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남쪽의 끝에서 우주를 보다

남극의 천문학자

우리가 흔히 남극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를 떠올리면, 남극의 지질을 연구하는 지질학자, 남극의 대기를 연구하는 대기학자, 그리고 남극의 생물들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남극에서 천체를 관측하는 천문학자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좋은 곳 두고 왜 굳이 남극까지 가서 천체를 관측하는지 의문을 가진다. 하지만, 남극은 대기 중에 수증기가 적어 전파 방해가 적고, 대륙 안쪽, 특히 남극점 부분은 해발 고도가2800m 정도로 매우 높아, 천체를 관찰하기 좋으며, 불빛 때문에 관측에 방해가 되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망원경을 사용하는 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남극점에서의 생활, 그리고 남극점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관측한 것과 밝혀낸 사실들을 블랙홀을 연구하는 김준한 박사, 우주배경복사를 연구하는 강재환 박사가 ’남극점에서 본 우주‘를 통해 생생하게 증언한다.

[그림 1] 남극에서 사용된 망원경 중 하나인 SPT의 사진이다.

블랙홀 사진을 찍다

2019년 4월 10일, ‘Event Horizon Telescope’ 팀은 지상에 있는 8개의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 촬영한 은하 M87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전 세계 최초로 인류가 촬영한 블랙홀 사진이었다.

[그림 2] 2019년 4월 10일 Event Horizon Telescope 측에서 공개한 전파망원경으로 촬영한 은하 M87의 블랙홀 사진이다.

그러나 이 블랙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구에서 매우 많이 떨어져 있으며, 빛이 방출량이 극히 적은 블랙홀을 찍기 위해서는 분해능이 큰 망원경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아주 작은 각도 차이를 가진 두 빛이나 파장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천문학자들이 고안해 낸 방법이 전파 망원경을 이용하며, 블랙홀에서 오는 파동의 간섭(두 파동이 만났을 때, 다양한 파형을 만들어 내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먼 거리에 떨어진, 혹은 가까이 위치한 여러 망원경에서의 간섭에 의한 위상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거리가 클수록 분해능이 증가하는데, 이를 통해 블랙홀의 모습을 잘 관측할 수 있으며, 거리가 가까운 경우 블랙홀의 크기를 잘 가늠할 수 있게 되기에 서로 다른 거리의 여러 전파 망원경을 이용한 것이다.


남극점과 블랙홀

블랙홀 관측에 있어서 남극점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로 지구 크기만 한 가상의 망원경을 모으고, 이를 통해 블랙홀에서 출발하여 지구에 도달하는 빛을 최대한 모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앞서 얘기했던 남극의 조건에 의해, 남극은 블랙홀을 관측하기 최적의 조건이므로 블랙홀에서 오는 파장을 잘 잡아낼 수 있기에 블랙홀에서 오는 빛의 파장을 모으는 데에 망원경 하나로써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림 3] Event Horizon Telescope 측에서 공개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망원경 위치. 이를 통해 남극점이 지구 크기 만한 가상의 망원경을 제작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블랙홀 사진을 찍기까지

2014년 12월 시작한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블랙홀 사진을 찍는 데에는 촬영하는 데에만 자그마치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긴 기간 동안 남극점의 천문학자들은 그들이 남극에 머무는 6주에서 8주 간의 기간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블랙홀 사진을 찍기 위해 망원경을 이용해 블랙홀에서 오는 파동을 감지하고자 노력하는 데에 투자하였다. 그리고 천문학자들은 남극뿐만이 아니라, EHT(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러 망원경을 돌아다니면서 블랙홀 탐지를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5페타바이트(5천조 Byte)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우리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인 Sgr A(궁수자리 방향에 있어서 이와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와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가장 질량이 큰 은하인 M87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을 관찰할 수 있고자 하였다. 이는 M87의 블랙홀의 구조가 우리은하의 것보다 규모가 크고, 훨씬 안정적이며, 결정적으로 중심에서 분출되는 물질에 의한 흐름인 제트가 선명하게 관측되었기에 블랙홀의 사진을 찍는 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함께 관측하게 된 것이다. 이후 여러 망원경에서 관측된 M87 블랙홀의 간섭무늬를 바탕으로 블랙홀의 고리 모양 등 블랙홀의 형태를 파악하였다. 그리고 정보가 모이고 난 뒤 약 2년이 지난 2019년 4월 10일, 우리가 아는 블랙홀 사진이 전 세계에 공개될 수 있었다.


