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마 생화학 무기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생화학은 학문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생화학은 생물체와 관련된 화학적 과정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이는 생물과 화학이 융합된 각각의 하위분야인데, 생물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은 생물들에게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화학적 반응 그 자체도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두 학문 모두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생화학은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진다. 분자유전학, 단백질 과학, 물질대사가 그 하위 분야인데, 이는 생물의 기본적인 생명활동의 여러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업적을 이루었다. 이는 단백질, 핵산 등의 생물학적 고분자에 대해 다루거나 이보다 작은 단위의 세포의 화학적 반응, 즉 물질대사를 주로 연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 연구들은 의학, 영양학, 농업 등에 사용될 수 있다.
분자유전학

분자유전학은 생명 현상을 분자적 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분야이다. 즉, 생물 시스템을 화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분자유전학의 발달은 화학적 방법의 도입으로 생물학의 발전을 가속하였다. 분자유전학의 시작은 DNA 구조의 발견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유전공학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실험적 기술들은 생화학과 함께 발전했고 이는 연구의 질을 높여주었다. 제한효소를 사용한 유전자 재조합, 전기영동, PCR 등 현재 생물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들이 결국은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분자유전학은 유전학적 검사, 즉 표현형과의 DNA의 연관성을 알아내는 유전학적 접근법에 큰 기여를 한다. 순유전학은 개체의 특별한 표현형을 책임지는 유전자 또는 유전자 집단을 알고자 할 때 쓰이는 접근법이다.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역유전학은 유전자에 대한 정보가 있을 때 그 반대로 형질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화학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유전자는 결국 염기서열이고, 이는 핵산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2011년에 갑상선암에 대한 분자유전학 연구에서는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에 대한 치료 방안을 제시하였다. 만약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면, MAPK 및 PI3K-AKT 신호 전달 경로의 활성화를 초래한다. 이를 일으키는 RAF 및 RAS 유전자의 포인트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RET / PTC 및 PAX8 / PPARγ 염색체 재배열로 인하여 발생한다. 이의 발생은 방사선 및 DNA 취약성에 대한 노출과 강한 연관성이 있는데, 점 돌연변이는 화학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BRAF 점 돌연변이의 생성에서 요오드 과잉의 잠재적 역할도 제안되었다. 체세포 돌연변이 및 기타 분자 변형은 갑상선암에 대한 유용한 진단 수단으로 인식되어서 갑상선 결절 환자 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도입하고자 하였다.
단백질 과학
단백질은 유전자가 발현되는 마지막 단계이다. 단백질은 1차 구조부터 4차 구조까지 이루어진다. 이는 기본적인 아미노산부터 접힘 구조까지 단백질의 성질을 결정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그래서 이 발현 과정에서 화학적인 처리를 통해 다른 성질을 가진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이 생화학에서 주요 연구 분야로 여겨진다. 특히 단백질은 체내의 모든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2015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말라리아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한 시점에서 치료 범위를 넓히고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제시되었다. DDD107498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이 조건에 들어맞는 물질이다. 이는 혈액 단계 말라리아 기생충에 대한 선별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다. 그의 표적은 eEF2이고 mRNA를 따라 리보솜의 GTP- 의존을 담당하고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이다. 이는 말라리아의 약물처리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질병 등의 문제에 있어서 위와 같은 원초적 해결을 위해 단백질 합성 과정 자체를 조절하는 연구가 생화학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앞에서의 상황처럼 신약의 내성이 생길 수도 있고 면역반응으로 인하여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때 체내에서의 단백질 합성 과정부터 조절하게 된다면 이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특히 제약 분야에서는 생화학적 단백질 합성 메커니즘 조절이 중요하게 요구된다.
물질대사
물질대사는 생물의 세포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일컫는다. 화학 반응은 크게 동화작용과 이화작용으로 나뉜다. 동화작용은 작은 분자들로부터 큰 분자를 합성하고 이 과정에는 에너지가 사용되고 저장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화작용은 이와 반대로 에너지를 방출하며 큰 분자에서 작은 분자로 쪼개지는 과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의 화학적 반응은 체내에 사용되는 에너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동화작용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단백질 합성이다. 아미노산 총 20가지 중에 생물에 따라 합성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 포유류의 경우는 총 11가지의 아미노산을 합성할 수 있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얻게 된다. 이 아미노산은 펩타이드 결합으로 서로 연결되고 이 합성 과정이 단백질의 1차 구조를 형성한다. 아미노산은 에스터 결합으로 tRNA에 붙어서 활성화된다. 이는 ATP를 사용하여 아미노아실 tRNA 합성효소에 의해 생산된다. 그리고 이 아미노산은 서열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을 신장하는 단백질 사슬에 결합된다. 이외에도 동화작용에는 광합성, 스테로이드 전환 등이 있다.
이화작용의 대표적 예시는 소화 과정이다. 소화 과정에서는 저작 운동, 연동 운동 등의 물리적 작용도 물론 일어나지만 효소가 작용하는 화학적 작용이 중요히 여겨진다. 효소는 기질 특이성을 가지고 있어서 각 영양소를 분해하는 효소가 따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아밀레이스는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라이페이스는 지방을 분해한다. 그리고 각 효소는 특정 조건에서만 활성화되기 때문에 이 효소가 분비되는 특정 부분도 정해져있다. 대표적으로 펩신의 경우는 산성 조건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에 위에서 나오는 위산에 의해 작용한다.
위의 내용처럼 생명활동에는 수많은 화학작용이 관여한다. 그리고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적 해결방안은 필수적이다. 생화학은 따라서 생물과 화학, 그리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필수적인 학문이다. 생화학이 어쩌면 생소한 학문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생물 또는 화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 누구라도 생화학이라는 학문에 한 번씩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참고자료>
[1] Nikiforov, Y. E., & Nikiforova, M. N. (2011). Molecular genetics and diagnosis of thyroid cancer. Nature Reviews Endocrinology, 7(10), 569–580. doi: 10.1038/nrendo.2011.142
[2] Novel Antimalarial Agent Found. (2015). Chemical & Engineering News Archive, 93(25), 6. doi: 10.1021/cen-09325-notw3
<이미지>
[1] https://www.vision.org/outline-molecular-genetics-1120
[2] https://www.cancer.gov/types/thyroid/patient/thyroid-treatment-pdq
[3]https://healthcareinamerica.us/drug-resistant-malaria-parasites-spreading-across-southeast-asia-cb919885602a

Chemistry 학생기자 최성아
201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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