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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 수소가 뭐길래…

2018년 말부터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이 지속되자, 2019년 7월 1일 일본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수출 규제 품목들 중에서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것은 불화 수소였습니다. 이토록 사람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남은 불화 수소이지만, 이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진 사실은 ‘반도체를 만들 때 세척 용도로 사용한다’, ‘국내에 본격적인 불화 수소 생산 시설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도의 얕은 지식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반도체 공정에서 불화 수소가 정확히 어떠한 일을 하는지, 중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간단한 화학식(HF)를 가지는 불화 수소가 도대체 왜 중요한지는 알지 못합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불화 수소의 성질

불화수소(HF, Hydrogen Fluoride)는 무색, 투명한 유독성 화합물입니다. 끓는점은 19.5°C로 상온에서는 기체 상태이며, 물에 녹으면 이온화하여 약산으로 작용하지만 고농도의 HF는 황산에 비견될 정도의 세기를 가집니다. 불화 수소가 촉매제와 탈수제를 비롯해 반도체 공정 등 각종 산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이유는 특유의 높은 반응성 때문입니다. 불화 수소는 반응성이 큰 다른 물질들처럼 철과 같은 금속과 활발하게 반응하며, 심지어 유리와 실리콘과 같은 규소 화합물도 녹일 정도의 반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지만, 신체에 노출되었을 때도 엄청난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에 취급 시에는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화학 물질입니다.


플루오린화 수소(불화 수소)의 기본 성질

반도체 공정에서 중요한 이유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반도체 집적회로)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회로라는 이름에서 착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생각하는 전선으로 이루어진 회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반도체 칩은 최대한 작고 정밀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에서는 에는 전선으로 전자 부품들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웨이퍼라고 불리는 반도체판 위에 광선으로 회로를 그리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마치 레이져 각인기로 나무에 무늬를 새기는 것과 같이 말이죠. 반도체 회로를 새기기 위해서는 포토레지스트 도포, 불필요한 막을 제거하는 식각 과정 등 부수적인 과정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반도체의 성능에 결함이 생길 수 있기에 회로를 새기는 것 못지 않게 다른 과정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과정

이러한 반도체 공정에서 불화 수소가 사용되는 부분은 식각 공정과 세정 공정의 두가지입니다. 식각 공정은 실질적으로 회로를 파는 공정이며, 쓸모 없는 부분의 산화막을 식각 물질을 통해 벗겨 내는 과정입니다. 이 때 불화 수소의 높은 반응성이 빛을 발하며, 반응을 통해 웨이퍼 표면에 잔류하고 있는 산화막 뿐만 아니라 기타 화학적/물리적 잔류물 또한 벗겨냅니다. 만약 식각 공정에서 실수가 발생하여 웨이퍼 표면에 불필요한 이물질이 잔류하게 된다면, 해당 반도체 칩은 회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 안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화 수소는 반도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도 사용됩니다. 반도체의 세정에는 습식, 건식 증기 세정의 총 세가지가 있는데, 불화 수소는 그 중 습식 세정에 사용됩니다. 과산화수소, 인산 등 다양한 화학 물질들이 습식 세정에 사용되며, 불화 수소는 산화막 제거를 위해 사용됩니다. 회로 속 부품들의 집적도가 각 회로의 폭이 나노미터 단위로 좁아지면서 그 속의 찌꺼기들을 파내는 작업 또한 난이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순도의 불화 수소가 요구됩니다.


습식 세정의 종류

중요한 것은 순도

불화 수소의 제조는 형석에 황산을 가한 후 가열하는 것으로, 첨단 기술이 필요한 과정이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반도체의 식각과 세정에 쓸 고순도의 불화 수소를 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불화 수소의 주 원재료로 사용되는 형석에는 비소화합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비소 성분을 분리해내는 것이 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플루오린화 비소의 경우 무수 조건에서 불화 수소와 착화되어 공비점(azeotropic)을 형성시켜 증류를 통해 불순물을 거르는 것에 혼선을 줍니다. 공정에 사용 가능한 불화 수소는 99.999% 수준의 순도를 가져야 한다고 여겨지며, 만약 목표한 바보다 순도가 떨어지게 된다면 반도체에 심각한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Azeotrope가 있는 경우 증류를 통해 순수한 물질을 얻는 것이 불가능해짐

대한민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대부분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 생산된 불화 수소를 이용해 왔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에 순도 높은 불화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존에 쓰던 것이 아닌 새로운 업체에서 불화 수소를 구매해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게 되면 엄격한 품질 평가가 필요하며, 만약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십 억대의 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기에 한국의 기업들은 품질이 보증된 일본의 불화 수소를 사용해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반도체 업체들은 일본 외의 다른 국가에서 불화 수소를 구하는 한편 국산화를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수출 규제 직후 몇 개의 한국 업체가 초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대량 생산에 성공하였고, 최근에는 기체 형태 불화 수소 또한 양산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 아직은 해외 수입량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존재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 규제 품목의 국산화


 

박용원 학생기자│Chemistr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ww.samsungsemiconstory.com/

[2] https://brunch.co.kr/@sciforus/

[3] https://news.skhynix.co.kr/

[4] https://ko.wikipedia.org/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news.joins.com/

[2] http://blog.daum.net/

[3] https://www.lgsl.kr/

[4] https://news.skhynix.co.kr/

[5] https://en.wikipedia.org/

[6] https://www.donga.com/



첨부 동영상 출처

[1] https://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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