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50년 후, 달에는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가 건설되었다. 유일한 도시의 이름은 아르테미스,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생계를 유지하며 달에 있는 도시, 아르테미스에서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인 재즈 바샤라는 달에 들여와서는 안 되는 물품들을 밀수하면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와 관련된 거대한 음모를 알게 되고, 그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서 재즈 바샤라가 사투를 벌이게 된다.
책<마션>으로 유명한 SF 작가, 앤디 위어의 작품 중 하나인 <아르테미스>의 전체적인 줄거리로 달에 생긴 최초의 도시라는 배경으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몰입감 있게 잘 다루고 있다. 몇백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이 달에 산다는 얘기는 허무맹랑한 소리 취급받았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달은 꿈의 영역이 아니라, 인류가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변화하였다. 실제로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진행된 아폴로 계획 같은 경우에는 달에 무려 6차례나 방문하는 등 실제로 사람이 간 적도 있다.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달 탐사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가, 최근 미국을 주도로 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다시금 달 탐사에 대한 열기가 부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소개한 책의 제목이랑 똑같은 이름의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지속 가능한 달의 방문을 목적으로 진행, 더 크게 보면 달에서의 장기체류를 목표로 하는 계획으로, 계획이 틀어지지만 않는다면 2025년이면 인류는 다시금 달에 방문할 예정이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으로, 지구 주위를 약 30일에 한 번씩 공전한다. 달의 크기는 태양계의 위성 중에서 큰 편으로, 목성, 토성 같은 크기가 큰 목성형 행성의 위성이 아니라 크기가 작은 지구형 행성인데도 태양계에 존재하는 위성 중 5번째로 큰 크기를 자랑한다. 지구 반지름의 약 1/4배로, 지구 반지름이 약 6,400km이고, 달 반지름은 약 1,700km이다. 달은 지구랑 거의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달 형성의 과정에 대해선 여러 가설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45억 년 전, 현재의 화성과 비슷한 크기이던 원시 행성 ‘테이아’가 지구랑 충돌하면서 생긴 파편들이 뭉쳐져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이 외에도 다른 가설들도 존재하지만, 달의 생성 시기에 대해선 최소 40억 년 전으로, 갑자기 등장한 천체가 아닌 역사가 오래된 천체이다.
달에는 지구와 같이 강력한 중력이 없기에, 달에는 대기가 없다. 그렇기에 달에는 날씨, 바람, 침식 등 대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특징 때문에, 50년 전에 방문하였던 아폴로 우주 비행사들이 달에서 머물며 남겼던 발자국 같은 것들은 손상되지 않고, 50년 전에 찍혔던 순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달은 지구와는 다르게 달 내부의 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달에도 월진(月震)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 월진의 원인은 지구처럼 판의 운동이 아니라, 달 내부의 수축 현상으로 인한 단층 현상이 유력하다.
달은 운석의 충돌을 막아줄 대기가 없어서 운석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달에 보이는 울퉁불퉁한 표면은 대부분 크레이터일 정도로 달에는 크레이터가 많다. 운석이 달에 충돌하게 되면, 먼지가 많이 생긴다. 이 먼지 중 일부는 달의 중력장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달의 중력에 의해서 다시금 달 표면으로 떨어진다. 달에선 기상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떨어진 먼지는 웬만하면 위치가 변하지 않고 먼지가 계속해서 쌓인다. 그 결과, 현재의 달은 수십억 년 동안 일어난 유성 충돌로 인해서 레골리스(regolith)라는 미세먼지층으로 덮여있다. 레골리스가 많이 쌓인 곳은 몇 m까지도 쌓여있다고 추정된다.
이 밖에도 달은 신기하게 언제나 같은 면만을 보인다. 지구에 대한 공전 주기와 달 자체의 자전 주기가 같은 동주기 자전하기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한쪽 면밖에 볼 수가 없다. 물론 달의 타원 궤도 공전과 달의 공전 궤도와 자전축 사이의 어긋남 등에 의해서 칭동 현상이 일어나 약간씩은 달라지지만, 그래도 달 뒷면의 41%는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달 뒷면은 외계인이 살고 있다는 둥 여러 루머가 있었지만, 달의 뒷면을 관측한 위성 사진에 의해서 달의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달로 향하는 인류에게 필요한 물건
아르테미스 계획’을 시작으로 달로 향하는 계획은 여러 나라에서 차례로 준비되는 중이다. 이번에는 1960년대, 1970년대의 아폴로 계획처럼 단순히 달에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닌, 달에서의 중장기 체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다. 이번 실험들이 성공한다면, <아르테미스>의 이야기처럼 달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도 실현 가능해진다.
물론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고, 달에 가서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여러 물품이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소설 속 내용처럼 대도시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물품이 필요하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인원만 달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물품들이 많이 필요하다. 압력 조절기, 산소 발생기, 물 생성기, 우주복 등 기본적인 것들만 해도 엄청나다. 구체적으로 어떤 물품들이 필요할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아보자.

