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해리포터의 투명망토 나는 메타물질

자연계의 물리 법칙을 비웃으며 빛을 구부려 물체를 뒤로 돌아가게 만드는 '메타 물질'의 음굴절 원리와, 이를 통한 투명 망토의 구현 가능성을 파헤친다.

편집부 · 2021년 12월 8일 · 읽는 데 4분

메타물질,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고 배경만 보이게 하여 빛을 사람 주위로 완전히 구부리는 미세한 인공 구조물로 만들어진 마법의 빛나는 '투명 망토'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물리학 및 광학 일러스트레이션
메타물질,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고 배경만 보이게 하여 빛을 사람 주위로 완전히 구부리는 미세한 인공 구조물로 만들어진 마법의 빛나는 '투명 망토'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물리학 및 광학 일러스트레이션

영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투명 망토'는 마법의 세계에서 가장 탐나는 아이템이다. 망토를 뒤집어쓰면 빛이 내 몸을 통과하여 반사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에는 내 모습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것이 헛소리라고 치부했다. 빛은 무조건 직진하다가 물체에 부딪히면 튕겨 나오는(반사) 우주의 절대적인 광학 법칙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이 빛의 멱살을 잡고 억지로 궤도를 휘게 만들어, 뒤로 돌아가게 해버리는 미친 물질을 인공적으로 창조해 냈다.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의 장난감, '메타 물질(Metamaterials)'이 열어젖힌 투명 망토의 광학적 마법을 뜯어보자.

빛의 경로를 조작하는 인공 원자

유리나 물 같은 일반적인 물질은 빛이 통과할 때 빛의 속도를 살짝 늦춰서 경로를 살짝 꺾이게 만든다(굴절). 물 컵에 빨대를 꽂으면 꺾여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이 꺾이는 각도는 물질이 원래 타고난 성질(원자 구조)에 의해 정해져 있다. 과학자들은 질문을 던졌다. "물질의 원자 구조를 우리가 인공적으로 깎고 조작하면, 빛이 꺾이는 각도를 우리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지 않을까?" 과학자들은 나노 기술을 이용해 빛의 파장보다 더 작은 크기의 미세한 금속 링과 선들을 격자무늬로 촘촘하게 배열했다. 자연에는 없는 인공적인 패턴(메타 물질)을 만들어 빛을 교란하는 함정을 판 것이다.

자연의 법칙을 역주행하다 (음굴절)

이 메타 물질에 빛을 쏘자, 물리학 책을 찢어버리는 기괴한 현상이 일어났다. 보통 빛이 물에 들어가면 안쪽으로 살짝 꺾여야(양의 굴절) 정상인데, 메타 물질에 들어간 빛은 아예 V자 모양으로 꺾이며 들어온 방향 쪽으로 '역주행(음굴절, Negative Refraction)'을 해버린 것이다! 마치 물 컵에 빨대를 꽂았는데, 빨대가 물 바깥쪽으로 튀어 오르듯 꺾여 보이는 미친 현상이다. 인간이 최초로 빛의 직진 본능을 완전히 꺾어버리고, 빛의 핸들을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왼쪽에는 물이 담긴 유리에 부딪힐 때 정상적으로(양의 굴절) 굽어지는 빛을, 오른쪽에는 빛나는 메타 물질 그리드에 부딪힐 때 불가능하고 부자연스러운 각도로 뒤로 구부러지는 빛(음의 굴절)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바위(망토)를 피해 흐르는 시냇물 (투명화 원리)

음굴절이 가능하다면 투명 망토는 현실이 된다. 메타 물질로 만든 망토를 뒤집어쓰면, 내 몸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오던 빛이 망토 표면에 부딪히는 순간 음굴절을 일으키며 내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망토의 곡면을 따라 미끄러지듯 스르륵 옆으로 돌아가 버린다. 마치 시냇물이 흐르다 둥근 바위를 만나면 바위를 부드럽게 감싸고 돌아간 뒤, 바위 뒤쪽에서 다시 합쳐져 평온하게 흐르는 것과 같다. 관찰자의 눈에는 내 몸에 부딪힌 빛이 아니라, 내 몸을 돌아 나와 합쳐진 '내 등 뒤의 배경 빛'만 보이게 되므로 나는 완벽하게 투명 인간이 되는 것이다.

슈퍼 렌즈,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본다

메타 물질은 투명 망토뿐만 아니라 현미경의 역사도 뒤집었다. 빛은 파도처럼 출렁거리며 퍼지는 성질(회절 한계)이 있어서, 빛의 파장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나 DNA는 아무리 렌즈를 겹쳐도 뭉개져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메타 물질로 만든 '슈퍼 렌즈'는 뭉개지며 도망가려는 빛의 파동을 멱살 잡고 억지로 끌어모아 음굴절로 다시 뾰족하게 초점을 맞춰버린다. 이 슈퍼 렌즈를 쓰면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미세한 돌기 하나하나까지 광학 현미경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메타물질 망토'가 강에서 매끄러운 바위 주위를 흐르는 물처럼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개념도: 빛 광선이 우아하게 갈라져 숨겨진 물체를 감싸고 반대편에서 완벽하게 재결합하여 보이지 않게 만듭니다](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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