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포밍 행성 길들이기
차갑고 메마른 화성에 강제로 온실가스를 살포해 얼음을 녹이고 바다를 만들어 지구처럼 개조하는 우주 기후 공학, '테라포밍(Terraforming)'의 거대한 물리적 시나리오를 다룬다.
편집부 · 2021년 4월 20일 · 읽는 데 4분
인류가 지구를 더럽혀서 멸망의 위기에 처하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우리를 우주선에 태워 '화성(Mars)'으로 데려가겠다고 장담한다. 그런데 화성은 평균 온도가 영하 60도에 달하고, 숨 쉴 산소는 커녕 피를 끓게 만드는 끔찍한 진공 상태의 붉은 사막일 뿐이다. 우주복 없이는 1분도 살 수 없는 이 죽음의 행성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갈까? 과학자들의 대답은 단순하고도 무식하다. "화성이 살기 척박하다면, 화성을 강제로 뜯어고쳐서 '제2의 지구'로 만들어버리면 되잖아?" 꽁꽁 얼어붙은 외계 행성의 기후를 조작해 인간의 안방으로 개조하는 궁극의 우주 토목 공사, '테라포밍(Terraforming, 지구화)'의 미친 시나리오를 뜯어보자.
화성을 데워라, 의도적인 온실효과
테라포밍의 1단계는 얼어붙은 화성에 보일러를 트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를 망치고 있는 주범인 '온실효과'를 화성에서는 오히려 가장 강력한 무기로 쓰려고 한다. 화성의 양극단(극관)에는 엄청난 양의 얼어붙은 이산화탄소(드라이아이스)와 물이 묻혀있다. 인류는 화성에 수백 개의 거대한 거울 위성을 띄워 태양빛을 한 곳으로 모으거나, 인공적으로 염화불화탄소(프레온 가스, 지구 온난화의 주범) 공장을 돌려 화성의 대기에 미친 듯이 온실가스를 뿜어낸다. 온실가스가 화성의 열기를 가두면, 극지방의 얼음이 녹으면서 화성 전체의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붉은 사막에 쏟아지는 첫 번째 비
화성의 온도가 영하 60도에서 영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면 마법이 벌어진다. 얼어있던 얼음이 녹아 웅덩이를 만들고, 이것이 증발해 구름을 형성하며 30억 년 만에 화성의 붉은 대지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비가 모여 거대한 강과 바다를 만들면, 붉고 메말랐던 화성은 서서히 푸른 물빛을 띠는 생명의 행성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제 화성에는 물도 있고 춥지도 않다. 하지만 아직 치명적인 문제가 남았다. 숨을 쉴 '산소'가 없다.
식물 군대의 투입, 산소 공장 가동
2단계는 유전 공학의 몫이다. 화성에 바다가 생기면, 과학자들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돌연변이 이끼와 '남세균(Cyanobacteria, 광합성 세균)'을 화성의 바다에 들이붓는다. 이 미세한 생물들은 화성 대기에 꽉 차 있는 이산화탄소를 미친 듯이 빨아먹고 산소를 뱉어내는(광합성) 숭고한 노가다를 수백 년 동안 지속한다. 이들이 화성의 대기를 맑은 산소로 채우고 나면, 마침내 지구의 소나무와 곤충, 그리고 동물들을 이주시켜 완벽한 지구의 생태계를 복제해 낼 수 있다.
태양풍의 저주, 벗겨지는 대기
하지만 테라포밍에는 치명적인 물리학적 결함이 있다. 화성은 크기가 지구의 절반밖에 안 돼서 내부의 용암이 다 식어 굳어버렸다. 그래서 지구처럼 태양풍(우주 방사선)을 막아주는 '자기장 방어막'이 없다. 인류가 수백 년에 걸쳐 애써 온실가스와 산소를 만들어 화성에 덮어놓아도, 태양에서 날아오는 강력한 태양풍이 이 대기를 모조리 찢어서 우주 밖으로 날려버릴 것이다(현재 화성 대기가 얇은 이유). 이를 막으려면 화성과 태양 사이에 거대한 인공 자기장 방패(위성)를 띄워야만 한다.
남은 과제
테라포밍은 현재 기술로는 최소 수백 년에서 수만 년이 걸리는 초장기 프로젝트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화성 고유의 지질학적 상태를 강제로 파괴하며 오염시키는가?"라는 우주 윤리적인 비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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