는 여러 기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얻어진 메탄 형성 결과는 아래에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SBR 반응조는 CSTR 반응조보다 높은 COD 분해량을 나타냈는데요, COD는 하수처리공법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인자 중 하나로서, 하수 내의 유기물을 분해하기 위한 화학적 산소 필요량을 의미합니다. 즉 Rs는 유기물 분해에서 높은 효율을 보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기물 하중이 높은 Phase5에서도 안정적인 바이오가스 생산과 효율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 앞서 언급했던 중요한 요소인 황 생성에 관련해서도, 황화 수소 함유량은 두 반응조에서 거의 비슷했지만, 황환원세균의 양은 1.3배에서 10배에 이르는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즉, 황환원세균이 많은 양 반응조 내에 유지되더라도, 그만큼 많은 메탄 생성균이 유지되기 때문에 CSTR 반응조에 비해 더 높은 메탄 형성 효율을 보였습니다.
이런 공정인자만이 아니라 연구에서는 미생물 개체군에 대한 연구 역시 진행되었습니다. CSTR 반응조의 용액, SBR 반응조의 용액, 그리고 SBR에서 디캔팅된 용액 세 가지에서 미생물 DNA를 DGGE 기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SBR에서 주가 되는 세균은 박테리아 중에서도 외부 환경 스트레스를 잘 견디고 복잡한 유기물을 잘 분해하는 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SBR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그 결과로서, 아세트산을 기질로 이용하는 Methanosaetaceae 세균이 높은 비율로 나타남을 보였고 휘발산 중에서도 아세트산이 가장 중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수소 기반 황환원세균과 아세트산 기반 황환원세균 중 비교적으로 황산염에 대한 높은 친밀도를 가지고 있는 수소 기반 SRB가 번성하면서, 수소를 기질로 사용하는 메탄 생성균보다는 아세트산을 기반으로 하는 세균의 양이 증가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SBR에서는 CSTR보다 높은 메탄 생성 효율과 COD 제거량이 나타났으며, 높은 유기물 하중과 적은 하수의 처리시간에도 안정성이 돋보였습니다. 황환원세균이 번성한다는 단점이 있겠지만, 그 결과로서 나오는 황화수소의 양은 거의 차이가 없었기에 결론적으로 SBR 공장은 대형 조류를 비롯한 다황 기질의 혐기성 소화에 CSTR 공정보다 효과적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도시공학과 생명과학이 만나다
이 연구는 단순한 생물분야가 아니라, 도시환경 분야와 생명과학이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생명과학을 줄기세포, 인공 장기와 같이 인체 치료를 목적으로만 사용한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메탄 생성균처럼 인간의 삶에 필요없어 보이는 세균이라도, 알고 보면 이렇게 쓸 데가 있다는 사실은 생명의 놀라움을 우리에게 되새겨 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SBR의 단점인 황환원세균의 축적을 해결하기 위해 마그네틱 비드로 슬러지를 모아 그들의 체류 시간을 늘려주거나, 막을 이용하는 방법 역시도 고안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독자 여러분이 관심있으시다면, https://scholarworks.unist.ac.kr/researcher-profile?ep=1263 홈페이지를 방문해 교수님의 다양한 연구에 대해 더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권이태 학생기자│Biolog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eejung Jung, Jaai Kim, Changsoo Lee. Effect of enhanced biomass retention by sequencing batch operation on biomethanation of sulfur-rich macroalgal biomass: Process performance and microbial ecology. Algal Research 28. 128-138. 2017.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i.imgur.com/
[2] http://www.solpugid.com/
[3] https://www.youtube.com/watch?v=LMlllnfNJE4/
[4] https://nanbei-china.manufacturer.globalsources.com/
[5] https://openi.nlm.nih.gov/
[6] Heejung Jung, Jaai Kim, Changsoo Lee. Effect of enhanced biomass retention by sequencing batch operation on biomethanation of sulfur-rich macroalgal biomass: Process performance and microbial ecology. Algal Research 28. 128-138. 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