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특별기획 바이러스 일동 차렷 정렬
스스로 번식할 능력이 없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를 해킹하여 부품을 찍어내고, 레고 블록처럼 스스로 조립(Self-assembly)되어 쏟아져 나오는 끔찍한 복제 메커니즘을 뜯어본다.
편집부 · 2022년 6월 6일 · 읽는 데 4분
인류를 수년간 마스크 속에 가두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 이 끔찍한 학살자를 현미경으로 뜯어보면 생명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구조가 멍청하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숨을 쉴 수도 없고, 밥을 먹지도 않으며, 스스로 번식(새끼를 낳는 것)할 능력조차 없다. 그저 유전자 암호(RNA) 쪼가리를 단백질 껍질과 돌기(스파이크)로 대충 싸놓은 둥근 '단백질 좀비 조각'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떻게 이 무생물에 가까운 조각이 인체에 들어오면 수억 마리로 복제되어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걸까? 힌트는 '해킹'과 '자동 조립(Self-assembly)'에 있다. 인간 세포의 공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 자기 자신을 무한 복제해 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섬뜩한 화학적 공정 라인을 들여다보자.
세포의 문을 따는 만능열쇠, 스파이크 단백질
코로나바이러스의 겉면에는 왕관(Corona) 모양처럼 뾰족뾰족하게 튀어나온 '스파이크 단백질'이 박혀있다. 이 스파이크는 우리 몸의 호흡기(폐, 기관지) 세포 표면에 돋아나 있는 'ACE2'라는 자물쇠(수용체)와 입체적으로 완벽하게 들어맞는 만능열쇠다. 숨을 들이마실 때 바이러스가 폐로 들어와 스파이크 열쇠를 ACE2 자물쇠에 '찰칵!' 하고 끼워 넣으면, 세포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껍질 안에 숨겨져 있던 바이러스의 징그러운 본체, 'RNA(유전자 설계도)'가 우리 세포의 안방으로 주입되어 들어온다.
인간의 단백질 공장을 강탈하다 (해킹)
우리 세포 안에는 원래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뚝딱뚝딱 찍어내는 공장(리보솜)이 평화롭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침입한 바이러스의 RNA 설계도가 이 공장 컨베이어 벨트 위에 슬쩍 올라탄다. 멍청한 우리 세포의 공장은 이것이 적의 설계도인 줄도 모르고, RNA에 적힌 글자대로 미친 듯이 바이러스의 부품들을 찍어내기 시작한다. 바이러스의 껍질을 굽고, 스파이크 단백질을 찍어내며, 원본 RNA 복사본을 수만 장씩 무한대로 펌프질해 낸다. 인간의 세포가 에너지를 다 털리며 바이러스를 찍어내는 노예 공장(좀비)으로 완벽하게 해킹당한 것이다.
자석처럼 알아서 뭉친다, 자동 조립(Self-assembly)
세포 뱃속에 바이러스 부품(껍질, 스파이크, RNA)이 한가득 쌓였다. 누가 이 부품들을 조립해 줄까? 소름 돋게도 아무도 조립해 주지 않는다. 이 화학 부품들은 서로 당기고 밀어내는 '전기적 성질(플러스와 마이너스)'과 '형태적 요철'을 정교하게 가지고 있다. 부품들이 액체 속에서 떠다니다가 부딪히면, 마치 자석 블록이 척척 달라붙듯 완벽한 구형 껍질을 둥글게 형성하고 그 틈새에 스파이크가 꽂히며 '알아서 스스로 완성품으로 조립(Self-assembly)'되어 버린다.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둥근 모양을 찾아가는 자연의 기하학적 본능이다.
세포를 터뜨리고 쏟아져 나오는 군단
자동 조립을 통해 세포 안에서 수만 마리의 완벽한 코로나바이러스 새끼들이 완성되면, 이들은 숙주인 인간 세포의 벽을 찢어 발기고(또는 밀고 나오며) 한꺼번에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방출). 에너지를 다 빨리고 배가 터져버린 인간의 폐세포는 끔찍하게 죽어버리고, 쏟아져 나온 수만 마리의 새끼 바이러스들은 다시 기침 침방울을 타고 공기 중으로 퍼지거나 옆의 건강한 폐세포를 덮쳐 똑같은 해킹과 자동 조립의 학살극을 무한 반복한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만능 열쇠처럼 완벽하게 작동하여 인간 폐 세포의 빛나는 파란색 'ACE2 수용체'에 완벽하게 고정되고 문을 강제로 여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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