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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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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사용설명서, 유전자 지도!

9월 12 업데이트됨



건축 과정에서는 구조물의 이용 목적에 따른 설계도가 필요하다. 최종 인테리어까지 완성된 모습과는 다르겠지만, 설계도를 보면 어떤 재료로 어떤 모양의 골격을 갖추었는지 알 수 있다. 골격을 제대로 안다면 무너지지 않을, 안정된 인테리어를 원하는 대로 시공할 수 있게 된다.


유전자 지도 또한 ‘설계도’라 할 수 있다. 유전자 지도는 염색체 안에 어떤 유전자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할 수 있다. 특정 종의 유전적 복잡성과 조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특정한 유전 질환을 가진, 혹은 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자손이 나올 확률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인간의 유전 질환을 진단하고 미래에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암을 유발하는 DNA의 유전자 지도가 환자 맞춤형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고, 팬데믹 상태의 COVID-19에 대한 치료 전략을 세울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는 등, 이제는 우리가 유전자 지도에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

유전자 지도 작성

1913년, 미국의 유전학자 토마스 모건(Thomas Morgan)과 그의 제자 알프레드 스터티번트(Alfred Sturtevant)가 초파리 모델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최초의 유전자 지도 작성에 성공하였다. 이후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은 유전자를 찾아내고, 수백 개에서 수천 개 단위로 모인 염기 서열이 만들어 낸 유전자의 숫자와 위치를 염색체 지도 상에 표현하는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내었다.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물리지도(physical map)와 유전지도(genetic map)이 그것이다. 물리지도는 DNA 염기서열을 직접 조사하여 유전자의 위치를 나타낸 것으로, ‘절대적인’ 거리의 개념으로 표현된다. 유전지도는 유전자 재조합 과정에서 나타나는 간접적 통계 분석에 기초하거나, 다운증후군처럼 기능을 아는 유전자가 염색체의 어느 곳에 위치하는가를 ‘상대적인’ 위치로 표시하는 것이다. 초파리 모델을 이용한 최초의 유전자지도 작성에 쓰인 방법은 유전지도였다.


암 DNA 지도의 완성

당장이라도 병원에 가면 혈액을 채취해 암 검사를 할 수 있다. 혈액에서 얻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 유발 돌연변이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인데, 최근까지 약 10여 종의 일부 암만 예측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초, 암 유전체 분석(PCAWG)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 세계 1300여 명의 과학자들에 의해 주요 암의 DNA지도가 완성되었다. 위암, 폐암, 간암, 신장암, 유방암, 난소암, 방광암, 피부암, 자궁경부암, 소아 뇌종양, 백혈병 등 총 38종의 암세포에 담긴 2658개의 DNA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하고, 이와 관련한 돌연변이 4700만 개를 찾아낸 것이다.

슈퍼컴퓨터 MAHA가 DNA 구조를 분석하는 장면.

암세포 시료 중 95%가 평균 4~5개의 암 유발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었고, 암세포 유전체의 1/4은 정상 세포의 유전체와 비교해 DNA 가닥이 끊어지거나, 서로 위치가 뒤바뀌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과학자들은 변이들이 수천 가지의 조합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흡연이나 바이러스 등의 발암 요인이 만드는 돌연변이도 찾아냈다.


DNA 돌연변이는 시간에 대해 일정한 비율로 발생한다. 이를 이용해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 연대측정으로 돌연변이가 언제 일어난 것인지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해, 암 유발 돌연변이의 20% 이상이 암 발생 수 년 전에서, 심지어는 수십 년 전에 발생하는 것을 찾아냈다. 난소암 환자의 경우 암세포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돌연변이가 암 진단 35년 전, 신장암과 방광암, 췌장암 등은 약 20년, 유방암은 15년 전에 발생했다.


대부분의 암은 일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므로, 대조 가능한 유전정보가 있으면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어떠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암이 발생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세포에서 암 유발 돌연변이를 찾아 그 부위만 차단하는 방식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난소암의 경우라면 최대 35년 후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 일도 가능해진 것이다.


