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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불괴가 되는 법!

최종 수정일: 2020년 9월 29일

여러분은 금강불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길거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되는 차력쇼를 보면, 연기자들은 “저는 금강불괴이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라고 말하며 각목으로 자신의 머리를 치고는 하죠. 이와 같이, 금강불괴는 무공이 최고의 경지에 다다라 몸이 금강석과 같이 강인해짐을 이야기하는 용어입니다. 어려워 보이지만, 우리 몸은 사실 금강불괴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이 단단해지지는 않지만, 강한 충격을 받고 아픔을 겪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그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오늘은 신경과학적으로 통증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우리가 금강불괴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어깨 통증에 사용되는 테이핑 기법의 시술예시

재활의학에서 사용되는 테이핑(taping) 기법은, 손상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목 디스크로 인해 목을 가누지 못한다면 그 주변의 근육을 늘린 후 탄력 테이프를 붙이고 몇 시간 동안 대기합니다. 테이핑 기법은 그 뛰어난 효과로 실제 운동선수들의 근육 부상 등의 문제에 자주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 한의학에서 쓰이는 침이나 전기충격 요법 역시도 피부의 촉각을 자극하여 진통효과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 몸의 통증 억제 기전에 대해 알아보고, 재활의학적 기법들이 과연 생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아래로부터의 조절 (Afferent regulation)

첫 번째 통증 억제 기전은 아래로부터 시작됩니다. 통증은 피부에 있는 촉각수용기가 받아들인 후, 감각뉴런(sensory neuron)의 축삭(axon)을 타고 전도되어 등쪽뿔(dorsal horn)을 거쳐 척수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때, 척수에 있는 통증수용체(nociceptors)는 그 신호를 받아들여, 척수시상로(spinothalamic tract)을 통해 시상(thalamus)에 전달합니다. 그리고 시상은 전두엽(frontal cortex) 등의 대뇌피질(cortex)에 신호를 보내 상황을 파악하고, 각 피질들은 통증의 원인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몸의 각종 기관계를 조정합니다.


관문조절설을 나타낸 그림

이때, 통증의 종류에 따라 척수로 가는 신경세포의 특징이 달라지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아픔처럼 집중적이고 세기가 큰 촉각은 수초화(myelination)가 되어 있지 않고 지름이 작은 C 섬유(C fiber)를 통해 전달됩니다. 그리고 문지름과 같은 작은 자극들은 역치 (threshold)가 낮은 기계수용체(mechanoreceptor)에 의해 받아들여져 A-알파 섬유(Aα fiber)나 A-베타 섬유(Aβ fiber)을 통해 전달되는데, 이들의 축삭은 수초화되어있으며 지름이 비교적 큰 편에 속합니다. 신경세포의 축삭은 수초화가 되어있을 경우 도약 전도(saltatory conduction)가 가능해지며, 전기용량(capacitance) 역시 감소하여 자극의 진행 속도 역시 빠릅니다. 즉, C 섬유보다는 A 섬유들이 빠르게 촉각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위의 그림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A 섬유로부터의 신호는 척수에 있는 억제성 연합뉴런(inhibitory interneuron)을 흥분시키고, 투사 뉴런(projection neuron)에 비통증성 감각을 전달합니다. 반대로 C fiber는 억제성 연합뉴런을 억제하며, 투사 뉴런에 통증성 감각을 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억제성 연합뉴런은 투사 뉴런을 억제시킴으로서 자극이 척수를 통해 뇌로 전달될 수 없게 하죠. 여기서 그 비밀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팔을 세게 때린 후 그 주변을 문지른다고 합시다. 자극으로 인해 C 섬유에 통증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문지름으로 인한 촉각 자극은 A 섬유를 타고 척수에 조금 더 빠르게 도달합니다. 이런 비통증성 자극은 억제성 연합뉴런은 흥분시키고, 투사 뉴런에는 문지름 신호를 뇌에 전달하도록 하죠. 뒤늦게 C 섬유로 인한 촉각 자극이 도착하더라도, 투사 뉴런이 흥분한 억제성 연합뉴런에 의해 억제된 상태이기에 전달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아픈 자극은 뇌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직 문지름 자극만이 뇌에 적용된다는 것이죠. 이 이론을 바로 관문조절설(gate controy theory)라고 부릅니다.


