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지식더하기 고고학의 시계 연대측정법

발굴된 미라나 공룡 뼈가 몇 만 년 전의 것인지 족집게처럼 맞추는 마법의 시계, '방사성 동위 원소 연대 측정법'의 물리학적 원리를 파헤친다.

편집부 · 2021년 1월 1일 · 읽는 데 4분

고고학 물리학, 방사성 탄소 원자가 질소로 붕괴하는 것을 보여주는 밝은 네온 모래시계가 있는 빛나는 고대 화석 두개골의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이미지
고고학 물리학, 방사성 탄소 원자가 질소로 붕괴하는 것을 보여주는 밝은 네온 모래시계가 있는 빛나는 고대 화석 두개골의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이미지

인디아나 존스 같은 고고학자들이 땅을 파다가 시커먼 뼈다귀 하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얼마 뒤 뉴스에는 "3만 5천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뼛조각으로 밝혀졌습니다!"라는 기사가 뜬다. 도대체 뼈다귀에 제조일자가 적혀 있는 것도 아닌데, 과학자들은 무슨 수로 이 뼈가 3천 년 전인지 3만 년 전인지 족집게처럼 알아맞히는 걸까? 그 비밀은 죽은 생명체의 뼛속에 숨어있는 아주 특별한 '시한폭탄'들에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일부 불안정한 원자들은 시계 초침이 째깍거리듯 아주 정확한 속도로 쪼개지며 다른 물질로 변해간다. 이 원자들이 얼마나 쪼개졌는지를 역추적하여 수만 년의 시간을 완벽하게 계산해 내는 우주의 타이머, '방사성 동위 원소 연대 측정법'의 신비한 물리학 속으로 들어가 보자.

불안정한 쌍둥이, 동위 원소의 비밀

우리가 숨을 쉴 때 들이마시고 내뱉는 '탄소(Carbon)'는 자연계에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한다. 99%는 평생 변하지 않는 아주 얌전하고 안정적인 탄소(탄소-12)다. 그런데 아주 드물게 1조 개 중 1개 꼴로, 우주선(Cosmic ray)을 맞고 뚱뚱해진 극도로 불안정한 쌍둥이 탄소(탄소-14)가 섞여 있다. 이 탄소-14는 너무 뚱뚱하고 불안정해서(방사성 동위 원소),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자기가 알아서 방사선을 뿜어내며 쪼개져서 전혀 다른 물질인 '질소(Nitrogen)'로 변해버린다. 이렇게 불안정한 원자가 쪼개지며 변하는 과정을 '방사성 붕괴'라고 부른다. 바로 이 붕괴 과정이 고고학자들의 시계태엽이 된다.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 반감기(Half-life)

탄소-14가 질소로 변하는 속도는 온도나 압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우주의 철칙처럼 미치도록 일정하다. 과학자들이 계산해 보니, 탄소-14가 붕괴하여 처음 양의 '절반(1/2)'으로 팍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5,730년'이었다. 이것을 '반감기'라고 부른다. 5,730년이 지나면 탄소가 반 토막(1/2)이 나고, 다시 5,730년이 또 지나면 반의 반 토막(1/4)이 되며, 또 지나면 1/8이 되는 식으로 기가 막히게 규칙적으로 줄어든다. 모래시계의 모래가 떨어지는 속도가 5,730년짜리인 셈이다. 왼쪽에는 빛나는 녹색 이산화탄소를 태양으로부터 흡수하는 살아있는 나무를, 오른쪽에는 빛나는 탄소를 어두운 허공으로 천천히 누출하는 죽은 나무 유물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죽음의 순간, 모래시계가 뒤집히다

살아있는 소나 나무는 숨을 쉬고 밥을 먹으면서 계속 새로운 탄소-14를 몸속으로 흡수한다. 따라서 살아있는 동안에는 몸속의 탄소-14 비율이 100%로 꽉 채워져 있다. 그런데 소가 죽는 순간,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으니 외부에서 탄소-14가 들어오는 통로가 영원히 끊겨버린다. 이때부터 뼛속에 갇힌 탄소-14의 타이머가 작동을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뼛속의 탄소-14는 질소로 붕괴하며 점점 줄어들기만 한다. 만약 고고학자가 발굴한 뼛속의 탄소-14 양을 측정해 보니 살아있는 소의 '4분의 1(1/4)'밖에 남아있지 않았다면? 반감기(5,730년)를 두 번 겪었다는 뜻이므로, 이 소는 "5730 x 2 = 11,460년 전에 죽었구나!" 하고 사망 시각을 완벽하게 계산해 내는 것이다.

수억 년 전의 공룡은 무엇으로 잴까?

탄소-14는 반감기가 짧아서(5천 년) 대략 5~6만 년이 지나면 뼛속에서 탄소가 싹 다 사라져 버려 더 이상 측정할 수가 없다. 즉, 수천만 년 전에 죽은 티라노사우루스 공룡 뼈에는 써먹을 수 없는 시계다. 그래서 지질학자들은 공룡 뼈나 엄청나게 오래된 암석을 잴 때는 반감기가 수십억 년에 달하는 우라늄이나 칼륨 같은 '초대형 모래시계'를 쓴다. 우라늄-238은 절반이 납으로 변하는 데 무려 45억 년이나 걸린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돌덩어리(운석) 속의 우라늄과 납의 비율을 재서, 지구의 나이가 45억 4천만 년이라는 사실을 기가 막히게 밝혀냈다. ![안정된 질소-14 원자로 변환하기 위해 전자를 진동하고 폭력적으로 쏘아내는(베타 붕괴) 불안정한 탄소-14 원자의 클로즈업 다이어그램](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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