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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의 성분이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2020년 11월 9일 업데이트됨


우리는 대마를 생각하면, 몸에 해로운 이미지부터 떠오르고, 결정적으로 마약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불법적인 물질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대마의 성분이 누군가에게는 치료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드로나비놀(dronabinol), 나빌론(nabilone), 사티벡스(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THC), 에피디올렉스(칸나비디올; CBD) 등 4가지의 대마 성분 의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수입이 허가된 의약품들이다. 그렇다면 위의 의약품들이 어떤 작용들을 할까?


의약품들의 주요성분; 칸나비노이드

성분들 중에 사티벡스(THC)와 에피디올렉스(CBD)는 대마에서 추출된 식물성 칸나비노이드 성분이다. 그리고 드로나비놀과 나빌론은 사티벡스(THC)를 약제로 만든 물질들이다. 그럼 칸나비노이드란 무엇일까? 칸나비노이드는 화합물의 한 종류로 체내에 있는 칸나비노이드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우리의 몸 속에는 대표적으로 ‘CB1’과 ‘CB2’ 수용체가 존재한다. ‘CB1’수용체는 주로 중추신경계에 존재하고, ‘CB2’는 면역체계와 위장관에 있다. 사티벡스, 드로나비놀, 나빌론(THC계열) 은 이러한 칸나비노이드 수용체에 결합하여 신경의 흥분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이 과하게 활성화된다면, 향정신성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에피디올렉스(CBD)는 수용체와 결합하기는 하지만, 향정신성 효과를 유발하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결합성의 차이로 보이며, 아직까지 이런 대마의 성분이 효과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에피디올렉스(CBD) 사티벡스(THC)




의약품들의 사용 용도는?

에피디올렉스(CBD)는 1970년대, 동물실험 등을 통해 항경련 작용이 입증되었다. 그 이후로, 여러가지 간질성 질병치료에 효과를 보였다. 예를 들면, 희귀난치성 간질인 ‘드라벳증후군’, 소아기 간질성 뇌병증인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이 있다. 그래서 올해 6월, 미국 FDA가 2세 이상의 위와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에피디올렉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다. 에피디올렉스가 이런 작용을 할 수 있는 까닭은 이 물질이 체내 칸나비노이드 수용체와 결합하여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glutamate)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드로나비놀, 나빌론은 구토방지제에 들어간다. 이 약물은 식욕부진을 겪는 에이즈(AIDS) 환자나 항암 치료를 받은 뒤 구역 및 구토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구토방지제는 부신, 소화관 등 무의식적인 운동을 조절하는 미주신경계(vagus nerve)에 작용하여 구토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돔페리돔 (domperidone)이 일반적인 구토방지제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러나 대마에서 추출해낸 칸나비노이드들의 기능은 이와 다르다. 드로나비놀, 나빌론은 감정, 행동, 동기부여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변연계(limbic system)에도 작용하여 구토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식욕 역시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전의 구토방지제보다 더 나아간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왜 대마의 성분에 대한 연구가 늦어졌을까?


윤재석 원광대 약학과 교수는 “대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의약품 활용에 큰 장벽이 됐다. 실제로 대마는 다른 향정신성 의약품에 비하여 매우 늦게 치료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으로 인정을 받고,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1980년대이다. 다른 의약품들에 비하여 매우 늦은 것을 확인할 수 있고, 2017년에서야 칸나비디올(CBD)이 인간에게 남용이나 의존 가능성을 일으키는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현재 약물의 의학적 용도, 남용 용도, 인체에 미치는 효과에 근거하여 약물을 5개 그룹으로 분류한 미국의 ‘통제물질법’에 의하면, 드로나비놀과 니빌론은 감기약으로 주로 쓰이는 코데인, 진통제로 쓰이는 옥시코돈과 같은 그룹으로 분류된다. 미루어 추정했을 때, 편견이 의약품 발달에 지장을 주었음을 확신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자가 치료용으로 수입을 허용하긴 했지만,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의사의 진료 소견서 없이 대마 성분이 든 의약품을 살 수 없다. 또한 외국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지 못한 물질들 역시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규제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된다면, 4개의 물질을 제외하고도 더 많은 물질들이 의약품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환자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성자>: 양윤석

<분야>: 생화학(biochemistry)

[참고문헌]

[경련, 구토 방지에 효과 ‘대마’성분 의약품, 수입 허용], 과학동아, 2018년 9호, 김민아 기자

Tetrahydrocannabinol, Wikipedia

Cannabidiol, Wikipedia

Cannabinoid, Wikipedia

Tetrahydrocannabinol,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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