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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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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매운맛을 좋아하는 이유

9월 29일 업데이트됨



고추에는 많은 성분이 있습니다. 비타민 C, 칼슘, 칼륨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죠. 하지만 이들 중 우리의 안목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이 있다면, 이는 단연 캡사이신입니다. 캡사이신(Capsaicin)은 알칼로이드(자연적으로 존재하면서 대개 염기로 질소 원자를 가지는 화합물)의 일종으로, 고추씨에 정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분자입니다.



위의 분자 모형에서 보듯이 캡사이신은 극성보다는 무극성에 가까운 분자입니다. 따라서 불닭볶음면, 고추 등 매운 음식을 먹은 이후에는 우유, 술 등 무극성 용매를 통해 입을 헹구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사나이 울리는 매운맛의 비밀, 캡사이신


매운맛을 측정할 때에는 ‘스코빌 척도’라는 기준을 사용합니다. 이는 고추의 매운맛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척도로, 초기에는 인간이 직접 측정하였죠. 현재는 측정 기술이 발달하며 보다 정확하게 매운맛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캡사이신입니다. 고추는 세균이나 곰팡이, 곤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캡사이신이라는 물질을 생성합니다. 캡사이신은 우리 몸에 들어간 직후 강한 자극을 주는데, 이 때문에 캡사이신은 졸음 방지뿐 아니라 연고나 소화장애 치료제로도 사용됩니다.

캡사이신이 비만을 막아준다고?


여름철만 다가오면 많이들 다이어트를 시작하곤 합니다. 다이어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죠. 맛있는 음식을 먹기를 포기하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해소해 줄 방법이 있습니다. 이 기특한 물질이 바로 캡사이신이죠.


먼저 캡사이신은 체내에 들어가면 교감신경을 자극합니다. 이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면서 체내의 지방을 연소시킵니다. 이 외에도 캡사이신은 체온 상승과 식욕 억제를 가져오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도움을 줍니다. 캡사이신은 또한 비만 치료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도 낮춰줍니다.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면 당뇨나 동맥경화도 예방할 수 있기에 캡사이신을 적당히 먹는다면 건강한 육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런 캡사이신의 효능에 주목한 연구팀이 있었으니, 바로 미 와이오밍대의 연구진입니다. 비베크 크리슈난(Vivek Krishnan) 연구원의 주도로 연구가 진행되었죠.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용체를 제거한 쥐와 제거하지 않은 보통의 쥐에게 캡사이신이 0.01% 섞인 고지방 먹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그 결과 체중이 증가하지 않은 것은 수용체를 제거하지 않은 쥐 그룹이었습니다. 이로써 캡사이신이 수용체를 자극해 지방을 소모하도록 유도한다는 연구진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집니다.



3년이 지난 2018년, 미 와이오밍대 연구진은 또다시 캡사이신이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바스카란 티아가라얀(Baskaran Thyagarajan) 박사가 책임자로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캡사이신을 기반으로 한 ‘메타보신’이라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합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백색지방, 갈색지방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백색지방은 우리 몸이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를 저장해서 생기는 지방, 갈색지방은 열을 냄으로써 에너지를 생성하는 지방입니다. 갈색지방으로 불리는 이유는 철분을 포함한 미토콘드리아가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비만을 억제하려면 백색지방이 없어지고, 갈색지방이 많아져야 합니다. 갈색지방을 늘리는 것은 근력운동이 대표적인 길인데요, 메타보신이 이런 노력을 덜어 줍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상대로 고지방 먹이를 주면서 메타보신을 함께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쥐의 체중이 줄고 대사 건강이 개선되는 등 기존의 백색지방이 갈색지방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외에도 쥐의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 그리고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염증을 비롯한 캡사이신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죠.

스트레스 해소에도 역시 캡사이신이죠!


“아 매운거 땡기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핑계로 맛난 음식을 먹고 싶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런 사람들의 말이 충분히 과학적이라고 말합니다. 매운맛은 우리 혀에 고통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이 혀 표면에 달라붙으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 몸에서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을 분비시킵니다. 엔도르핀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중앙신경계의 다양한 뉴런들의 시냅스전 억제를 통해 흥분성을 조절합니다. 엔도르핀은 몇몇 신경섬유의 시냅스전 뉴런에 존재하는 아편유사수용체에 작용하며, 도파민과 다른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합니다. 이렇게 엔도르핀은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캡사이신을 먹는 것은 생각보다 과학적인 대처 방법입니다.

아직도 연구되고 있는 캡사이신


캡사이신의 효능이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셨다면 큰 오산입니다. 캡사이신은 비만 예방 외에도 많은 기능이 있으며, 실제로 이를 연구한 학위 논문 또한 상당히 많습니다. 이들 중에서 현재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것을 꼽자면, 아무래도 캡사이신의 항암 효과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6년 12월 22일, 독일의 한 의학 매체인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은 독일 보훔대학교의 한스 하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캡사이신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데 성공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음식으로 직접 섭취한 경우가 아니라, 실험실에서 고농도의 캡사이신을 암세포에 직접 투여하여 얻은 결과죠.


한스 하트 교수 연구팀은 악성 유방암 환자들의 몸에서 추출한 암세포에 캡사이신을 투여하며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암세포 속에 들어 있는 바닐로이드 수용체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바닐로이드 수용체(TRPV1)는 통증 수용 단백질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는 캡사이신을 감지하는 수용체이며, 피부, 혀에 풍부한 통증 감각체입니다. 이에 추가로 암세포의 증식 속도 또한 느려졌으며. 암세포가 상당수 괴사, 또는 소멸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생존 암세포들도 활동성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체내 다른 부위로 전이되기 어렵게 됐음을 뜻합니다. 아쉽지만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냄새를 흡입하는 정도로는 암을 치료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연구팀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캡사이신은 조기 사망 위험성을 낮추어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습니다. 캡사이신은 생리활성물질이므로 생리 활동을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의견을 표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인 48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연구팀은 이가 매운 음식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연구팀은 말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캡사이신은 독이 됩니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알리신 등의 성분은 과도하게 먹으면 위 점막이 손상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여드름, 안면홍조를 심하게 만듭니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이, 캡사이신은 졸음 방지에도 쓰이는 물질입니다. 과도한 섭취는 수면을 방해할 위험까지 있습니다.


[1] https://blog.lgchem.com/2015/05/eat-diet/

[2] https://www.sciencetimes.co.kr/?news=고추-매운맛-성분-캡사이신-유방암세포-성장-억제&s=캡사이신

[3] https://www.sciencetimes.co.kr/?news=고추-속-캡사이신-비만-억제

[4] https://ko.wikipedia.org/wiki/스코빌_척도

[5]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443210.html

[6] https://www.msn.com/ko-kr/news/living/땀-날-정도로-매운-음식-정말-스트레스-해소시킬까/ar-BBPJBfv?li=AA51XJ&index=1

[7] https://ko.wikipedia.org/wiki/엔도르핀


<이미지>

[1] https://ko.wikipedia.org/wiki/캡사이신

[2]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6/2018041601744.html

[3] https://pixabay.com/ko/photos/고추-물린-핫-입술-입-1437775/

[4]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0/2017051001680.html

[5] https://www.europeanpharmaceuticalreview.com/people/dr-baskaran-thyagarajan/

[6] https://scienceblog.cancerresearchuk.org/2019/08/29/science-surgery-why-do-some-cancer-treatments-stop-working-after-so-long/


Chemi 학생기자 천준성

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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