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허락한 두 번째 마약, 노이즈 캔슬링

3월 21 업데이트됨


AirPods Pro

노이즈 캔슬링의 종류와 원리

기본적으로 모든 헤드폰은 어느 정도 소음을 차단합니다. 이런 방식의 소음 제거를 수동형 소음 제거(Passive Noise Cancelling, PNC)라고 부르며, 흡음재를 사용해 소음을 흡수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이어팁이나 이어패드를 이용한 소음차단이 해당됩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노이즈 캔슬링을 일컫을 때는 전자적으로 주변 환경의 소음을 제거하는 능동형 소음 제거(Active Noise Cancelling, ANC) 방식을 말합니다. 이 원리는 소리의 파동적인 특성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모든 파동에는 간섭이라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진행방향과 진동방향이 평행한 파동인 종파에서도 일어나지요. 그래서 소리의 경우 원래 소리와 진폭은 같지만 위상이 전혀 반대인 소리를 내줄 경우 상쇄 간섭이 일어나 소리가 사라집니다. 반대로 같은 위상의 소리를 내주면 크기가 더 커지죠. 노이즈 캔슬링은 소리의 간섭을 이용해, 헤드폰 내부 혹은 외부에 부착된 마이크에서 인식한 소리, 즉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와 정확히 위상이 180도 차이나는 소리를 생성해 상쇄 간섭을 발생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소음에 그 반대되는 소음을 더해 원래 소음을 없애니, 마치 오랑캐로 오랑캐를 물리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와 같은 셈입니다.

헤드폰 마이크에서 분석한 소음의 파형(노랑), 정반대의 음파 발생(초록), 합성 후 파동(빨강)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1934년 폴웩이 발표한 주파수 논문을 기초로 1950년대 영국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제품은 1984년 루프트한자 항공사가 '젠하이저'에 파일럿용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개발 요청을 하면서부터입니다. 기내에서 느낄 수 있는 제트 엔진의 소음은 대략 80dB 정도입니다. 이는 한낮 시내 대로변에서 발생하는 교통 소음과 맞먹으며, 오래 들으면 불쾌감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수면 장애나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 큰 소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비행 내내 참아야 하니 파일럿으로서는 고역이 아닐 수 없고, 당시 은퇴한 파일럿 10명 중 6명이 소음성 난청에 걸릴 정도로 심각한 직업병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그 이후 파일럿의 난청 방지용 헤드셋에서 출발한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1987년 '보스'와 '젠하이저'가 개인용 모바일 오디오 기기에 적용하며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구조

이렇게 소음을 차단하려면 일반 이어폰과 다른 구조를 띨 수밖에 없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크게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 회로, 스피커, 배터리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마이크 위치에 따라 또 둘로 나뉠 수 있습니다.

헤드폰 내부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피드백 방식(A), 헤드폰 외부 마이크를 설치하는 피드 포워드 방식(B)

마이크를 헤드폰 드라이버 유닛에 배치하는 ‘피드백(Feed back)’ 방식과 헤드폰 외부에 배치하는 ‘피드 포워드(Feed forward)’으로 구분됩니다. 소음 감소 성능이 뛰어난 것은 피드백 방식입니다. 소리를 내는 드라이버 유닛 근처에 마이크를 배치하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노이즈 제거가 가능하며 그 효과 또한 뛰어납니다. 피드 포워드 방식은 헤드폰 외부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이어버드 등 소형 헤드폰이나 이어폰에 보통 쓰입니다. 드라이버 유닛과 떨어진 위치에서 외부 노이즈를 처리하기에 피드백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효과가 약합니다.


따라서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 방식을 원하면 '피드백'방식을, 적당한 노이즈 캔슬링을 원하면 '피드 포워드' 제품을 골라야 합니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타입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의 효과와 적용 분야

다만 노이즈 캔슬링이 모든 이에게 똑같이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평균적인 사람의 귀에 맞춰져 있기에 사람마다 효과가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특정 주파수 소음이 아니라면 걸러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비행기나 지하철, 버스 등 반복적인 패턴의 소음 주파수(350Hz 이하의 중저역대) 감쇄에 맞춰 설계됩니다.


또 다른 불편도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제품은 별도의 전원이 필요합니다.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는 일반 이어폰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한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휴대성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리고 고급 헤드폰도 완벽하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소음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 해서 누구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 자체의 쉬익 거리는 소리가 아주 거슬린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좋은 점으로는 볼륨을 많이 올리지 않아도 음악이 잘 들리기 때문에 청력보호에도 많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일상 생활에서 두루 사용하기에는 적합치 않을 것입니다. 왜나하면 외부 소음과 완전히 차단된다는 점에서 운전 중이거나 도보로 이동할 때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은 몇몇 자동차에서도 볼 수 있고 언젠가는 집 안을 조용하게 만들 기술로 제안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층간 소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로 지은 지 10년 이상된 아파트, 다가구 주택에서 심각하게 발생하는 층간 소음 문제에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응용한다면 위층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응하는 음파를 발생시켜 층간 소음을 해결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주파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주파 소음이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는 20Hz 이하의 저주파에 의한 소음을 말하는데,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저주파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신경계, 호르몬 분비, 호흡 등에 이상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에어컨 실외기는 40Hz에 65dB, 냉장고는 63Hz에서 72dB의 저주파 소음이 발생하는데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더 심각하게 발생합니다. 이런 이유로 밀폐된 공간에서의 저주파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이용해 위상 변조 음파를 발생해 상쇄하면 저주파가 인체에 미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1] http://www.thegear.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3


<이미지>

[1] https://www.apple.com/airpods-pro/

[2] http://www.thegear.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3

[3] http://www.thegear.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3


Physics 학생기자 이준민

201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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