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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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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아이

“보통 부모라면 자녀가 내뱉을 첫 단어를 손꼽아 기다리죠. 하지만 저처럼 자녀의 마지막 단어가 무엇일지 걱정하며 지내진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어린 두 자녀 모두 소아 치매의 일종이자 희소 유전병인 산필리포 증후군 진단을 받게 된 메간 맥이 한 말이다.

소아 치매 환자의 평균 기대 수명은 매우 낮으며 정확한 치료법 또한 없다. 그렇기에 그들의 부모는 아이들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한다. 하지만 소아치매 관련 임상시험이 소아암 연구에 비해 12배나 적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매년 호주에서 소아 치매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소아암 환자 수와 비슷함에도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현실에 대응해야할까

대표적인 소아성 치매, Niemann-Pick disease

다들 한번쯤 치매라는 병을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치매는 ‘노인성 치매’이다. 이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65세 이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즉, 노인성 치매란 65세 이후 노년기에 발병한 치매를 총칭한다. 이와 다르게 소아성 치매는 어린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되는 치매를 일컫는다.

소아성 치매에는 독일의 소아과 의사인 알베르트 니만과 병리학자 루트비히 피크가 발견하여, 그들의 이름을 딴 니만-피크 (Niemann-Pick disease)라는 병명이 사용되고 있다. 아마 몇몇 사람들은 ‘오 마이 금비’라는 드라마에서 금비가 앓고 있는 희귀병의 이름으로 접해봤을 수 있다.

니만-피크 병은 세포 내에서 지방(콜레스테롤 및 지질)을 대사하는 신체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드문 유전질환이다. 리소좀은 주로 세포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물질을 분해하는데 니만-피크 병은 스핑고마이엘린(sphingomyelin)이 세포 내의 리소좀에 축적되어 나타나는 질병이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에 의한 질환으로서 유전적 원인에 따라 A형, B형, C형, D형으로 나뉘며 유형에 따라 증상과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다. Type A, B는 11번 염색체에 위치하는 acid sphingomyelinase(ASM)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하고, Type C, D, E는 18번 염색체에 위치하여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NPC1)에 의해 발병한다.

그 중 Type C형의 증상은 보통 만 6세부터 12세 사이, 즉 학령기에 나타나지만 신생아, 성인기에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스핑고마이엘린이 축적되는 기관에 따라 다르다. 중추신경계통에 축적되면 걸음걸이가 불안한 운동 실조증, 구음 장애 등이 나타난다. 또한 대뇌 피질과 피질 하 구조를 포함한 부위에 축적은 점진적인 지적 능력 상실을 유발하며 치매와 발작을 일으킨다. 보통 신생아기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학령기 이전에 사망하며, 학령기 이후 증상이 나타나면 10대 후반, 드물게는 20대까지 생존한다.

C1형 니만-피크 질환(NPC)은 발병률이 15만 명 중 1명 수준으로, 주로 유아기에 증상을 보이며 평균 기대 수명은 고작 9살이다.

NPC는 비정상 유전자를 지닌 부모로부터 유전자 사본 2개를 모두 물려받은 아이에게서 나타나며, 발현확률은 25%이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에 의한 니만-피크 병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NPC와 같은 소아 치매는 기억력 퇴행, 균형 감각 퇴행, 폐와 간 기능 부전, 운동 발달 지연, 발작 등의 증세를 동반한다고 한다.

산필리포 증후군

산필리포 증후군(Sanfilippo syndrome)은 니만-피크 병과 같은 소아 치매의 일종이자 또 다른 희소 유전병이다. 이 질병에 걸린 환자의 대부분은 10~20세에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이는 뮤코다당질축적증의 한 종류로, MPS III형으로 알려져 있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이다. 즉, 뮤코다당류를 제대로 분해하는 단백질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다당류가 계속 세포 안에 남아 뇌를 포함한 모든 장기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초래하게 되는데, 광범위한 염증을 유발하며 중요한 뇌 조직이 사라지게 된다. 각막 혼탁, 간비종대, 또는 골격계 변화 등의 신체적 변화는 경미하지만 중추 신경계 증상들이 매우 심하고 진행적이다. 산필리포 증후군은 1963년 이 질환을 처음 기술한 미국의 의사 ‘산필리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산필리포 증후군을 가진 환자는 2~6세 때에 발달 지연, 정신 지체, 과격하고 파괴적인 행동, 통제가 어려울 정도의 행동 과다, 짜증, 수면 장애와 다모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6~10세 때는 이 증상이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며, 매우 빨리 악화되기도 한다. 신체 변화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필리포 증후군은 각각 다른 효소의 결핍으로 생화학적으로는 상이하지만 임상적으로는 매우 유사한 4가지 형(type A, B, C, D)으로 나누어지며 소변에서는 모두 헤파란황산염(heparan sulfate)만이 검출된다. A형이 다른 형보다 빈도가 높으면서 더 이른 나이에 증상이 발현되고, 정도가 심하며 더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우리는 치매를 치료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아는 치매인 알츠하이머 병은 정확한 병인조차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당연하게도 알츠하이머 병의 완벽한 치료제는 아직까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아 치매인 니만-피크병과 산필리포 증후군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두 질병 모두 알츠하이머와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며 니만 피크병과 같은 경우는 저콜레스테롤 식이 및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을 이용하여 병을 늦추는 방법, 산필리포 증후군은 현재 증상에 대한 치료 방법만 존재한다. 하지만 소아성 치매의 치료제를 향한 연구원들의 연구는 멈추지 않았고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회사 중 하나인 덴마크 바이오제약사 오파자임(orphazyme)은 작년 ‘C형 니만피트병(Niemann-Pick Disease Type C, NPC) 치료제 ‘아리모크로몰(arimoclomol)을 미국 FDA에 신약 허가신청했다. 아리모클로몰은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s HSP) 생성을 증폭시키는 물질로 HSP는 단백질의 결함을 복구하고 단백질 덩어리(protein aggregate)를 제거해 리소좀의 기능을 향상시킴으로써 니만-피크병의 완화를 돕는 것이다.

