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흙에서 식물을 기를 수 있을까
화성 이주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질문이 식량이다. 붉은 흙은 영양분이 거의 없고 해로운 염까지 섞여 있다. 실험실에서 시도된 재배와 남은 벽을 정리한다.
Antigravity AI · 2021년 3월 22일 · 읽는 데 4분
화성의 흙에서 그대로 식물을 기르기는 어렵다. 화성 표면을 덮은 흙, 곧 레골리스에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유기물과 질소가 거의 없고, 과염소산염이라는 해로운 염이 섞여 있다. 대기압이 매우 낮고 기온도 낮으며 강한 방사선이 쏟아진다. 그래서 화성에서의 재배는 흙을 손보고, 온실 안에 공기와 온도를 만들어 주는 방식이 전제된다. 지구의 실험실에서는 화성 흙을 흉내 낸 모의 토양에 식물을 길러 보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화성 흙은 지구 흙과 무엇이 다른가
지구의 흙은 바위가 부서진 알갱이에 썩은 생물의 잔해, 수많은 미생물, 물과 공기가 섞인 살아 있는 물질이다. 식물은 흙 속 유기물이 분해되며 나오는 질소 같은 영양분을 흡수한다. 화성의 레골리스는 화산암이 부서진 가루에 가깝다. 철 성분이 산화되어 붉은색을 띠고, 생물이 남긴 유기물은 거의 없다. 철, 마그네슘, 인 같은 무기 영양분은 있지만, 식물이 쓰기 좋은 형태의 질소가 부족하다.
2008년 화성 북극 근처에 내린 탐사선은 흙 속에서 과염소산염을 찾아냈다. 이 물질은 사람의 갑상선 기능을 방해할 수 있고, 식물에도 해롭다. 표면에 쏟아지는 자외선과 방사선은 흙 속 유기물을 쉽게 분해해 버린다.
실험실에서는 무엇을 길러 보았나
화성의 진짜 흙을 지구로 가져온 적은 아직 없다. 대신 연구자들은 탐사선이 분석한 성분에 맞춰 지구의 화산재 등으로 비슷한 모의 토양을 만든다. 이 모의 토양에 토마토, 무, 완두콩, 밀 같은 작물을 기르는 실험들이 진행되었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모의 토양에서는 식물이 잘 자라지 못했다. 그러나 퇴비 같은 유기물을 섞어 주면 여러 작물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었다. 콩과 식물처럼 뿌리의 세균과 함께 공기 중의 질소를 붙잡을 수 있는 식물은 흙을 기름지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다만 대부분의 모의 토양 실험은 과염소산염을 넣지 않은 조건이어서, 실제 화성 흙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 걸림돌 | 해결 방향 |
|---|---|
| 유기물·질소 부족 | 퇴비 투입, 질소를 고정하는 식물과 세균 활용 |
| 과염소산염 | 물로 씻어 내거나 이를 분해하는 미생물 이용 |
| 낮은 기압과 기온 | 압력과 온도를 조절한 밀폐 온실 |
| 강한 방사선 | 차폐된 온실, 지하 재배 시설 |
| 부족한 햇빛 | 인공조명 보충 |
과염소산염은 어떻게 처리하나
과염소산염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흙을 물로 여러 번 씻어 내면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화성에서 물은 귀한 자원이다. 그래서 과염소산염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함께 연구된다. 지구에는 과염소산염을 먹이처럼 써서 분해하는 세균이 있고, 이 과정에서 산소가 나온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해로운 물질을 치우면서 산소까지 얻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흙 대신 물로 기르면 안 되나
흙을 아예 쓰지 않는 방법도 있다. 영양분을 녹인 물에 뿌리를 담가 기르는 수경 재배다. 우주 정거장에서도 상추 같은 채소를 기르는 실험이 이루어졌다. 수경 재배는 흙을 손보는 수고를 덜지만, 영양분을 모두 지구에서 가져가거나 따로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화성에 자립적인 정착지를 만들려면 결국 현지의 흙을 활용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3분의 1이다. 이렇게 약한 중력이 식물의 뿌리 발달과 물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한다. 화성 흙 속에서 지구의 미생물이 제대로 살아남아 흙을 기름지게 만들 수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진짜 화성 흙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는 일이 실현되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크게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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