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어디서 왔나, 중성자별 충돌과 무거운 원소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별의 평범한 핵융합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초신성이 그 공장으로 여겨졌지만, 2017년의 관측은 중성자별 충돌을 유력한 후보로 올려놓았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4분
금, 백금, 우라늄처럼 철보다 무거운 원소의 상당 부분은 원자핵이 중성자를 아주 빠르게 연달아 붙잡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중성자가 엄청나게 많은 극한의 환경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초신성 폭발이 그 무대로 여겨졌지만, 2017년 두 중성자별이 충돌하는 장면이 관측되면서 중성자별 충돌이 무거운 원소의 주요 공장일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왔다. 반지 속의 금은 수십억 년 전 우주 어딘가의 격렬한 충돌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
별은 어떤 원소까지 만들 수 있나
별은 중심에서 가벼운 원소를 합쳐 무거운 원소를 만들며 에너지를 얻는다. 수소가 헬륨이 되고, 헬륨이 탄소와 산소가 되며, 무거운 별에서는 규소를 거쳐 철까지 만들어진다. 여기서 핵융합은 멈춘다. 철의 원자핵은 가장 안정적이어서, 철을 더 무겁게 만들려면 오히려 에너지를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어디서 왔을까. 답은 중성자를 붙잡는 과정이다. 중성자는 전기를 띠지 않아 원자핵의 밀어내는 힘에 막히지 않고 쉽게 원자핵에 붙는다. 중성자가 붙은 원자핵은 불안정해지면 중성자 하나가 양성자로 바뀌며 한 단계 무거운 원소가 된다. 이 과정을 거듭하면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느린 과정과 빠른 과정은 무엇이 다른가
중성자를 붙잡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늙은 별 속에서는 중성자가 드물어 원자핵이 아주 천천히 하나씩 붙잡는다. 이를 느린 과정이라 한다. 느린 과정으로는 바륨이나 납 같은 원소의 상당 부분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금이나 우라늄 같은 원소는 느린 과정만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중성자를 붙잡는 도중 불안정한 원자핵이 붕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원소를 만들려면 원자핵이 붕괴할 틈도 없이 중성자를 한꺼번에 수없이 붙잡아야 한다. 이것이 빠른 과정이다. 빠른 과정에는 중성자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빽빽한 환경이 필요하다.
| 과정 | 중성자의 양 | 일어나는 곳 | 만드는 원소의 예 |
|---|---|---|---|
| 느린 과정 | 적음 | 늙은 별의 내부 | 바륨, 납 |
| 빠른 과정 | 엄청나게 많음 | 중성자별 충돌 등 | 금, 백금, 우라늄 |
2017년의 관측은 무엇을 보여 주었나
2017년 8월, 중력파 관측소들이 두 중성자별이 서로를 감아 돌다 합쳐지며 내보낸 중력파를 잡아냈다. 거의 동시에 전 세계 망원경들이 같은 방향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 것을 관측했다. 이 빛을 킬로노바라 부른다. 킬로노바의 빛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과 그 색은 빠른 과정으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이 방사성 붕괴를 하며 빛을 내는 것으로 잘 설명되었다.
중성자별은 거의 전부가 중성자로 이루어진 천체라, 두 중성자별이 부딪치면 엄청난 양의 중성자가 흩뿌려진다. 빠른 과정이 일어나기에 더없이 알맞은 환경이다. 이 한 번의 충돌에서도 지구 질량의 여러 배에 이르는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렇다면 초신성은 아무 역할도 안 하나
그렇지 않다. 초신성은 산소, 규소, 철 같은 원소를 우주에 흩뿌리는 중요한 공장이다. 일부 특별한 종류의 초신성이 빠른 과정으로 무거운 원소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여전히 있다. 중성자별 충돌은 드물게 일어나는데, 아주 오래된 별들에도 무거운 원소가 들어 있다는 점은 초기 우주에 다른 공장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주장도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
우주에 있는 금과 같은 무거운 원소 가운데 얼마가 중성자별 충돌에서 왔고 얼마가 다른 곳에서 왔는지는 아직 정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중성자별 충돌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원소를 만드는지에 대한 추정도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중력파와 빛을 함께 관측하는 사례가 쌓이면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더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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