  다른 노력으로는 애리조나 대학의 연구원들은 2001년에 Niemann Pick Type C1의 치료를 위해 2-hydroxypropyl-β-cyclodextrins(HPBCD)의 사용을 제안했다. 2011년 4월, 미국 국립 보건원(NIH)은 희귀 및 소외 질환 치료 프로그램(TRND)과 협력하여 Niemann-Pick C형 환자를 위한HPbCD를 사용한 임상 시험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안타깝게도 임상 시험은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앞으로의 연구

아직까지도 확실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공동연구팀은 그래핀 양자점을 활용해 Niemann-Pick type C1의 치료제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강경선 교수 및 홍병희 교수 연구팀이 주도하고, 신석민 교수 연구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입주 벤처기업 바이오그래핀 및 그래핀스퀘어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에서 연구팀은 그래핀과 그 유도체들을 나노 약물로 이용해 신경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밝혀냈다.

  그래핀의 가장 작은 형태인 그래핀 양자점 (graphene quantum dots (GQDs))은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탄소 구조 물질로서 디스플레이 소재뿐만 아니라 질병 치료제로도 각광받고 있다.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니만-피크 병 C1형 (NPC)치료제로서, 그래핀 양자점이 콜레스테롤에 부착하여 리소좀에서 콜레스테롤의 응집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리소좀 내 그래핀 양자점(GQDs)이 콜레스테롤에 결합한 모식도

또한 연구진은 GQD이 사람의 뇌-혈관 장벽 (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할 수 있음을 증명하여, GQD을 뇌에 직접적으로 투여할 필요 없이 복부 투여만으로도 손상된 뇌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GQD를 C1형 니만-피크 마우스 모델에 주입한 결과, 운동 실조 형상이 완화됨을 확인했다. 추가적으로 질병 시 소뇌에서 Purkinje 세포의 손실을 억제하는 동시에 미세 아교 세포의 활성화 감소도 확인했다.


그래핀 양자점의 콜레스테롤 결합을 통한 콜레스테롤의 리소좀 축적 완화 효과 모식도

하지만 CDI의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티나 엘비지 박사는 소아 치매 연구 분야의 임상 시험 부족을 지적했다. 글의 도입에서 말했듯이 매년 호주에서 소아 치매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소아암 환자 수와 비슷함에도 소아 치매 관련 임상 시험이 소아암에 비해 12배나 적기 때문이었다.

  또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세포 및 유전자 치료를 가르치는 브라이언 비거 교수는 주로 어린이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퇴행성 대사 질환에 대해 연구하는데 그 비용이 무척 비싸다고 지적하였다.

비거 교수는 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이용해 비정상 유전자를 수리 혹은 대체하는 유전자 치료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한다. 유전자 치료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혈액, 척수, 심지어는 뇌로 특정 유전 물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2번째 방법은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환자의 혈액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줄기세포는 그 어떠한 혈액 세포 유형이든 될 수 있다. 바이러스 전달체로 이 줄기세포가 환자의 몸으로 되돌아가고, 이때 환자는 반드시 화학요법을 받아 줄기세포가 건강한 세포로 발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이 치료법은 뇌로 향하는 경로도 가능하다.

비거 교수의 연구 내 임상 시험에서 환자 5명에게 투여했는데 당시 2살이었던 환자 중 한 명은 복잡한 일을 할 수 있었으며, 남동생과 대화도 가능했다. 또 다른 아이는 혼자 안경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 개발과 실제로 시장에 내보내는 데에 필요한 비용이 너무나도 비싸 실질적으로 소아치매 치료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아직까지 사람들은 소아치매보다는 노인성 치매에 대해 더 잘 알고 소아치매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심각한 질병임에도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호주의 CDI와 긴밀히 협력하는 영국의 자선단체 ‘니만-피크 UK(NPUK)’는 ‘소아 치매’라는 포괄적인 용어 사용이 대중의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고 현재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을 촉구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는 NPUK의 토니 A 매디슨 대표는 “희소병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 치매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 간 단절이 있다”고 지적하며 “영국과 스코틀랜드 정부가 소아 치매를 치매 관련 정책에 포함시켜주길 바랍니다. 소아 치매의 심각성과 시급성, 관련 희소 질병 등을 인정해달라는 것이죠.”라고 하였다.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은 더 소아성 치매 자체와 앞으로의 연구 과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럼으로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든 사람이 자녀의 마지막 단어가 아닌 첫 단어가 무엇일지 기대하는 사회가 올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김은성 학생기자 | Biolog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세 자녀 모두 희소병을 진단받았습니다’(기사) https://www.bbc.com/korean/articles/

[2]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 Nieman-Pieck disease(질환백과)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

[3] C1형 니만-피크 질환의 치료제 발굴 및 기전 규명(기사) https://www.ibric.org/bric/trend/

[4] 나노물질 ‘그래핀양자점’으로 소아 치매 치료 가능성 제시(기사) https://www.yna.co.kr/

[5]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 Sanfilippo Syndrome(기사)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

[6]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Senile dementia(의학정보) http://www.snuh.org/health/nMedInfo/


첨부 이미지 출처

[1] 서울대학교 연구성과, 꿈의 소재 그래핀양자점을 이용한 불치의 소아치매 치료제 가능성 제시 https://www.snu.ac.kr/research/

[2] 소아성 치매, 니만-피크 병(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공식 블로그) https://m.blog.naver.com/isaict/

[3] 니만픽 병(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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