달 탐사’, ‘달 장기체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돔이다. 대부분의 달 탐사 계획안에선 달에서의 사람이 생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돔을 지정하고 있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선 밀폐된 형태의 집이 필요하고, 적은 자재로 공간을 최대한으로 늘려주는 모양이 반구이기에 어딜 가든 돔이 보인다. 돔은 사람이 달에서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가진다. 압력 조절, 온도 조절, 자외선 차단 등 사람이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를 갖추는 역할을 한다. 지구에서의 집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지구에서의 집은 닫힌 공간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달에선 돔이 집의 개념을 확장해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돔이 없더라면 관리하는 데 힘들었을 압력, 온도, 자외선 등을 돔을 통하여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돔 외에도, 필요한 물건들은 여러 존재 한다. 일단 우주복. 달 표면에서 생활하는 데 우주복은 없으면 안 된다. 우주복이 없으면 야외로 활동하지 못하니, 달에 간 이유가 사라진다. 우주복은 압력 조절, 온도 조절 같은 단순한 기능뿐만 아니라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우주인의 보호, 다른 이들과의 소통을 도와주는 등 우주인을 여러모로 도와준다. 애초에 우주복 없이 우주에 간다는 전제부터 이상하긴 하지만, 만일 간다고 하더라도 우주복 없이는 우주인이 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꼭 필요한 물건이다.
식량이나 물 역시 달에서 생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다. 지구에서는 농사가 되기 때문에 그냥 밭에다 심은 채소나 과일을 식량으로 삼으면 되고, 물은 강이나 호수의 물을 마시면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달은 그 어떠한 과일이나 채소를 찾아볼 수 없고, 액체 상태의 물도 코빼기도 안 보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식량이나 물을 지구에서 들고 가야 한다. 물론 인공적인 환경에서 식량을 재배하거나, 달의 극지방의 얼음을 녹여서 물을 얻는 방법도 존재하지만, 이는 한정적이고 현재로서는 지구에서의 수송에 의존해야 한다.
그 밖의 필수적인 요소는 산소가 있다. 사람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명체는 산소가 없으면 1시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달에서 생활하면서 산소를 소비하니, 장기간의 체류를 위해선 많은 양의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를 얻기 위해서 액체 산소를 지구에서부터 가져오는 방안도 있지만, 이는 너무 비효율적이고, 다른 방안으로 달에서 직접 산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달의 토양 중 달 표면의 퇴적층의 레골리스라는 물질은 40%~45%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밝혀졌다. 이 물질에서 산소를 채취하는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으며, 이를 적용하는 계획도 어느 정도 일부 마련되어 있다.
이 정도가 필수적인 물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물품들은 없으면 안 되는 것으로, 반드시 있어야만 달에서 장기체류할 수 있다. 물론 이 물품들만으로 생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되고, 추가 물품들 역시 필요하다. 달 자체가 너무 고립된 곳이기에 고독함을 달래기 위한 게임, 놀이 도구 같은 것들이 필요하고, 달에서의 편안한 생활을 위해서 침대, 의자, 책상, 소파, TV 같은 기본적인 도구들도 있으면 좋다. 달에서의 삶이라는 것은 너무 우리랑 다른 것이 아니라, 괴리감이 심하게 들긴 하지만 그저 외부 활동에 제약받는 지구 생활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다.
Go to the Moon
아직까진 달에서의 장기체류를 위해선 많은 점이 부족하다. NASA는 2030년대까지 달의 장기체류를 가능하게끔 하겠다고는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 여러 어려움이 있고, 필요한 예산도 최소 조 단위로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데도 불구하고 달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에 엄청난 자원이 묻혀있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달에 가는 비용이 달에 가서 얻는 이득보다 훨씬 크다. 과학자들도 바보는 아니라서, 이런 사실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달로 향한다. 도대체 왜 달로 향할까?
달이라는 건 과학자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 계속된 발전의 욕심 등 다양한 이유가 겹쳐서 경제학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애초에 우주 탐사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효율성이 0에 수렴하는, 정말 쓸데없는 정책이.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있어야 더 발전할 수 있고, 이런 시도들이 호기심을 해결하고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 내면서 우주의 원리를 알아내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아무도 달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달 탐사를 할 필요는 없다. 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기에, 달이 궁금한 사람이 있기에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이. 과거 사람들의 호기심이 현재의 생활을 만들었다. 호기심 없이는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는. 호기심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달로 향한다. 달을 밟아보고, 달에서 살아보고, 달의 자원들을 이용해 보기, 등 달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은 무궁무진하다. <아르테미스>처럼, 발달한 달의 도시를 우리 눈으로 보는 날이 언제쯤 올까?

김민승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ence | 에세이
참고자료
[1] 앤디 위어, 『아르테미스』, RHK(2017)
[2] http://www.nobelscience.net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bloomberg.com
[2] https://www.space.com
[3] https://www.esa.int
[4]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