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더하기 에어팟의 모든것
선이 없는 무선 이어폰이 양쪽 귀에서 0.01초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음악을 재생하는 TWS 기술과, 소음을 소리로 지우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물리학을 해부한다.
편집부 · 2022년 2월 2일 · 읽는 데 4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꺼내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머니 속에서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 전선을 짜증스럽게 푸는 일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에어팟(AirPods)'을 세상에 내놓은 이후, 인류의 귀에서 거추장스러운 선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조그만 콩나물 대가리 두 개를 귀에 꽂는 순간 음악이 흘러나오고, 심지어 주변의 시끄러운 공사장 소음마저 마법처럼 싹 지워져 버린다. 선도 없는데 왼쪽과 오른쪽 이어폰은 어떻게 0.01초의 오차도 없이 찰떡같이 똑같은 음악을 틀어주는 걸까? 그리고 기계가 도대체 무슨 수로 외부의 소음을 지워버리는 걸까? 콩알만 한 플라스틱 속에 집약된 현대 음향 공학과 무선 통신의 끝판왕, 에어팟의 기계적 비밀을 뜯어보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달하다, TWS 기술
초창기 무선 이어폰(블루투스)은 스마트폰에서 전파를 쏘면, '오른쪽' 이어폰이 그 신호를 혼자 낼름 받아먹고, 뒤통수를 가로지르는 전선을 통해 '왼쪽' 이어폰으로 음악을 넘겨주는 촌스러운 방식을 썼다(그래서 양쪽 이어폰이 목걸이처럼 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에어팟은 양쪽이 완전히 분리된 '완전 무선(TWS, True Wireless Stereo)'이다. 원리는 스마트폰이 오른쪽 이어폰(메인)에 블루투스로 음악을 쏘면, 이 오른쪽 이어폰이 음악을 틀면서 동시에 인간의 머리통을 관통하는 강력한 자력 유도 전파(NFMI 등)를 쏘아 왼쪽 이어폰에 0.0001초 만에 음악을 토스해 주는 것이다. 뇌파를 뚫고 지나가는 이 초고속 데이터 릴레이 덕분에 우리는 좌우 싱크가 완벽하게 맞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각자 알아서 받아먹는 스누핑(Snooping)
하지만 머리통을 뚫고 데이터를 넘겨주는 방식은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고 전파 방해에 취약했다. 그래서 최근의 기술은 훨씬 더 영악하게 진화했다. 스마트폰이 "오른쪽아, 이거 받아라!" 하고 신호를 쏘면, 옆에 있던 왼쪽 이어폰이 그 전파를 몰래 '도청(Snooping)'해서 동시에 훔쳐 먹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양쪽 이어폰이 각각 독자적으로 통신(스누핑)을 해버리니,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도 소리가 뚝뚝 끊기지 않고 쾌적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독에 독을 푼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에어팟 프로의 가장 무서운 마법은 시끄러운 지하철 소음을 싹 지워버리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이다. 이 기술은 소리를 솜으로 틀어막는 게 아니라, 아주 공격적인 '물리학의 파동 간섭'을 이용한다. 에어팟 겉면에 달린 작은 마이크가 밖에서 "우우웅~" 하는 지하철 소음(파동)이 밀려오는 것을 실시간으로 듣는다. 그러면 에어팟 안에 있는 미친 성능의 컴퓨터 칩셋(H1 칩)이 1초에 200번씩 계산기를 두드려, 그 소음과 '완벽하게 정반대의 파동(역위상)'을 가진 소리를 만들어내어 스피커로 쏴버린다. +100의 소음이 밀려올 때 -100의 안티 소음을 쏴서 두 파동을 공중에서 꽝 부딪히게 만들어 '0(Zero)'으로 찌그러뜨려 버리는 것이다. 독(소음)을 맹독(안티 소음)으로 덮어버리는 소음 암살 기술이다.
뼈의 진동을 듣다, 골전도 마이크
바람이 쌩쌩 부는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는데도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또렷하게 들리는 비결은 '뼈'에 있다. 에어팟 꼬다리에는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잡는 마이크 외에도, 귓구멍 안쪽 피부에 찰싹 붙어있는 센서가 있다. 내가 말을 할 때 성대에서 울려 퍼진 진동이 턱뼈를 타고 귓속으로 전달되는데, 이 센서가 그 뼈의 떨림을 감지하여 바람 소리는 싹 거르고 내 순수한 목소리 주파수만 쏙 뽑아내어 상대방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이어버드에서 생성된 정밀한 파란색 안티 노이즈 파동과 외부 소음의 지저분한 빨간색 음파가 완벽하게 충돌하여 평평한 침묵으로 상쇄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물리학 다이어그램](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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