위로부터의 조절(Descending regulation)

관문조절설을 기반으로 한 아래로부터의 조절은 통증 장소로부터, 뇌로 통증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면 위로부터의 조절에서는 고통이 전달되어도 뇌로부터 이를 적게 만드려고 합니다. 특히나 격한 감정, 스트레스, 욕구 등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위로부터의 조절 매커니즘

이러한 상황 내에서는 뇌실주위(periventricular)나 수도관주의회색질(periaqueductal gray matter, PAG)라는 중뇌(midbrain)에 있는 핵들이 자극됩니다. 이들은 세로토닌을 이용하는 봉선핵(raphe nuleus)을 전기적으로 자극하고, 이를 거친 자극이 등쪽뿔에 있는 통증수용체에 엔케팔린(enkephalin)을 축삭축삭 시냅스(axoaxonic synapse)로 분비하도록 촉진합니다. 결국 통증수용체에서의 P물질(substance P) 흡수가 억제되면서 통증 전달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P물질은 우리가 캡사이신 등의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펩타이드계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통증의 전달에 관여합니다.)


그 외에도,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경우 플라시보 효과로 인한 통증 감소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때는 대상엽(cingulate cortex)나 편도체(amygdala)에서 엔케팔린을 포함한 엔도르핀을 분비하여,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통증을 줄이는 방법

저희는 지금까지, 신경과학적으로 통증을 줄이는 우리 몸의 매커니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테이핑 기법을 보면, 테이프가 붙은 부분이 통증 부위 주변의 근육을 인공적으로 풀어주면서 촉각 자극을 척수로 전달하고, 억제성 연합뉴런을 자극시켜 통증의 전달을 막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우리가 몸을 때리고 문질러만 보아도 이 이론이 사실임을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 테이핑 기법을 이용하여 근육을 이완시키고, 근처에 있던 통증 유발 물질들을 순환시키며 혈류와 림프액의 흐름을 증가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재활의학 및 한의학 등 다른 방법들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재활의학 및 한의학은 비교적으로 관찰에 의한 치료요법이 많기 때문에, 통증에 관련한 요법을 신경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흥미로운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뿐만 아니라 신경과학의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현상을 이용하여 A 섬유에 인공적으로 전기적 신호를 가함으로써 무통증을 만드는 방법이 개발되었고, 이 역시도 효과적임이 알려져 있습니다.


금강불괴! 불가능할 것만 같았나요? 우리가 소림사의 무림고수처럼 칼이나 창을 몸으로 막아내지는 못하더라도, 고통 참기의 측면에서는 충분히 금강불괴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맞고 나서 내색하지 않고 맞은 부위를 사정없이 문질러대거나, 매우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에서 맞거나, 혹은 맞고도 안 아프다면서 플라시보 효과를 발동시킨다면 그 자극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거란 말이죠. 물론 조건이 조금 복잡하거나 모양새가 이상해질 수는 있겠지만 고통보다는 훨씬 나은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참고자료>

[1] Bab Garrett and Gerald Hough. Brain&Behavior: An Introduction to Behavioral Neuroscience. SAGE. 5th edition

[2]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03222&cid=63166&categoryId=51020


<이미지 출처>

[1] https://blog.naver.com/dhsoohani/220753918775

[2] http://163.178.103.176/Fisiologia/neurofisiologia/Ejercicios/Objetivo_2/neuro_ejercicios_4.html

[3]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Descending-analgesic-pathway-from-mesencephalon-through-brainstem-to-spinal-cord_fig1_45677305


Biology 학생기자 권이태

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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