유전적 요인을 밝힘으로써 적은 부작용과 큰 효과의 ‘맞춤형 치료’의 새로운 길, 즉 신약 개발과 미래 의학에서 큰 활용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탄소동위원소법 : 방사성탄소(C14)는 우주선이 지구 대기의 상층부에 있는 N14와 충돌하여 생성되는 희소한 방사성 원소로서, 반감기는 5,730년이다. 지상의 식물이나 동물은 살아 있는 동안 물질 대사를 통하여 C14를 흡수하기도 하고 방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C14의 일부는 동물이나 식물의 조직 안에 남는다. 동물이나 식물이 죽으면 체내의 C14의 양이 방사성 붕괴를 하여 줄어든다. 그러므로 죽은 식물이나 동물의 조직 안에 남아 있는 C14의 양을 측정하면 죽은 동물이나 식물이 살던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COVID-19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 완성

폐세포 핵 안에서 RNA *전사체를 만드는 COVID-19가 유행하던 4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이 바이러스의 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공개하였고,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Cell, IF 36.216)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COVID-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DNA가 아니라 RNA 형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침투하여 유전정보가 담긴 RNA(genomic RNA)를 복제하는 한편, 유전체 RNA를 바탕으로 다양한 하위 유전체 RNA (subgenomic RNA)를 생산한다. 이는 바이러스 입자 구조를 구성하는 스파이크, 외피 드으이 여러 단백질을 합성하며 복제된 유전자와 함께 숙주세포 안에서 바이러스 완성체를 이룬다. 이후 세포를 탈출하여 새로운 세포를 감염시킨다.


*전사체(transcriptome) : 숙주세포 안에서 생산된 RNA의 총 합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유전체RNA 및 하위유전체RNA 구성, 바이러스 입자 구조의 모식도

유전체 RNA로부터 생산되는 하위 유전체 RNA를 실험적으로 규명하는 한편, 각 전사체의 유전정보를 모두 분석하여 유전체 RNA상에 유전자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정확하게 밝혀 내었다.


기존에 하위 유전체 RNA는 10개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연구 결과는 실제로 9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구조단백질인 뉴클리오캡시드 단백질(N), 스파이크 단백질(S), 막단백질(M), 외피단백질(E)과 악세서리 단백질(ORF3a, ORF6, ORF7a, ORF7b, ORF8)을 만드는 하위 유전체 RNA들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새로운 특성을 띨 수 있는 다양한 화학적 변형(최소 41군데)도 확인되었다. 이번에 발견한 RNA 변형은 인체의 선천적인 면역체계를 회피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반응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생활사와 병원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COVID-19 유전자지도의 완성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얻게 해 주고 바이러스의 증식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진단시약을 만들고 완치율 높은 치료 전략 개발이 가속되어 그 끝에 COVID-19 종식 선언이 들려오길 기다려 본다.


다양한 유전자지도의 활용

유전자지도는 위와 같이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질병 치료와 미래의학 발전의 목적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SSR(Simple sequence repeat) *분자 마커를 이용해 옥수수 농업형질을 조사하고, 구축된 유전자 지도에서 유전자가 몇 번 염색체에 있는지 위치를 확인했다. 이는 효과적인 반수체 유기 방법과 배가반수체 계통 육성에 도움을 제공하며, SSR 분자마커 연구는 옥수수 개량에 있어 목표형질 조기 선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수박의 유전자 지도를 활용하면 재배 면적당 생산량의 증가와 함께 작업 효율성을 높이며, 신품종 육성에 가속도를 낼 수 있다. 배추 유전체 해독이 완료됨은 배추과 관련 작물의 분자육종과 병저항성 품종개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원예작물의 형질에 대한 유전자 지도는 고품질은 물론 육종연한 단축, 균주 개선 등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쓰인다.


*분자마커 : 어떤 생명체 또는 물질의 존재나 상태를 그 시료에 포함되어 있는 분자의 특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분자를 말한다.


또한 임업에서 정상적인 유전자와 돌연변이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생장이 우수한 리기테다소 나무 유전자지도의 해석을 통해, 펄프(종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고부가가치 나무를 찾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이처럼 많은 영역에서 뼈대가 되어 주는 유전자 지도가 계속 작성되어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미래의 삶을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1] BIO PEDIA http://biopedia.org/

[2] 기초과학연구원 https://www.ibs.re.kr/

[3]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 http://www.ndsl.kr/

[4] 동아사이언스 http://dongascience.donga.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매일 경제 https://mk.co.kr/

[2] 기초과학연구원 https://www.ibs.re.kr/

[3]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


KOSMOS BIOLOGY 지식더하기

작성자 | 김소윤

발행호 | 2020년 여름호

키워드 | #유전자지도 #암_DNA_지도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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