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고대의 철학자들부터 현재의 과학자들이 아직도 완벽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FORCE, 힘이다. ‘힘’의 개념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단순하지만 이를 완벽하게 물리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내가 힘에 대해 들어본 것은 ‘아는 것이 힘이다’ 또는, he, his, him 정도뿐이었다. 모든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힘은 ‘물체의 운동 상태나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뉴턴의 제2 법칙에 따르면, 물체의 알짜 힘은 운동량의 순간 변화량으로 정의된다.

우리는 중력, 구심력, 마찰력, 장력, 표면장력, 전자기력 등등 너무도 많은 힘에 대해 알고 있다. 그 중, 원심력과 구심력은 많은 사람이 혼동하는 개념 중 하나이다. 구심력은, 물체가 원 운동하기 위한 조건으로 원운동의 중심을 향하는 힘이다. 원심력은, 회전하는 계에서만 관찰되는 ‘관성력’으로 구심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평소 물리에 관심이 없거나 자세히 배우지 않은 사람들은 슬슬 이해 안 되는 단어들이 등장해 다른 기사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참고 본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관성력’이 도대체 뭔지, 왜 특정한 관찰자에게만 느껴진다는 건지에 대해 소개하겠다.
우주는 상대적이다.
상대적인 우주
관성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성계와 기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을 떠올려보자. 눈에 보이는 것은 내 손과 저 멀리 날아가고 있는 또 다른 사람뿐이다. ‘잠깐, 저 사람이 날아가고 있는 것일까 내가 날아가고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이를 알아낼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과연 누가 날아가고 있을 것일까? 정답을 말하자면, ‘알 수 없다’이다. 이는 내가 아직 일반물리학 수업을 듣지 않아서도, 멍청해서도 아닌,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나를 기준으로 본다면, 멀리서 사람 A가 날아가고 있지만, A가 보기엔 내가 날아가고 있다. 이를 비교하기 위해 또 다른 사람 B가 오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보기엔 A와 B가 동시에 날아가는 것으로 보여도, A와 B가 보기엔 나 혼자 날아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모든 현상은 우주에는 ‘절대적인 기준’, 절대좌표계가 없기 때문이다.
우주의 중심, 절대적인 좌표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현상을 상대적으로 해석한다. ‘절대적인 100km/s의 속력으로 달리는 차’ 는 없다. 나의 관성계에서 봤을 때 100km/s로 달리는 이 차는 나란히 달리는 또 다른 차에서는 정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간, 위치를 기술하기 위해서는 항상 어떤 좌표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어떤 점과의 상대 위치, 이 위치의 순간 변화율인 상대 속도, 상대 속도의 순간 변화율인 가속도는 이렇게 정의된다. 절대적인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어쩌면 앞에서 언급한 계에 따라 관측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관성력이, 아예 말도 안 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관성력
이제 우리는 관성계를 이야기할 수 있다. 관성계는 물체는 외부의 알짜 힘이 없으면 운동 상태를 유지한다는 뉴턴의 제1 법칙이 성립하는 계를 의미한다. 다르게 말하면, 일정한 운동을 하는 계는 관성계, 그렇지 않고 가속하는 계는 비관성계이다. 예를 들어, 일정한 속도로 직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는 몸이 갑자기 앞으로 쏠리거나,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하지만 갑자기 가속하는 버스나 급정거하는 차에서는 몸이 튀어나가고 큰 힘을 느끼게 된다. 물리학자들은 가속하는 비관성계에서도 물체의 운동을 잘 설명하고 싶어서 관성력이라는 힘을 만들었다. 겉보기 힘이라고도 부르는 관성력은, 보통 존재하지 않는 힘이라고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얘기할 수 없다. 관성계에서 보면 관성력은 느껴지지 않지만, 비관성계에서는 관성력이 있기에 모든 운동이 설명된다. 앞서서 말했듯이 모든 힘과 운동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관성력이 가짜 힘이라고 말하게 되면 비관성계에서이 운동은 설명할 수 없는 ‘가짜 운동’ 돼 버리는 것이다.
관성력은 복잡한 개념과는 다르게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흔히 가속하고 있는 버스의 기울어진 손잡이를 예시로 할 수 있다. 버스 밖의 정지한 관성계에서는, 손잡이가 중력과 장력 합력의 방향으로 가속하고 있다. 차의 계에서 보면 손잡이는 관성력, 중력, 장력의 합력이 0이 되어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 말한 원심력도 관성력의 일종이다. 실에 매달려 원운동 중인 구의 계에서, 구는 중심 방향으로 구심력인 장력을 받는다. 구의 계에서 보면, 구 자신은 정지하기 때문에, 원심력이 작용하여 이를 상쇄해야 한다. 따라서 회전하는 구의 비관성계에서 원심력이 관성력으로 작용한다.
중력도 어쩌면 관성력
어쩌면 관성력은 기준계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다소 난해한 힘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느끼고 가장 친숙한 힘, 중력도 관성력과 마찬가지로, 관찰자에 따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믿기지 않는 사람을 위해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 내가 손에 공을 들고 비행기에 타 있다. 이때, 비행기의 시스템이 꺼지고, 추락하기 시작한다면, 나는 공과 함께 떠오르고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나의 기준계에서는 내가 받는 중력이 없지만, 땅에서 봤을 때는 자명하게도 나는 중력에 의해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중력은 관찰하는 계에 따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므로, 관성력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이 점에 의문을 갖고, 관성력과 중력이 힘이라면 이를 만들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관성력이나 중력이라는 힘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는 직관적인 사고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힘
우주의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으로 구분된다. 이 중 중력을 제외한 3개의 힘은 특정 조건에서 같은 식으로 표현이 되고, 이를 이용해 수많은 과학자가 자연의 4대 힘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표현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연구한 힘, 그리고 그 힘을 연구하는 학문인 물리의 매력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은 사람이 흥미를 갖길 기대한다.
참고 자료
[1]http://hkpark.netholdings.co.kr/web/manual/default/manual_view.asp?menu_id=107589&id=2730
첨부 이미지 출처
[1]https://ko.wikipedia.org/wiki/%EA%B2%89%EB%B3%B4%EA%B8%B0%ED%9E%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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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인식
발행호│2020년 여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