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지식더하기 포켓몬 우파 의 모티브 우파루파가 그렇게 생물학적으로 특이한 생명체라고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평생 올챙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피터팬 도롱뇽, '우파루파(아홀로틀)'의 기괴한 유형 성숙과 완벽한 신체 재생 능력을 살펴본다.

편집부 · 2021년 6월 9일 · 읽는 데 4분

생물학, 어두운 호수에서 헤엄치는 빛나는 분홍색 아홀로틀(우파루파)의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수중 초상화로, 주름 장식이 있는 빨간색 외부 아가미와 귀엽게 웃는 얼굴을 뽐냅니다
생물학, 어두운 호수에서 헤엄치는 빛나는 분홍색 아홀로틀(우파루파)의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수중 초상화로, 주름 장식이 있는 빨간색 외부 아가미와 귀엽게 웃는 얼굴을 뽐냅니다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우파'는 둥근 얼굴에 바보같이 웃는 표정, 그리고 양옆에 달린 가지 모양의 더듬이가 매력적인 몬스터다. 이 귀여운 캐릭터의 실제 모델은 멕시코의 특산 도롱뇽인 '우파루파(정식 명칭: 아홀로틀, Axolotl)'다. 얼굴 양옆에 화려한 왕관처럼 돋아난 아가미를 펄럭이며 물속을 헤엄치는 이 생명체는 수족관의 귀염둥이로 유명하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의 눈에 비친 우파루파는 귀여운 애완동물이 아니라, 진화의 법칙을 대놓고 무시하는 기괴한 '피터팬'이자 팔다리가 잘려도 다시 자라나는 무적의 '데드풀'이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미스터리한 양서류, 우파루파의 기괴한 생물학 속으로 헤엄쳐 보자.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 유형 성숙(Neoteny)

개구리나 도롱뇽 같은 양서류는 알에서 깨어나면 '올챙이'로 물속에서 살다가, 변태를 거쳐 꼬리와 아가미가 떨어져 나가고 허파로 숨을 쉬는 '성체'가 되어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그런데 우파루파는 이 섭리를 거부한다. 이 녀석들은 다 자라서 알을 낳고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완벽한 어른(성체)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머리에 아기 시절의 상징인 '외부 아가미(왕관 모양)'와 '꼬리 지느러미'를 달고 평생 물속에서만 살아간다. 어린아이의 몸을 가진 채 어른의 생식 능력을 갖추는 이 기괴한 진화적 꼼수를 생물학에서는 '유형 성숙(Neoteny)'이라고 부른다.

갑상선 호르몬의 고장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우파루파의 고향인 멕시코 쏘치밀코 호수는 수온이 차갑고 요오드 성분이 턱없이 부족했다. 요오드는 양서류가 어른으로 변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다. 요오드가 없으니 갑상선 호르몬이 뿜어져 나오지 않았고, 우파루파의 몸은 영원히 변태 스위치를 켜지 못한 채 '거대한 올챙이' 상태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실제로 수족관의 우파루파 물에 요오드를 억지로 들이부으면, 아가미가 뚝 떨어지고 평범하고 못생긴 육지 도롱뇽으로 강제 진화해 버린다.) 왼쪽에는 꼬리를 벗고 어른이 되는 정상적인 개구리를, 오른쪽에는 아기 아가미와 꼬리를 영원히 유지하는 고집스러운 아홀로틀(유형 성숙)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잘린 팔다리가 자라난다, 궁극의 재생력

우파루파가 과학자들의 사랑을 받는 진짜 이유는 끔찍할 정도로 강력한 '재생 능력' 때문이다. 도마뱀은 꼬리가 잘리면 연골로 된 허접한 짝퉁 꼬리가 새로 자라나지만, 우파루파는 팔이나 다리가 통째로 잘려 나가면 뼈, 근육, 혈관, 심지어 신경 세포까지 100% 완벽하게 똑같은 오리지널 팔을 새로 만들어낸다. 심지어 뇌나 심장의 절반을 도려내도 흉터 하나 없이 새것으로 복구해 낸다.

시간을 되감는 마법, 블라스테마(Blastema)

상처를 입으면, 우파루파의 상처 부위에 있는 성인 세포들은 다친 것을 인지하고 미친 듯이 시간을 되감아 버린다. 근육 세포와 피부 세포가 자신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만능 백지상태인 '줄기세포(블라스테마)'로 강제 퇴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줄기세포들이 마치 3D 프린터처럼 뼈부터 피부까지 층층이 새로 인쇄하며 완벽한 팔을 재생해 낸다. 인간에게도 이 스위치가 숨어있다면, 절단 환자의 팔다리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바로 우파루파의 유전자에 담겨있다. 절단된 빛나는 분홍색 아홀로틀 팔이 즉시 원시 줄기세포(모세포)로 되돌아가 완벽하게 신선하고 빛나는 새 팔을 빠르게 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세 다이어그램

남은 과제

연구실에서는 수십만 마리의 우파루파가 불로장생의 비밀을 풀기 위해 해부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고향인 멕시코 야생 호수에서는 수질 오염과 외래종 물고기 때문에 오리지널 야생 우파루파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서글픈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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