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사우루스하고 알로사우루스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까?”
“당연히 티라노사우루스가 이기지! 당연한 거 아냐?”
5상 내지 6살 무렵 어린 친구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지금이야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했겠지만, 고등학생인 우리가 5살 즈음이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뭐니뭐니해도 공룡이 제일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다 못 외울 각양각색 공룡들의 이름을 그때는 사전처럼 꿰고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공룡에 관심이 많던 친구들도 성장하면서 서서히 잊어 가고 있다. 이에 고생물학이 무엇인지, 고생물학자는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고생물학이 뭐니?
고생물학의 한자 풀이는 '古生物學', 즉 옛날에 존재했던 생물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조금 더 풀어 설명을 하자면 지구상에 살았던 생물체를 연구하여 당시의 생태와 특정 생물의 특성, 특징들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고생물학에 대한 연구는 상상 그 이상 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기원전 6세기의 그리스 철학자 콜로폰은 해양생물의 화석이 산 위에서 발견된 것을 보아 먼 옛날에는 이 지역이 물속에 있었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후 17세기부터 화석과, 이를 통한 옛 시대의 기후에 대한 추론이 본격화 되었으며 1822년에는 정식적으로 고생물학(paleontologie)라는 단어가 만들어지며 고생물학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었다. 고생물학을 연구함을 통해 옛 생물들의 분포와 살기 적합했던 환경 등을 연구하는 고생태학, 생물들의 진화를 연구하는 진화생물학 등의 학문들이 개척되기도 하였다.

고생물학자가 연구하는 방법
고생물학자는 어떻게 연구할까? 우선,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주위의 지역을 조사한다. 화석이 어디서, 어떻게 발견되었고 어떤 방법으로 발굴할지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하여 결정한다. 주변 지역의 시료를 채집하여 편광현미경, X-선 회절분석기(XRD) 등을 통해 광물학적 특징과 구성 광물을 분석한다. 해당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삼아 화석의 진위성과 어떠한 생물이었는지, 주위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과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비교하여 판단한다. 이와 같이 여러 분석을 통해 사전 준비가 끝난 후 본격적인 발굴 작업시 시작된다.
발굴 작업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고생물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친숙할만한 대표적인 방법이 있다. 정과 해머를 이용한 단순 화석 발굴이다. 이는 해머, 정, 붓, 삽 등의 규모가 작은 장비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직접 사람이 화석 주위의 퇴적암에 충격을 가하여 층리면이 드러나게 쪼갠 후 발굴한다. 이는 소규모로 원정을 가 간편하게 화석 표본을 확보할 수 있지만, 공룡, 혹은 그와 준하는 크기의 화석을 발굴하기엔 부적절한 방법이다.
발굴 현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석고 자켓을 이용한 발굴이다. 나뭇잎 화석과 같이 평면적인 화석이 아닌, 입체적 구조를 가진 공룡알이나 공룡 골격은 비교적 정교한 작업과 기술이 필요하다. 화석이 발견된 해당 지역에서 바로 발굴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화석을 석고 자켓으로 감싸 이를 실험실로 운반하여 더욱 전문적이고 섬세한 도구들을 사용한다고 한다.
다른 화석들은 어떨까?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온다고 알려진 공룡 발자국 화석들은 조금은 다른 과정을 거친다. 화석을 발굴할 지역을 확정하고, 암석 표면을 에폭시로 처리하여 암석의 상태를 보존한다. 이후 수직 절단하여 이후 정과 해머를 통해 층리면을 따라 암반에서 분리한 후 표본 번호에 따라 재배열을 함으로써 복원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화석에 따라 다른 방식을 통해 표본을 발굴하고, 그를 연구한다. 이때 더 효과적이고, 보존적으로 표본을 발굴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들은 특정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찾아가 그들의 새로운 방법을 함께 의논하고 이를 실제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얻은 화석, 어디다 쓰니?
고생물학자는 발굴을 통하여 얻은 화석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흔히들 생각하는 화석 발굴 후 작업이라고 하면 자연사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큰 규모의 공룡 뼈 맞추기를 제일 대표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고생물학자는 분야에 따라 자신이 알아내고자 하는 것에 맞추어 화석을 분석하곤 한다. 고생물학 또한 여러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 따라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지구과학Ⅰ,Ⅱ를 공부해본 이들은 시상화석, 표준화석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화석이 어떻게, 어느 분포로 구성되어 있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발견되는지를 통해서 해당 지역의 과거 기후와 생명체의 분포 등을 추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와 같이 화석을 가지고 과거의 생태를 추측하는 학문을 ‘고생태학’이라고 한다. 과거를 볼 수 있는 일종의 퍼즐이라고 하면 비슷할까? 이 고생태학을 통하여, 과거 바닷속에 남아있었던 용존산소량, 플랑크톤의 양 등의 환경에 대한 지표를 화석에서 분석하여 알아내고, 또 이를 통하여 우리가 아직 명확히 모르는 또 다른 생명체나 환경에 대해서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과거의 지구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화석’이라는 단어가 빠질 수 없는 학문이 있다. 바로, 진화생물학이다. 진화생물학이란 지구 상의 생물의 진화를 연구하는 학문으로써, 고생물학과는 완전히 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유사점이 매우 많다고 볼 수 있다. 발굴된 화석을 통하여 생물 종의 변화하는, 진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또 진화의 증거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화석이 진화생물학에 중요한 이유가 많다. 하지만, 요즈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바로 ‘중간화석’의 존재이다. 진화란 하루아침에 뿅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주 긴 세월동안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가며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종과 종 사이에 있는 일명 중간단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간단계 생물체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이 중간화석인 것이다. 또, 어떤 생물이 진화를 한 이유를 앞서 살펴보았던 고생태학을 통하여 당시의 생태에서 찾을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어떤 생물의 진화 과정을 통하여 당시의 생태를 역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고생물학을 이끄는 이융남 교수님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고생물학은 어떠할까? 조금은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현재 고생물학계는 수학, 물리학, 화학과 같이 여 타 순수과학 과목들에 비교하여서 그렇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가 크게 순수과학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과 더불어 우리나라에는 화석산지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생물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고생물학을 이끌어나가는 분들이 계시다. 그중, 매체에서 '공룡아빠' 라 불리시는 이융남 교수님을 간략히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이융남 교수님께서는 연세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하신 후 척추고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초빙연구원, 지질박물관 관장을 거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로 계신다. 대표적으로 몽골 고비사막, 일본 후쿠이현에서 공룡 화석 발굴에 참여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여러 화석을 발굴, 연구를 수행하셨다. 대표적으로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새로운 익룡 척추동물 화석을 찾아 Ichnospecies pteraichnus koreanensis 로 명명하셨으며 경상남도 고성군 일대에서 발견된 공룡알 발굴 및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외에도 전라남도 해남 우항리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연구하셨다.
박정훈 | Chemistry & Biolog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김경수. (2016). 발자국 화석의 새로운 발굴 방법 및 적용. 한국지구과학회지, 37(3), 143-161
[2]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3] https://www.paleolab.snu.ac.kr/
첨부 이미지 출처
[1] 나무위키
[2]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3]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4] 과학동아 – 사이언스 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