우주배경복사 - 우주의 태초를 찾아 나서다

우주배경복사를 연구하려면 망원경을 이용하여 우주배경복사의 미세한 편광 신호를 관측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여기서 편광이란 빛이 일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면서 전파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쪽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은 ‘선편광’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빛이 횡파처럼 빛의 이동 방향을 기준으로 수평 방향으로 진동하지 않고 수직 방향으로만 진동하면서 전파될 때, 우리는 이 빛이 수직 방향으로 선편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편광된 빛을 바탕으로 우주배경복사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되는데, 이 빛을 바탕으로 오는 신호는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이를 특수하게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BICEP3이다.


BICEP3
[그림 4] 미국 남극 프로그램 팀이 공개한 남극에서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는 BICEP3 망원경의 모습이다.

BICEP3는 이름의 ‘3’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에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BICEP와 BICEP2의 단점을 극복하고, 우주배경복사 연구에 있어서 더 나은 실험 결과를 내며, 기존에는 감당하지 못했던 연구에 관한 충분한 데이터를 얻고자 제작되었다. BICEP3에는 우주배경복사를 받아 기록하는 검출기가 있으며, 검출기에서 우주배경복사에서 오는 에너지를 기록한다. 이때 검출되는 에너지의 크기는 매우 작기 때문에,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망원경 내부의 온도는 0.27K (-272.86 °C)라는 낮은 온도로 유지되며, 내부는 여러 겹의 원통으로 둘러싸여 있고,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공상태를 이루고 있다. 망원경에는 20개의 바둑판 모양의 타일이 있고, 각 타일에는 64개의 픽셀이 있고, 각 픽셀에는 편광을 감지하는 안테나가 있는데, 이 안테나는 안테나 한편에 떠 있는 섬 같은 곳으로 신호를 보내고, 바로 그 섬에서 우주배경복사의 에너지에 의한 미세한 온도 차이를 측정한다. 이때 이 차이는 피코켈빈(pK, 1조분의 1K) 단위의 온도 변화도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온도계가 들어있어, 에너지로 인한 온도변화를 잘 감지할 수 있다.


우주배경복사 연구의 현재와 미래

위에 언급된 BICEP3 망원경은 남극점을 포함한 전 세계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우주배경복사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강재환 박사를 포함한 많은 연구원들이 우주배경복사 연구에 힘을 쓰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통해 빅뱅과 같은 우주의 기원, 우주 팽창,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등 우주에 관해 밝혀지지 않은 많은 미지 영역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는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의 우주 연구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바라보고 있다.


남쪽의 끝에서 우주를 보다

'남극점에서 본 우주’의 강재환, 김준한 박사 외에도 여전히 매년 수많은 천문학자들은 남극점을 찾아 망원경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풀지 못했던, 미지의 우주가 주는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이 있기에 인류는 매일매일 우주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갈 수 있으며, 우주의 신비를 하나둘씩 깨우쳐 가고 있다. 매년 새로운 사실을 파헤치는 남쪽에 끝에서 우주를 보는 자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천문학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하성민 학생기자 | Physics | 에세이


참고자료

[1] <남극점에서 본 우주> - 김준한, 강재환

[2] Event Horizon Telescope - https://eventhorizontelescope.org/

[3] NASA science - https://science.nasa.gov/


첨부 이미지 출처

[1] SPT 망원경 - https://science.nasa.gov/

[2] Event Horizon Telescope - https://eventhorizontelescope.org/

[3] Event Horizon Telescope - https://eventhorizontelescope.org/

[4] Antarctic Photo Library of United States Antarctic Program - https://photolibrary.usap.gov/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조회수 8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