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지식더하기 왜 행성의 궤도는 타원형일까

지구는 왜 태양을 완벽한 원이 아닌 찌그러진 타원으로 돌까? 케플러의 제1법칙과 뉴턴의 중력이 만들어내는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의 물리학을 살펴본다.

편집부 · 2024년 2월 28일 · 읽는 데 4분

천체 물리학, 지구가 거대하고 빛나는 태양을 공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태양계의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3D 다이어그램으로, 궤도 경로가 늘어나고 과장되게 빛나는 파란색 타원(달걀 모양)으로 명시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천체 물리학, 지구가 거대하고 빛나는 태양을 공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태양계의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3D 다이어그램으로, 궤도 경로가 늘어나고 과장되게 빛나는 파란색 타원(달걀 모양)으로 명시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하늘을 신의 영역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하늘에 떠 있는 태양과 달, 그리고 행성들은 무조건 기하학적으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도형인 '정원(Perfect Circle)'의 궤도로 빙글빙글 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1609년, 천재 수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평생을 바쳐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우주는 철학자들의 환상처럼 완벽하지 않았다. 화성도, 지구도, 혜성도 우주의 모든 별들은 완벽한 동그라미가 아니라 한쪽으로 찌그러진 달걀 모양, 즉 '타원형'으로 태양을 돌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우주의 설계자는 왜 콤파스로 깔끔하게 원을 그리지 않고, 삐뚤빼뚤한 타원의 궤도를 그려놓은 것일까? 중력과 관성이 벌이는 거대한 우주의 줄다리기, 케플러의 '타원 궤도 법칙'을 파헤쳐 보자.

떨어지면서 앞으로 날아가는 마술, 궤도(Orbit)

행성이 궤도를 도는 이유를 알려면 먼저 '공을 쏘는 대포'를 상상해야 한다. 산꼭대기에서 대포를 엄청나게 세게 쏘면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지구는 둥글다. 대포를 미치도록 미치도록 강하게 쏴서, 공이 땅으로 떨어지는 각도보다 지구가 둥글게 깎여 내려가는 각도가 더 가팔라지면 어떻게 될까? 공은 영원히 땅에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르며 지구를 뱅글뱅글 돌게 된다. 즉 궤도를 돈다는 것은, 태양의 중력 때문에 태양 쪽으로 미친 듯이 '추락(떨어짐)'하는 동시에, 관성 때문에 앞으로 미친 듯이 '직진'하려는 두 가지 힘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추며 허공을 빙빙 도는 무한 추락 상태를 말한다.

완벽한 원형 궤도의 미친 확률

그렇다면 이 궤도가 완벽한 동그라미(정원)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지구가 앞으로 달려가려는 속도(에너지)와 태양이 지구를 확 끌어당기는 중력의 크기가 소수점 끝자리까지 0.00001%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똑같아야 한다. 우주 공간에서 우연히 날아오던 돌덩어리(행성)가 하필이면 태양과 완벽하게 1대 1의 힘의 균형을 맞출 확률은 로또를 10번 연속으로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 그래서 우주에서 정원 궤도를 도는 별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왼쪽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완벽하지만 불안정한 원형 궤도가 태양으로 무너지는 것을, 오른쪽에는 지저분하지만 매우 안정적인 타원 궤도가 수십억 년 동안 살아남는 것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빠르면 멀어지고, 느리면 끌려온다(타원의 탄생)

현실의 우주에서는 지구가 태양으로 떨어지려는 중력보다 앞으로 튕겨 나가려는 속도가 조금 더 세거나 약하다. 만약 지구가 조금 더 '빨리' 달린다면, 태양의 중력을 뚫고 태양에게서 멀어지며 바깥쪽으로 궤도가 쑥 늘어난다. 하지만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태양의 중력이 등 뒤에서 지구의 바지 가랑이를 질질 끌어당기기 때문에 지구의 달리기 속도는 점점 느려진다.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다시 태양의 중력에 멱살을 잡혀 쭈욱 끌려 내려온다(가까워짐).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중력이 훅 끌어당기니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지고, 빨라지면 다시 원심력 때문에 바깥으로 튕겨 나간다. 멀어지며 느려지고, 가까워지며 빨라지는 이 찌그러진 고무줄놀이의 궤적이 바로 우리가 아는 '타원(Ellipse)'이다.

태양은 정중앙에 있지 않다

케플러 제1법칙의 핵심은 궤도가 타원형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태양의 위치가 타원의 정중앙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친 '초점'에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지구는 1월(겨울)에는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미친 듯이 빨리 돌고(근일점), 7월(여름)에는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서 느릿느릿하게 돈다(원일점). 놀랍게도 북반구의 겨울이 태양과 가장 가까울 때라는 것은 타원 궤도가 빚어낸 얄궂은 우주의 장난이다(계절은 태양 거리가 아니라 자전축의 기울기 때문이다). ![궤도에 있는 행성의 물리 벡터 다이어그램으로, 행성을 태양 쪽으로 똑바로 끌어당기는 빨간색 화살표(중력)와 앞으로 똑바로 쏘는 파란색 화살표(관성)가 결합되어 곡선 타원형 경로를 만드는 것을 보여줍니다](https://image.pollinations.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