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는 며칠 앞까지 맞힐 수 있나, 예측 가능성의 한계
슈퍼컴퓨터가 아무리 빨라져도 한 달 뒤 날씨를 하루 단위로 맞힐 수는 없다. 대기의 혼돈이 만드는 예측의 벽과, 그 벽 앞에서 예보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살펴본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4분
하루하루의 날씨를 맞힐 수 있는 이론적 한계는 대략 2주 정도로 여겨진다. 대기는 처음 상태의 아주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불어나는 혼돈 체계이기 때문이다. 관측 장비와 컴퓨터가 아무리 좋아져도 이 한계를 크게 넘어서기는 어렵다. 대신 기상학자들은 여러 갈래의 가능한 미래를 함께 계산하는 앙상블 예보로, 불확실성 자체를 예보에 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오늘의 예보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오늘날의 일기예보는 수치 예보 모형으로 만든다. 지구 대기를 수많은 격자로 나누고, 각 격자의 기온, 기압, 바람, 습도를 관측 자료로 채운다. 그리고 공기의 움직임과 열의 이동을 나타내는 물리 방정식에 따라 시간을 조금씩 앞으로 진행시키며 미래의 상태를 계산한다. 이 계산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들이 쓰인다.
이 방법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위성 관측이 늘고 격자가 촘촘해지고 물리 과정의 표현이 정교해지면서, 예보가 맞는 기간이 대략 10년에 하루 정도씩 늘어났다는 평가가 있다. 오늘의 5일 예보는 수십 년 전의 2~3일 예보만큼 정확하다.
왜 예측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나
1960년대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즈는 단순한 날씨 모형을 컴퓨터로 계산하다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계산을 다시 하면서 중간값을 소수점 몇 자리에서 반올림해 넣었더니, 처음에는 비슷하던 결과가 시간이 지나며 완전히 다른 날씨로 갈라졌다. 처음 상태의 아주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것이 혼돈, 곧 카오스의 핵심 성질이다.
실제 대기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관측은 아무리 촘촘해도 지구의 모든 공기를 잴 수 없고, 측정에는 늘 작은 오차가 있다. 이 작은 불확실성이 계산을 거듭할수록 불어나 결국 예보 전체를 삼켜 버린다. 그래서 관측과 컴퓨터를 아무리 개선해도, 하루 단위 날씨를 맞힐 수 있는 기간에는 근본적인 상한이 있다고 여겨진다.
| 예보 기간 | 무엇을 말할 수 있나 |
|---|---|
| 1~3일 | 비가 오는 시각과 지역까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
| 4~10일 | 큰 흐름은 맞히지만 세부는 흔들림 |
| 2주 무렵 | 하루 단위 예보의 한계에 가까움 |
| 한 달~계절 | 평년보다 덥거나 추울 경향 정도 |
앙상블 예보는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나
예측의 벽을 받아들인 기상학자들은 하나의 정답 대신 여러 개의 가능한 미래를 계산하는 방법을 택했다. 처음 상태를 관측 오차 범위 안에서 조금씩 다르게 바꿔 수십 번 계산하는 것이다. 이를 앙상블 예보라 한다.
계산 결과들이 서로 비슷하면 그 예보는 믿을 만하고, 크게 흩어지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내일 비 올 확률 70퍼센트' 같은 확률 예보도 이런 방식에서 나온다. 앙상블 예보는 날씨를 확실히 맞히는 대신, 얼마나 확실한지를 함께 알려 준다.
그런데 계절 예측은 어떻게 가능한가
하루 날씨는 2주가 한계인데, 몇 달 뒤의 계절 경향은 어떻게 예측할까. 비결은 바다와 땅처럼 천천히 변하는 요소에 있다. 바닷물의 온도, 땅의 습기, 극지방의 얼음은 대기보다 훨씬 천천히 변하며 대기에 꾸준한 영향을 준다. 그래서 특정한 날의 날씨는 몰라도, 평균적으로 덥거나 비가 많을 경향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계절 예측은 특정 날짜가 아니라 평균과 확률을 말한다는 점에서 일기예보와 성격이 다르다.
남은 과제
예측의 한계가 정확히 며칠인지는 날씨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과거의 방대한 기상 자료를 학습한 인공지능 모형이 물리 모형과 견줄 만한 예보를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대기의 혼돈이라는 근본적인 벽까지 넘을 수 있는지, 드물고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얼마나 잘 예측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검증해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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