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영화를 보면 우주에는 수많은 외계 종족이 존재하고, 수많은 인상적인 전투들이 일어난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우주 전쟁은커녕 외계 종족도 발견할 수없다. 분명히 지구에는 수많은 생명이 존재하는데, 왜 우리는 다른 외계인을 볼 수도, 예측할 수도 없을까?

우리 은하에는 4천억개 이상의 별들이 존재한다. 이 중 주계열성은 200억개 정도 존재하고, 생명이 살 수 있는 골디락스 존의 행성은 적어도 100만개 이상은 존재한다. 이 중에 0.01%의 행성에만 생명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여도 우리 은하 속에는 1만개의 외계 생명이 거주하는 행성이 존재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종족 중, 우리는 지구의 인간밖에 찾을 수 없다. 이런 역설을 페르미 역설이라고 하는데, 이 기사에서는 페르미 역설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조금 알아보고자 한다.
페르미 역설이란 무엇인가?
페르미 역설을 알기 전에 우선 2가지 개념을 알아야 한다. 첫째, 카르다쇼프 척도와 필터이다. 카르다쇼프 척도는 문명을 분류하기 위한 척도인데, 전체 문명에서 사용하고 발산되는 에너지를 지표로 척도를 구분한다. 크게는 1, 2, 3단계 문명이 존재한다. 1단계 문명은 행성에 도달하는 모항성의 에너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문명으로, 인간이 점점 다가가는 중인 문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2단계 문명은 모항성이 내뿜는 에너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문명이다. 이 문명부터 성간 여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우주와 은하를 본격적으로 식민화할 수 있다. 3단계 문명은 한 은하가 가지는 에너지의 총량에 준하는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문명으로, 일반적으로 우리가 보기에 신과 다름없을 것이다. 이런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는 놀랍게도 50여년 전 부터 과학자들 사이에 흔한 논제가 되던 이론이다. 카르다쇼프 척도에 따르면, 우리가 외계 문명을 발견하고 접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발견 당하는 문명은 1.5단계 이상, 발견하는 문명은 2단계 이상의 단계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도 저들도 서로를 발견하지 못하고 상호작용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생각해 모든 문명은 “거대한 필터”가 어느 정도 이상의 문명으로는 발전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필터 이론 A to Z
그래서 대두되는 개념이 바로 필터 이론이다. 필터 이론은 앞서 말했듯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전된 문명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로 일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라는 종족에게 이 필터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인류라는 종족이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하려면 두 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인류는 이미 필터를 뛰어넘고 살아남은 유일한 종족이며, 앞으로는 발전할 일만 남았다는 가설이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사실 생명의 탄생 자체가 화학적으로, 물리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우연으로 인해 생겨났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혹은 지적생명체로 발전하고 복합된 장기기관, 그리고 지적 진화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적다고 보아도 된다. 만약 이 가설이 맞는다면 우리에게 남은 미래는 전 우주를 식민지화시켜 극도로 발전하는 일뿐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이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들 뿐 아닌 여러 문명 역시 이런 필터를 거쳐 왔으나, 성간이동이 가능한 선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거쳐야 할 필터가 또 존재한다는 가설이다. 그 예시로는 과도한 행성-항성의 에너지 소모로 인한 자멸이 있을 수도 있고, 앞서 말한 Type 3 이상의 문명이 더 이상 문명의 발달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이상의 문명을 제거하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마지막 이야기는 논점과는 매우 멀어진 소설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생물학적 발전으로 인한 감염병 유출도 있을 수 있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았을 때 항상 기술은 먼저 발전되지만 그 기술의 오용을 막는 기술 및 사회적 제도는 항상 한참 뒤에 개발되었기 때문에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큰 문제가 될지는 그 아무도 알 수 없다.

페르미 역설의 해결
이런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몇 가지 가설들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외계 생명체와 우리는 너무나도 다른 존재라 의사소통은커녕 서로를 인지할 수도 없다. 사실 외계 생명체는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하지만 너무나 다른 유형의 유기체 혹은 무기체라 상호작용이 불가능 한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다람쥐와 우리는 전혀 의사소통할 수 없고, 다람쥐가 사는 나무를 자르고 동물원에 가두는 것이 다람쥐에게는 신을 만나는 경험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둘째, 마인드 업로드 가설이다. 무선통신과 인터넷, 네트워크 시스템, 배터리 시스템이 극도로 발전한 환경에서 생물은 DNA의 전달보다 문명과 개인이라는 Meme의 전달을 더욱 중요하게 여겨 (그것을 생물의 본질이라고 진화하여) 정신을 대형 네트워크 시스템에 업로드시키고 그곳에서 제약없이 살아간다. 흔히 지금의 메타버스와도 비슷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없다. 사실 필터가 우리의 앞에 있던, 뒤에 있던 우리에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적어도 필터를 통과하지 못한, 통과하지 못할, 통과하는 것에 성공한 문명 중 통과한 문명은 아직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공상과학에 빠진 사람들이 생각하는 외계인의 침공은 일어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우리 기준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오만한 생각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너무나 어렵고 큰 생각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은 과학을 발전시킬수록 더욱 인간중심의 사고를 버리게 되었다. 보다 많은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이런 많은 사고실험과 과학철학적 탐구를 하며 새로운 방법론을 찾는 과정 역시 공학과 과학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다.
이동건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ence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ww.youtube.com/watch?v=rhFK5_Nx9xY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https://www.technologyreview.kr/radio-waves-earth-stars-exoplanets/
[2] https://www.youtube.com/watch?v=rhFK5_Nx9xY
[3] https://brunch.co.kr/@simsimhae/50
[4] https://www.sedaily.com/NewsView/1OESP3LU8V
[5]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763668.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