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필승전략 스텔스 기술

적의 레이더 전파를 반사하지 않고 삼켜버리거나 엉뚱한 곳으로 튕겨내어 거대한 전투기를 새만 한 크기로 속이는 '스텔스(Stealth)'의 전자기학적 마법을 분석한다.

편집부 · 2021년 11월 30일 · 읽는 데 5분

스텔스 기술, 어두운 밤하늘에서 빛나는 붉은 레이더 파동을 완전히 흡수하는 반면 아래의 녹색 레이더 화면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매끄럽고 미래 지향적인 검은 스텔스 전투기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군사 물리학 일러스트레이션
스텔스 기술, 어두운 밤하늘에서 빛나는 붉은 레이더 파동을 완전히 흡수하는 반면 아래의 녹색 레이더 화면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매끄럽고 미래 지향적인 검은 스텔스 전투기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군사 물리학 일러스트레이션

현대 공중전에서 적의 전투기를 먼저 보고 먼저 미사일을 쏘는 자가 100% 승리한다. 이를 위해 군대에는 수백 킬로미터 밖의 쇳덩어리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눈, '레이더(Radar)'가 존재한다. 그런데 만약 길이 20미터, 무게 30톤짜리 거대한 전투기가 적의 레이더망을 유유히 뚫고 날아와 내 머리 위에 폭탄을 떨어뜨릴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공상 과학 영화에 나오는 투명 망토를 현실의 물리학으로 구현해 낸 '스텔스(Stealth)' 기술이다. 하늘을 지배하는 가장 완벽한 암살자, 스텔스기가 어떻게 적의 전자기파를 농락하고 자신을 한 마리의 작은 새로 위장하는지 뜯어보자.

레이더의 눈을 속이는 원리, RCS 축소

레이더는 박쥐가 어둠 속에서 초음파를 쏘고 메아리를 듣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안테나에서 강력한 전파를 허공으로 쏘아 보내고, 그 전파가 날아가는 전투기에 부딪혀 튕겨 돌아오는(반사) 신호를 잡아내어 위치를 파악한다. 전투기가 전파를 얼마나 많이 튕겨내는지를 나타내는 면적을 'RCS(레이더 반사 면적)'라고 한다. 일반적인 전투기는 RCS가 5㎡(작은 트럭 크기)지만,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F-22 랩터의 RCS는 고작 0.0001㎡(작은 구슬이나 새 크기)에 불과하다. 레이더병의 모니터에는 엄청난 폭격기가 그냥 지나가는 참새 한 마리 쯤으로 보이는 것이다.

각도의 마술, 전파를 허공으로 튕겨라 (형상 설계)

RCS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비행기의 '모양(형상)'을 기괴하게 깎는 것이다. 일반 비행기처럼 둥글둥글하게 만들면 사방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모두 레이더 기지로 고스란히 튕겨 돌려보내게 된다. 그래서 초창기 스텔스기인 F-117 나이트호크는 마치 각진 다이아몬드나 종이접기처럼 표면을 평평하고 뾰족뾰족하게(다면체) 깎아버렸다. 이렇게 만들면 날아온 전파가 레이더 기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주 엉뚱한 허공으로 튕겨 나가버려(난반사) 레이더가 메아리를 듣지 못하게(투명해지게) 된다. 왼쪽에는 둥근 접시에 곧바로 거대한 밝은 레이더 파동을 반사하는 전통적인 둥근 비행기를, 오른쪽에는 텅 빈 우주 공간으로 무해하게 레이더 파동을 산란시키는 날카롭고 들쭉날쭉한 F-117 나이트호크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

전파를 삼켜버리는 악마의 페인트 (RAM)

비행기 모양을 뾰족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틈새나 날개 끝에서 튕겨 나오는 미세한 전파마저 싹 다 지우기 위해, 스텔스기의 표면에는 '전파 흡수 물질(RAM)'이라는 특수 페인트를 두껍게 바른다. 이 페인트 속에는 미세한 철 가루나 탄소 입자들이 섞여 있다. 레이더 전파가 비행기 표면에 부딪히면 튕겨 나가는 대신 페인트 속으로 파고들게 되고, 철 가루들이 전파의 에너지를 억지로 비비며 열에너지로 바꿔버린다(흡수). 즉, 적이 쏜 탐지 전파를 비행기가 꿀꺽 삼켜서 열로 날려버리는 마법이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내부 무장창)

스텔스기의 마지막 약점은 무기다. 비행기를 아무리 투명하게 깎아 놔도, 날개 밑에 주렁주렁 미사일과 폭탄을 매달면 그 미사일의 둥근 모양 때문에 전파가 반사되어 레이더에 100% 들통이 난다. 그래서 스텔스기는 자신의 배를 가르고 기체 내부 공간(내부 무장창)에 미사일을 꽁꽁 숨겨두고 비행한다. 적의 머리 위까지 은밀하게 다가간 뒤, 아주 찰나의 순간에만 배를 열어 미사일을 쏘고 다시 문을 닫아버려 투명 상태로 유유히 사라지는 극강의 암살 능력을 자랑한다. 제트기 날개에 코팅된 '전파 흡수 물질(RAM)'의 미세 다이어그램으로, 날아오는 레이더 파동이 미세한 탄소-철 피라미드 구조에 갇혀 반사되지 않고 무해한 열에너지로 변환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남은 과제

스텔스 특수 페인트(RAM)는 비가 오거나 습기가 차면 금방 벗겨져서 비행 1시간당 수십 시간의 값비싼 보수 공사(유지비)를 해야 하는 돈 먹는 하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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